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영덕이라는 소시민을 중심으로, 개인이 역사적 사건에 의해 희생되어 가는 과정을 추적한 작품이다.
한영덕의 개인사 사이사이에, 사회 정치적 상황을 보여 주는 막간극(다큐멘터리)을 삽입해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에서 몰락해 가는 한 개인의 삶과 시대를 서사극 양식으로 풀어냈다. 한영덕의 일대기는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상징하는 것으로, 개인적인 비극에서 더 나아가 정치 이데올로기가 빚어낸 사회적 비극으로 그려진다. 아울러 브레히트의 서사극 양식 수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200자평
극단 ‘연우무대’가 1984년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출품해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극단 사정으로 무산되었다. 이듬해 ‘연우무대’는 오랜 워크숍과 창작에 가까운 각색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서사극 양식으로 이 작품을 공연해 호평을 끌어냈다.
지은이
김석만은 6·25 전쟁 중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을 다니면서 연극반 활동을 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와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과 공연학을 전공했다. 연우무대를 중심으로 창작극 연출에 몰두해 <한씨연대기>, <변방에 우짖는 새>,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각색에 참여하고 연출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거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기, 연출을 가르치고 있다. 가극 <금강>으로 2005년 평양 초청 공연을 다녀왔다. 최근에는 전통의 현재화 작업에 주목해 <영원한 사랑 춘향이>,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세종조 회례연), 정가극 <이생규장전> 등을 연출했다. ≪연기의 첫걸음≫,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폴롯≫, ≪통쾌한 희곡의 분석≫, ≪연출가처럼 생각하기≫ 등의 역서와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극론≫, ≪연기의 세계≫,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출≫ 등의 저서를 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무대
제1장 다큐멘터리 I. 남북 분단의 기원
제2장 중앙인민병원
제3장 수술
제4장 심문
제5장 처형
제6장 다큐멘터리 II. 미국의 입장
제7장 피난
제8장 수사
제9장 낙태 수술
제10장 상봉
제11장 취체
제12장 다큐멘터리 III.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
제13장 심문
제14장 면회
제15장 1972년 서울
<한씨연대기>는
김석만은
책속으로
한영덕 씨가 사망했다는 전보를 받고서도 울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난 그가 살았던 시대를 새롭게 실감했기 때문이죠. 아버지 한영덕 씨는 시대와 더불어 캄캄한 어둠 속에 박제될 거예요. 저 정지된 폐허 가운데 들꽃과 잡초에 뒤덮여 쓰러진 녹슨 기관차처럼 그의 매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