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황금 용
아시안 레스토랑 ‘황금 용’ 주방에서 일하는 중국인 ‘꼬마’가 치통을 참을 수 없어 고함친다. 곁에서 지켜보던 동료가 파이프렌치로 썩은 이를 뽑아 준다. 병원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꼬마’에게서 뽑아낸 이빨은 공중을 날아 손님이 주문한 음식에 떨어진다. ‘꼬마’는 과다출혈로 죽는다. <황금 용>은 유러피언 드림을 꿈꾸던 이주민의 죽음으로써 세계화의 슬프고 암울한 면을 조명한다.
과거의 여인
결혼 19년차 부부인 프랑크와 클라우디아. 이민을 준비하던 이들 앞에 낯선 여인 로미가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이 과거 프랑크와 연인이었다고 주장한다. 로미는 프랑크에게 “영원히 사랑하겠다”던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며 함께 떠나자고 한다. 하지만 프랑크는 그녀를 기억조차 못하는데. 분노한 로미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코믹한 분위기는 반전된다. 메데이아의 변주다.
종래의 독일 극작품은 철학적인 대사 때문에 다소 어려웠다. 동시대 젊은 독일 작가들은 이런 고전적인 극작법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대표작 두 편에서 이런 독일 현대극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200자평
롤란트 시멜페니히는 현재 독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다. 그의 대표작 두 편을 초역으로 소개한다. <황금 용>은 2010년 뮐하임연극제에 초청되어 작가에게 희곡작가상을 안긴 작품이다. <과거의 여인>은 그리스 비극 <메데이아>의 현대적 변주다.
지은이
롤란트 시멜페니히(Roland Schimmelpfennig, 1967∼, 괴팅겐 출생)는 현재 독일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다. 그의 극작품들은 40여 개 외국어로 번역·공연되어 호평받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이스탄불에서 자유 저널리스트 및 작가로 일하다가 1990년부터 뮌헨에 있는 오토 팔켄베르크 연극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했다. 졸업 후 뮌헨의 카머슈필레 극장을 필두로 베를린의 샤우뷔네, 빈의 부르크테아터 그리고 베를린 폴크스뷔네 등 저명한 극장에서 조연출로 일했다. 1996년에 첫 극작품 <영원한 마리아>를 오버하우젠 극장에서 공연한 이후 지금까지 29편의 극작품과 9편의 방송극을 발표했다. 1999년부터는 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엘제라스커쉴러상(1997, 2010), 바덴 뷔르템베르크의 실러기념상(1998), 네스트로이연극상(2002, 2009), 뮐하임희곡작가상(2010)을 수상했다.
옮긴이
이원양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문학박사). 독일 괴테인스티투트디플롬을 받았고 쾰른 및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연구했으며 뮌헨 대학교 연극학연구소에서 연극학을 연구했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회장, 한국독일어교육학회 회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그리고 한양대학교 문과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 정부로부터 1등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다. 지은 책으로는 ≪브레히트 연구≫(1984), ≪독일어 기초과정≫(1995), ≪우리 시대의 독일연극≫(1997), ≪독일 연극사≫(2002), ≪만나본 사람들, 나눈 이야기≫(2006), ≪이원양 연극에세이≫(2010)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한국의 봉함인≫(2005), ≪베르톨트 브레히트≫(2007) 등이 있다. 번역 희곡으로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2006), <서푼짜리 오페라>(2006), <아르투로 우이의 출세>(2008), 크뢰츠의 <거세된 남자>(1987), <수족관>(1988), 슈트라우스의 <재회의 3부작>(1997), 브라운의 <베를린 개똥이>(2007), 실러의 <간계와 사랑>(2008), <빌헬름 텔>(2009), <발렌슈타인>(2012), 폰 호르바트의 <빈 숲 속의 이야기>(2009), 클라이스트의 <펜테질레아>(2011), 폰 마이엔부르크의 <못생긴 남자>(공역, 2011),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황금 용/과거의 여인>(2012) 등이 있다. 2010년 7월 밀양연극촌에서 <햄릿> 공연 사진전 <햄릿과 마주보다>, 2013년 3월 12일부터 24일까지 주오사카 독일문화원 및 오사카 시 에노코지마 문화센터에서 공연 사진전 <한국 무대에 오른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가졌다.
차례
황금 용
과거의 여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젊은 여인: 너는 중국 메뚜기 같아.
상상할 수가 없군.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한밤중에
단번에 먼 대륙 전체가 방 안에 들어와 있구나.
너는 수천 년 역사를 가지고 온 거야!
역사를, 알겠니?
중국, 만리장성, 자금성, 사막, 황하, 실크로드,
화약과 인쇄술의 발명,
이 모든 게 중국이다.
10억의 중국인.
<황금 용>, 103쪽
로미: 그럼 이제 나는 여기서 혼자 가 버릴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여기서 아무것도 없이 혼자 있게 될 거예요.
<과거의 여인>, 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