책소개
제1부에서는 서문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코리안 뉴 웨이브’ 가 말을 걸고 있는 대상과 욕망 그리고 한국영화의 정체성에 대한 담론적 실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민족과 국가의 관계와 성별화된 민족성이 어떻게 당대 한국영화에서 재현되었는가를 살펴본다. 해당 영화는 크게 다섯 편을 중심으로 한다. <길소뜸>, <꽃잎>, <그 섬에 가고 싶다>, <박하사탕>,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그것이다. 이 영화들은 모두 하위 주체의 위치에서 국민 국가의 과거 역사를 현재와 결부하고 있다. 이들 영화가 재현하고 있는 민족, 국가, 성별 간의 관계를 살펴본다. 더불어서 당대에 등장했던 역사/향수 영화, 판타지 영화, 자서전 영화 등 다수의 대중 영화에 담겨있는 문화정치학적 분석이 함께 한다.
제3부에서는 크게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들과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공간을 비교함으로써 영화 공간이 어떻게 특정한 시대에 어떤 욕망의 미장센이자 사회적 판타지 극장이 되는가를 밝힌다. 1990년대 중반을 전후로 한국영화 공간은 점점 더 물질적인 공간에서 물리적인 장소가 사라지는 미디어 공간으로, 그리고 국민국가의 영토적 경계가 자본의 흐름이라는 탈경계로 허물어져 가는 과정을 영화공간에 대한 지정학적 분석을 시도한다. 이를 <그들도 우리처럼>, <세상 밖으로>, <쉬리>, <고양이를 부탁해> 등과 북한군 영화 및 <해피 투게더>등을 함께 비교 분석하면서 논하고 있다.
제4부에서는 초국가적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질서를 마주한 한국영화가 어떻게 자신의 지역 정체성을 세계를 향해 드러내고 있는가를 논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논의될 영화는 김기덕, 홍상수, 박찬욱 감독의 영화이다. 이들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소위 ‘작가 영화’로 유통되고 있는 이들 영화가 담고 있는 한국의 ‘지역성’ 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제4부에서는 디아스포라 장르 혹은 한국성을 살리는 동양적인 장르도 아닌 이들 ‘작가 영화’ 가 영화 존재론적인 차원에서 영화 이미지의 지표성을, 그리고 영화 재현의 차원에서는 폭력적인 남성 육체를 전경에 드러내서 한국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밝히는 장이다.
200자평
1990년대 중반을 전후로 만들어진 한국 영화를 <길소뜸>에서 <올드 보이>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한국영화들은 자본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퍼져 나가고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장화되어 가던 역사적 시기의 사회적 판타지, 국가 정체성, 동시대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영화의 안과 밖, 한국영화와 세계 영화의 관계 를 축으로 한 이 책은 기술 산업지향적인 가치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문화론적이며 이데올로기론적 가치를 통해서 동시대 한국영화를 조망하고 있다.
지은이
김선아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에서 영화영상이론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 (California, USA)에서 Media Studies 소속 Research Scholar로 2년 동안 활동한 바 있다. 박사논문으로 “한국영화의 시간, 공간, 육체의 문화정치학: 코리안 뉴 웨이브와 한국형 블록버스터 시대를 중심으로”(2005)를 썼으며 “몸의 장르와 미메시스 영화관객성”(영상예술연구 8호, 2006), “Globality of Violence in Contemporary South Korean Cinema”(9th International Interdisciplinary Congress on Women, 2005) 등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영화라는 낯선 경계: 코리안 뉴 웨이브와 한국형 블록버스터 시대의 국가, 섹슈얼리티, 번역, 영화』, 『학교엔 귀신이 산다: 여고괴담 2』(공저, 2004), 『한국영화와 근대성: ‘자유부인’에서 ‘안개’까지』(공저, 2000) 등이 있다.
차례
서문
감사의 글
제1부 코리안 뉴 웨이브 담론
제2부 시간
기억의 테크놀로지
멜로드라마와 미장 아빔
‘꽃잎’ : 광기의 심연에 빠진 역사
‘길소뜸’ : 여성의 시간
‘그 섬에 가고 싶다’ : 토착주의, 남근적 어머니, 무당
이미지-내이션
‘태극기 휘날리며’ : 테크노 민족주의
제3부 공간
소비의 스펙터클
‘그들도 우리처럼’ : 성정치 공간
‘세상 밖으로’ : 상실한 민족 정체성
공포의 도시 서울과 북한군 영화
무규정적 공간에서의 이산민
제4부 트랜스 내셔널 시대의 세계영화/한국영화
번역과 거래
지역성
지표로서의 비서구
‘빈 집’ : 폭력의 매트릭스 남한
‘오! 수정’ : 생태학적 한국 공간과 여성의 육체
‘올드 보이’ : 짐승-남성 육체-기계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소녀의 기억은 장과 오빠 친구의 기억에 갇히면서 미장 아빔 구조에 심연을 구축하고, 결국 그녀는 민족의 외상 그 자체의 상징적 담지자로서 심연에 남겨지게 된다. 또한 남성도 아니고 성인 여성도 아닌 소녀라는 취약한 주체성을 통해서 피해자의 애도를 구하는 이 영화는 복합적인 다중 서사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애도를 통한 통합된 민족의 결속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민족주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_ “제2부 시간” 중에서
흥미로운 점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의 서울이 인구의 고밀집도, 과잉 집중 개발, 자본의 속도가 물질적 공간이 변화하는 속도를 추월하는 초도시화가 되면 될수록 재건축 건물, 변두리 뒷골목, 허름한 아파트 등은 귀신이 살고 살인이 일어나는 수수께끼의 공간으로 재현된다는 점이다. <텔 미 썸딩>(장윤현, 1999)과 <소름>(윤종찬, 2001)이 이에 속하는 영화들인데, 이들 영화에서 귀신들린 집과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는 미처 개발되지 못한 채 초도시화에서 배제된 누추하면서도 볼품없는 변두리 서울이나 교외 지역이다.
_ “제3부 공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