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늙음을 거부할 것(NO 老)인가? 알아갈 것(KNOW 老)인가?
인터넷, DMB,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가정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매체는 텔레비전이다. TV는 연령이 많아질수록 이용률도 높아지는데, 60세 이상의 96.2%가 매일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텔레비전은 노인들의 어떤 친구일까? 노인들은 그 친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노인들과 텔레비전을 계속 만나게 해 주는 방송사들은 어떻게 대응해 왔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홍명신과 홍순창이 만났다. 홍명신은 우리 언론학계에서 고독하게 에이징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신진 학자이고, 홍순창은 KBS와 TBC의 <장수만세>, <장수무대>, <100세 퀴즈쇼> 등의 담당 PD를 역임하면서 한국 노인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을 만드는 데 실질적 역할을 담당한 베테랑 PD 출신이다. 이들은 학술적인 역량과 현업의 오랜 경험을 결합해 노인 프로그램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
그동안 노년 세대를 대상으로 한 TV 프로그램의 역사를 알아보고, 새로운 노인 문화를 일구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어야 할지 살펴본다. 이 순간에도 나이 들고 있는 모든 시청자의 미래는 물론 매체로서 TV의 미래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의 노인 프로그램은 연령규범과 연령지위의 적용, 편성의 딜레마, 지향하는 노인상의 차이로 인해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고령화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한국 텔레비전 방송의 또 하나의 저력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200자평
60세 이상의 96.2%는 매일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하지만 방송산업은 노인도, 노인 프로그램도 ‘타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 책은 나이 든 시청자를 탐구하여 노인 프로그램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다. 미국과 일본의 동향을 살피면서 한국 방송사의 대응을 긴 호흡으로 따라간다. 제작자들과의 심층 인터뷰는 한국 노인 프로그램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값진 기회다.
지은이
홍명신
인하대학교 사회교육과 강의교수. 경희대학교에서 언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에이징 커뮤니케이션: 고령사회를 위한 노인 커뮤니케이션·미디어 연구』,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공저), 『현대사회와 언론』(공저) 등이 있고 역서는 『늙어가는 미국: 미디어, 노인, 베이비붐』이 있다.
홍순창
1976년 TBC 동양방송 프로듀서로 입사해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KBS 프로듀서로 자리를 옮겼다. KBS 책임프로듀서, 전주방송총국 편성제작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9년에 정년퇴직했다. 방송국에 근무하는 34년 동안 다수의 인기 쇼·오락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장수무대>, <장수만세>를 필두로 <특집 장수만세 폐품이용 노인솜씨자랑대회>, <특집 장수만세 대한민국 100세 총집합>, <할아버지, 할머니 서예·동양화대회>, <할머니! 할아버지!>, <100세 퀴즈쇼>, <조용필의 아시아 효에이드>, <사랑의 삼각끈>, <실버가요제>와 같은 노인, 효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노인복지 사업에 열정을 쏟았다. 그러한 영향으로 대통령상(1984), 보건복지부 장관상(1986), 삼성복지재단 효행상 경로부문 대상(1999) 등을 받았다. 저서로 『노인을 죽여야 노인이 산다』가 있다.
차례
들어가며 노년의 친구, 텔레비전
01 나이 든 시청자 분석하기
나이 든 TV 시청자의 개념
나이 든 TV 시청자의 발견
노년학적 접근
커뮤니케이션학적 접근
나이 든 라디오 청취자의 특성
나이 든 시청자의 유형 나누기
나이 든 시청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장르
나이 든 시청자의 텔레비전 이용 시간과 시청 습관
02 나이 든 시청자에 대한 2가지 접근 방식
나이 든 시청자가 외면받는 이유
젊음을 숭상하는 사회
방송사와 광고주가 추종하는 ‘젊음의 신화’
나이 든 시청자와 인지연령의 함정
나이 든 시청자가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
텔레비전은 미디어 문화복지 실천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진입과 시니어 파워
03 노인 프로그램 개념 짓기
노인 프로그램에 대한 기존 논의
노인 대상 프로그램
마이너리티 프로그램
노인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접근
노인 수신자를 위한 프로그램
노인(노화) 메시지에 관한 프로그램
노인에 의한 프로그램
노인 프로그램과 관련해 생각할 거리
노인 프로그램 제작의 이론적 토대
연령규범과 연령지위
노인 프로그램의 편성
04 노인 프로그램의 역사적 발자취
1970년대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
노인 프로그램의 탄생 배경
1970년대 주요 노인 프로그램
1980년대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
언론통폐합으로 인한 언론 환경 변화
산아제한 정책
일본 노인 프로그램의 영향
1980년대 주요 노인 프로그램
1990년대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
SBS 개국
1997년 외환위기 도래
방송법 개정으로 인한 외주 제작 편성 비율 고시
1990년대 주요 노인 프로그램
2000년대 이후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
한국의 고령화사회 진입
낮방송 허용, 케이블 실버TV 개국, 종편 채널 개국
2000년 이후 주요 노인 프로그램
05 노인 프로그램의 제작자 만나 보기
TBC·KBS <장수만세>의 진행자 황인용
KBS <100세 퀴즈쇼>의 진행자 이계진
SBS <젊은 인생>, KBS <언제나 청춘>의 진행자 이지연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의 PD 이상훈
MBC <늘 푸른 인생>의 PD 이상민
EBS <효 도우미 0700>의 PD 조휘진
KBS <언제나 청춘>의 진행자 조건진
06 일본 · 미국 방송의 시니어 웨이브
일본
늙어 가는 일본, 일본의 나이 든 시청자
나이 든 시청자에 대한 기술적 배려
일본 방송의 노인 프로그램
미국
노인에 의한 프로그램의 명성과 전통
미디어의 연령차별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
은퇴자·노인 수신자를 위한 채널 운영: RL(Retirement Living) TV
나가며 한국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의 무지갯빛 미래
참고문헌
책속으로
TBC는 개국 10주년을 맞으면서 1974년 9월에 170여 석의 공개홀을 마련했는데 <장수만세>도 그 공개홀에서 촬영했다. 지방 노인들이 서울에 오면 일종의 관광 코스로 <장수만세> 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들르고 싶어 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본방송에 나가려는 신청자가 많아 예비 심사의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했다. 그런 탓에 <장수만세>의 예비 심사는 노인들 사이에서 과거시험으로 불렸다.
_ “4장 1970년대 텔레비전 노인 프로그램” 중에서
기존의 새벽 시간대 프로그램이 아니고 주말 황금시간대 노인들이 전면에 나온다는 점에서도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는 획기적이었죠. 저는 <좋은 세상 만들기>를 노인 프로그램이라 생각하고 만든 게 정말 아니었습니다. 이건 노인들을 통해, 그분들의 삶을 통해 무공해 웃음을 보여 주자는 것이었죠.
_ “5장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의 이상훈 PD 인터뷰” 중에서
역설적이지만 노인 프로그램의 진정한 타깃은 노인이 아닌 노인과 관련된 다른 세대가 찾아서 보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노인을 대상으로 만든 실버잡지나 실버도서 등을 노인보다는 노인의 며느리, 딸, 아들이 정기 구독하는 현상과 맥락이 닿아 있다. 그래서 노인 프로그램은 노년교육학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러 세대가 같이 공감하는 세대 공동체 프로그램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_ “나가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