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국내 보수 정권의 집권과 SNS 같은 개인 미디어 출현이 맞물리며 사상 통제로서 검열 논의가 떠올랐다. 국가 권력과 개인의 표현은 전례 없이 부딪히고 갈등했으며 외신이나 인권 단체에서 한국의 몇몇 사례를 ‘검열’로 지칭하기도 했다. 개인을 처벌해 온라인상 표현 활동을 위축시키고, 새로운 미디어를 기존 미디어 규제 제도에 편입해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법 제도를 활용해 표현을 통제했다. 이 책은 이를 규제가 아니라 ‘검열’로 표현해 규제 제도는 물론 검열의 사법적 정의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려 했다.
지은이
홍남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이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런던대학교 SOAS의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2018년 한국언론법학회 유당신진언론법상,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신진학자우수연구상, 2017년 한국언론정보학회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대표 논문으로는 “스마트 미디어 시대 ‘침투성’ 개념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검토: 영국 ASA의 인터넷 개인방송 광고 규제 사례를 중심으로”(2018), “디지털 성폭력의 ‘불법화’ 과정에 대한 연구”(2018), “‘불온통신’의 계보와 ‘트위터’”(2017), “SNS 검열의 제도화 과정에 대한 연구”(2016) 등이 있다.
차례
01 SNS와 검열
02 신검열 논의
03 권력, 통치, 검열
04 한국 사회 인터넷 검열의 역사
05 SNS의 매체 특성과 검열
06 SNS와 담론
07 SNS 검열의 제도화
08 불온과 SNS
09 조직 구성원의 SNS 이용 통제
10 카카오톡과 감시
책속으로
검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금지하는 불법 행위다. 또 SNS 같은 뉴미디어가 등장하고 개인이 자신의 의사를 발언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갖게 된 현재 국가가 개개인의 의견을 통제하고 검열하는 것이 완전히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사회와 국가의 보수화와 권력의 다양한 ‘합법적’ 검열 기제의 활용으로 개인의 표현의 장이 위축되어 가는 과정이 발생했다. 촛불집회로 국가권력의 대표인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던 놀라운 일이 일어났지만, SNS 같은 뉴미디어의 등장과 보수적 국가권력이 부딪힌 과정을 검열로 문제화하고 기록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 검열을 이야기하며” 중에서
SNS도 이러한 자유주의 주제와 관련된 매체다. 개인을 주체로 부각시키고 각자 표현의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의 매체로 주목받아 왔지만 네트워크로 ‘공적 공간’에 개인의 포스팅이 게시·전파될 수 있다는 점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서 적절한 규범과 윤리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개별적이고 일상적인 매체 이용이 언제나 타인, 사회, 국가와 관계를 맺고 미디어 이용 관련 역기능과 부작용이 발생한 이후 개인이 소속된 다양한 집단에서 미디어 이용 윤리 및 리터러시 논의가 확장된다. 인터넷 등장으로 개인 또한 생산자가 되면서 개인은 표현물 제작의 주체로서 다양한 권력과 만나게 된다.
“권력, 통치, 검열” 중에서
국가는 검열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람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정상에서 벗어난 자들을 병리적인 상태라고 진단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위험을 강조한다. 특정 뉴미디어가 사회에서 고위험군의 중독을 야기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 담론이 형성된다. 게임 중독, 스마트폰, SNS 중독 관련 논의가 그 사례다. 2013년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예방관리및치료를위한법률」(일명 ‘게임중독법’)은 알코올, 마약류, 사행 행위, 인터넷 게임 등을 ‘중독 물질’로, ‘중독’은 이러한 물질이나 행위를 오남용해 해당 물질이나 행위에 신체적·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상태로 규정한다. 이 주장은 마약이나 알코올 같은 물질과, 게임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같은 선상에서 중독 물질로 규정한다는 점에 논리적 한계가 있다고 비판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강제적 셧다운제(일명 ‘신데렐라법’)가 실시되는 등 게임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SNS와 담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