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디어 다원주의는 이념, 사상, 신념, 문화의 다양성, 그리고 개인과 집단의 차이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회정치적 욕구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스며든 결과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풍요의 시대에도 미디어 다원주의 요청은 지속되고 있다. 이 책은 미디어 다원주의란 무엇인지, 민주적 매체 정보 문화 발달에 미디어 다원주의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현대 미디어 연구 전통이 미디어 다원주의를 어떻게 해석하고 전망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지은이
유용민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저널리즘에 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고 있다. 저서로 『월드커뮤니케이션』(공저, 2016), 『경합적 민주주의』(2015)가 있고, 주요 연구논문으로 “아고니즘의 혼란과 역설”(2015), “경합적 민주주의 이론의 비판적 수용”(2013), “의견지면을 통해 본 한국 신문의 정파성 지형”(공저, 2013), “글로벌 공론장에 관한 이론적 논의의 주제화”(공저, 2013), “글로벌 디지털 시대의 국제 뉴스”(공저, 2011) 등이 있다.
차례
미디어 다원주의 질문하기
01 미디어 다원주의의 개념과 성격
02 미디어 다원주의의 고전적 구성 요소
03 미디어 다원주의의 접근법
04 미디어 다원주의에 대한 비판
05 미디어 다원주의의 확장
06 미디어 다원주의와 민주주의 이론들
07 민주주의 이론과 미디어의 규범적 역할
08 미디어 다원주의와 미디어 연구 전통
09 미디어 다원주의 모델의 메타 이론적 유형
10 미디어 다원주의 패러다임의 전환
책속으로
다양성과 다원성에 대한 옹호가 반드시 공동선(common good)의 창출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원주의를 비판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오히려 너무 많은 다양성과 다원주의의 범람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들 간의 상호 이해와 유대를 어렵게 만든다. 정보가 지나치게 다양해져도 정작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찾기 힘들어지는 정보 풍요(information abundance)의 역설도 발생한다. 다원주의가 반드시 좋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디어 채널의 분화와 수용자 파편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관심 영역과 공통 문화가 쇠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론 극화(polarization), 고립적 숙의(enclaved deliberation) 같은 소통 현상은 지나치게 다원화된 미디어 구조와 소통 문화가 야기하는 해로운 측면이다.
“미디어 다원주의 질문하기” 중에서
미디어 다원주의 개념에는 다원주의의 정신, 즉 ‘태양이 하나이듯 진리도 하나’라는 일원론적 사고와 본질주의적 인식을 반대한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이는 종종 다원주의의 가치를 모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옹호하는 다원주의 개념 안에는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 다원주의 철학은 시민들에게 더 좋은 미디어나 콘텐츠가 무엇인지 주장하는 대신 미디어에 개방성, 다양성, 창조성 등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식에 근거한다. 다원주의를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로 이해한다면 다원주의 개념이 혼란스러울 일은 없다. 미디어 다원주의는 모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동등하게 대접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다원주의의 개념과 성격” 중에서
사회 수준과 미디어 수준 양편에서 맞물리는 혼돈 패러다임 논의에서 소셜 미디어 같은 뉴미디어는 마치 미디어와 정보의 다양성 증대에 기여하는 것처럼 설명된다. 하지만 정보의 양적 폭발은 유용하고 유익한 정보를 선별해야 하는 시민들의 기회비용을 늘림으로써 미디어 다원주의를 제약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미디어와 사회에 대한 혼돈 패러다임류의 논의는 자칫 뉴미디어가 미디어 다양성과 다원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를 포장할 수 있다.
“인간 이후의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