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마와 폭우로 마을 가옥이 침수된 어느 날 오 각하가 마을을 방문하자 마을 사람들은 오 각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렌다. 지주인 박거복도 삼대째 내려오는 오백 년 된 행자나무로 바둑판과 화로를 만들어 오 각하에게 바쳐 미군정 아래에서 자기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생계를 꾸릴 밑천으로 삼기 위해 나무를 팔라는 처남 영팔의 부탁과 수해 복구를 위해 나무를 기부해 달라는 청년 지도자 하동정의 청을 거절한다. 함세덕은 이 작품에서 해방 직후 상황을 수해 복구 작업에 비유해 형상화했다. 수해 복구 작업 주체는 좌파 단체 청년단으로 설정했는데, 하동정, 진이와 같은 청년 세대는 박거복, 곽 목사, 윤 군수 등 과거 일본에 협력했던 전력을 지니고도 이에 대한 반성 없이 해방 후 정치권력과 결탁해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인물들과 대립한다. 이들 청년 세대에게 거복의 집에 있는 5백 년 된 행자나무는 뿌리가 썩고 벌레가 가득한 나무로, 뿌리째 뽑아내야 할 봉건 잔재이자 일제 잔재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정된 시간 내에 벌어지는 갈등과 전개의 치밀한 짜임새, 고목의 상징성, 거복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이념·경제·세대 갈등, 고목이 쓰러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사람들의 기쁨과 거복의 아쉬움이 팽팽한 긴장을 이루는 적절한 힘의 배분 등 뛰어난 극작술을 보여 주는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200자평
1944년 ≪국민문학≫에 발표한 단막극 <마을은 쾌청>을 개작해 1947년 4월 ≪문학≫에 발표한 3막 극이다. 마을 지주인 박거복의 고목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해방 직후 미군정기에 벌어지는 계급 갈등 및 지주와 정치 세력의 결탁을 형상화했다.
지은이
함세덕은 1915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났으며 인천에서 자라 서울 선린상업학교를 졸업했다. 1936년 ≪조선문학≫에 단막극 <산허구리>를 발표한 이후 1939년 단막극 <동승>으로 동아일보사가 주최하는 제2회 연극경연대회에 참가했고, 1940년에 <해연>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됨으로써 정식 데뷔했다. 일제 말기에는 친일 연극을 다수 창작했다. 해방 직후에는 조선연극동맹에서 활동하면서 <기미년 삼 월 삼 일>, <고목>, <태백산맥> 등을 발표해 이 시기 대표적인 극작가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 월북했다가 1950년 전쟁 중에 35세로 사망하기까지 10여 년 동안 번안과 각색을 포함해 장·단막 모두 24편을 발표했다. 대표작으로는 <동승>, <무의도 기행> 등이 있다.
차례
人物
第一幕
第二幕
第三幕
<古木>은
함세덕은
책속으로
巨福: …공산당에선 내 땅두 이렇게 뺏어갈 꺼야…. 오늘 같은 똑같은 방법으루, 하라버님 때부터 내려오는 이천 석직일 뺏어갈 꺼야…. 나를 막다른 골목에다 몰아넣 놓구… 꼼작달삭두 못하게 칭칭 얽어 놓구… 이, 이, 이천 석직일 송두리째 빼, 뺏어갈 거야. (하고 惡寒이 끼친듯 全身을 부르르 떨드니, 負傷한 김승같이 무거운 거름새로 마루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