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남명렬이 읽는 최인준의 암류

카프의 이념에 동조했던 동반작가 최인준이 1934년 ≪신동아≫ 9월호부터 12월까지 연재한 중편소설이다. 아들을 서울로 보내 공부시키려다가 재산을 탕진하고 파멸을 맞는 농촌 가정의 몰락 과정을 소재로 절망적인 당시 농촌 현실을 그리고 있다. ‘암류(暗流)’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저변의 흐름’으로 이 작품에서는 ‘가난’이라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가리킨다. 가난은 물질적 궁핍의 원인이기도 하면서 생존의 선택을 필연적으로 규정짓는 숨은 운명의 다른 이름이다.

최인준(1912~?)은 1926년 ≪조선 농민≫에 ＜대간선(大幹線)＞이 입선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고, 1934년 ≪동아일보≫에 ＜황소＞가 당선되면서 정식 등단했다. 주로 식민지 시대 농촌 현실과 청년들의 암담한 운명을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관찰하고 유산자와 무산자의 갈등을 다뤘다. 중편 ＜암류＞, 단편 ＜안해＞(1935), ＜통곡하는 대지＞(1936), ＜춘잠＞(1936) 등의 작품을 통해 식민지 시대 궁핍을 강요당하는 우리 민족의 삶을 그려냈다. 엄흥섭, 현경준과 함께 동반작가로 알려졌다.

남명렬은 연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 영화 ＜제보자＞, TV드라마 ＜닥터 이방인＞ 등에 출연했다.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최우수연기상, 김동훈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