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서
AI 기술이 예술을 창조하는 시대, 인간과 기계는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이 책은 AI가 창작의 주체로 등장하며 미술계에 던지는 철학적, 미학적 질문들을 탐구한다. 2019년, AI 휴머노이드 로봇 미술가 ‘아이다(Ai-Da)’는 영국의 유명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 사건은 AI가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창작의 주체로 자리 잡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을 독점적인 영역으로 간주했던 기존의 예술관이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예술로 인정될 수 있는가? 기계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면, 인간의 창의성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이 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단순히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인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AI와 인간이 공진화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포스트휴먼 담론은 이러한 논의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며, AI가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탐색한다. 저자는 AI 미술의 선구자인 해럴드 코언(Harold Cohen)과 그의 AI 프로그램 ‘아론(AARON)’부터 현대 AI 예술가인 노진아, 레픽 아나돌(Refik Anadol),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등의 작업을 분석한다. 또한 AI가 언어, 꿈, 창의성과 같은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개념들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있는지를 고찰한다. AI가 창작의 주체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AI가 더 이상 인간의 도구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함께 예술을 만들어 가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과 기계의 새로운 관계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필수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200자평
AI가 창작의 주체로 등장하며 미술계에 던지는 질문들을 탐구한다. AI 미술가 아이다부터 노진아, 레픽 아나돌, 마리오 클링게만 등의 작업을 분석하며 AI가 인간과 공진화하는 방식을 고찰한다. 창의성, 예술성의 경계를 허무는 AI가 인간과 함께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 가는 시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필수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지은이
이재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연구소 전임연구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미술이론과 겸임교원이다.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 건국대학교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에서 HK연구교수로 일했다. 가천대·경희대·성신여대·전남대 및 여러 대학과 sadi에 출강했다. 포스트휴먼 미술에 관심을 갖고 최근 몇 년간 테크노퓨처리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모빌리티인문학의 적용과 모델링』(2024), 『분열된 신체와 텍스트』(2017)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Island and Mobility in the Face of Climate Change: Robert Smithson’s Floating Island”(2024), “포스트휴먼시대 한국현대미술과 로봇”(2023), “인공지능과 포스트휴먼: 노진아의 <제페토의 꿈>을 중심으로”(2021), “포스트휴먼의 꿈, 최우람의 ‘기계 생명체’를 중심으로”(2021) 외 다수가 있다.
차례
AI와 포스트휴먼
01 AI의 개념과 발전
02 AI 포스트휴먼
03 AI 휴머노이드 로봇 미술가
04 AI, 포스트휴먼의 창작 도구
05 빅테크 AI와 미술의 협업
06 AI 미술의 선구자, 해럴드 코언과 아론
07 AI 휴머노이드 챗봇 미술, 노진아
08 꿈꾸는 AI, 레픽 아나돌
09 AI 미술의 창의성, 마리오 클링게만과 콜렉티브 오비어스
10 포스트휴먼 생태계, 피에르 위그
책속으로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인공지능 자체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정보의 백인·남성·이성 우선의 인간 중심적 구조에 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안고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에서 벗어나 비인간과 대칭적 관계를 맺으려면 새로운 종, 포스트휴먼(Posthuman)을 사유할 수 있는 탈인간중심주의,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
– 02_“AI 포스트휴먼” 중에서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을 대표하는 철학자인 캐서린 헤일스(Katherine Hayles)는 신기술의 도입이 우리의 신체를 강화했을 때, 우리의 정신도 신체와 함께 확장된다고 보았다(캐서린 헤일스, 2013). 미드저니·달리·스테이블 디퓨전과 같은 기술들은 미술 창작 과정을 단순화하고 속도를 높이며, 미술가들에게 새로운 인식과 창의적 기회를 제공한다.
– 04_“AI, 포스트휴먼의 창작 도구” 중에서
코언은 아론과 자신의 관계를 여러 사람이 조수로 고용되어 작가의 예술적 상상을 작품으로 구현한 르네상스 화가와 작업실 조수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마커스 드 사토이, 2020). 이 말은 트랜스휴머니스트 입장에서 독립적인 존재자가 아닌 코언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도구로서 아론을 개발한 것임을 의미한다.
– 06_“AI 미술의 선구자, 해럴드 코언과 아론” 중에서
노진아의 작업에서 AI 휴머노이드 챗봇은 언어를 매개로 데카르트 이래 기계와 인간 간의 경계로 제기되어 온 영혼의 관문을 넘어서 인간 이성 중심의 이원론적 시스템의 해체를 시도한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이 다른 존재자가 아닌 포스트휴먼을 구성하는 존재자로서의 가능성을 언어를 매개로 실험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07 _“AI 휴머노이드 챗봇 미술, 노진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