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광고는 예술인가, 아닌가?
유서 깊은 논쟁거리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광고를 ‘자본주의사회의 공식 예술’이라고 불렀지만, 광고 현장에서 ‘예술하고 있네’라는 말은 약간의 빈정거림과 야유의 뜻을 함축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광고에는 문학·드라마·미술·음악·춤·마임 등 다양한 예술적 요소들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광고는 순수예술에서 많은 자양분을 얻고 있다. 더 나아가 팝아트나 키치에서 보듯이 광고는 현대 예술의 지형을 바꾸는 예술 양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고에 미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고의 예술적·심미적 측면을 미학적으로 고찰해야 할 필요성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사례는 아직까지 별로 없다. 이 책이 바로 그 시도다.
방송 광고는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서두에 해당하는 “들머리”에서는 왜 방송 광고의 미학 원리 규명이 필요한지 논의한다. 광고 미학의 등장 배경을 광고의 예술화와 예술의 광고화에서 찾고, 미학적 마케팅과 브랜드 미학 등 그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시도되었던 광고 미학의 유래와 사례들을 살펴본다.
본론에 해당하는 1부와 2부에서는 방송 광고와 예술의 관계에 대해 각각 주제적, 장르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1부 “주제적 접근”에서는 유개념으로서 예술 일반의 속성이 방송 광고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광고와 예술이 각각 무엇인지, 그 접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광고에서 아름다움의 의미는 무엇이며 광고의 미를 어떻게 범주화할 수 있는지, 광고와 예술은 어떻게 상호 침투하고 있는지 묻고 답한다.
2부 “장르적 접근”에서는 개별 예술 장르인 문학, 드라마, 미술, 음악, 춤 등이 어떻게 방송 광고와 연관되는지 알아본다. 문예·드라마·조형·음악·무용 미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광고의 미학적 측면을 자세히 살펴본다. 광고에서 스토리텔링의 기능, 광고의 드라마 기법, 광고와 미술의 친연성, 광고 음악의 기능과 효과, 춤을 활용한 광고의 특징 등을 분석한다.
이론과 실무의 이분법을 넘어
책의 마지막 부분인 “마무리”에서는 지금까지 내용을 요약, 제시한다. 방송 광고의 미학 원리를 10가지로 정리하고 그 의의를 살펴본다.
특히 “마무리”에는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광고 미학의 가이드라인’이 실려 있다. 미학의 추상적 개념과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려면 많은 변용과 매개 과정이 필요하다. 현장 실무자들이 직접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광고 미학의 가이드라인’은 바로 이 이론과 실무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다.
광고와 예술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는 풍부한 교양을, 광고학과 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에게는 유용한 학술 지식을, 광고 현장에 종사하는 실무자에게는 새로운 통찰력을 선사할 것이다.
200자평
왜 방송 광고의 미학을 얘기하나? 광고와 예술의 경계가 옅어졌기 때문이다. 증거는 무엇인가? 광고의 예술화, 예술의 광고화다. 미학 원리 구축 방법은? 예술 일반의 속성, 개별 장르의 특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 책은 미학 이론을 바탕으로 방송 광고의 예술적·심미적 요소를 꼼꼼히 살펴본다. 광고와 예술에 관심 있는 일반인, 광고학과 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 광고·홍보 전문가가 두루 읽을 수 있는 교양서이자 학술서, 실용서다.
지은이
윤태일
한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광고대행사 한컴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SK텔레콤 홍보실로 옮겨 광고홍보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테네시대학교(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석사학위를, 미주리대학교(University of Missouri, Columbi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석년과 그의 광고시대』(2015), 『신명 커뮤니케이션』(2014) 등의 저서와 『광고와 예술』(2009), 『플랫랜드』(2009)의 번역서를 포함해 10여 권의 책을 출간했고, “When old meets new”(2017), “The borderᐨcrossing of habitus”(2011) 등 4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의 대표적 문화 유전자로 꼽히는 ‘신명’을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천착하여 자기 준거적 이론으로 정립하려는 것이 주된 연구 관심사다.
차례
책을 펴내며
들머리: 왜 방송 광고의 미학 원리인가
광고 미학의 등장 배경: 광고의 예술화, 예술의 광고화
광고에 대한 미학적 접근의 의미와 그 필요성
광고에 대한 미학적 접근의 유래와 사례
방송 광고 미학 원리의 특징
이 책의 구성과 질문
1부 주제적 접근: 방송 광고와 유개념으로서 예술
01 방송 광고의 정의와 예술제도론
광고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광고와 예술의 경계
02 방송 광고의 미적 대상과 미적 체험
미적 대상: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미적 체험
03 방송 광고의 의미와 해석
광고의 예술적 요소와 인지적 측면
재현과 실재, 혹은 이미지와 현실
정서와 표현 양식
상징, 기호, 도상
04 방송 광고와 예술의 만남
방송 광고와 예술의 만남, 그 차용의 미학
차용의 방법: 도용, 인용, 변용, 응용
만나는 지점: 팝아트
접목 양식: 키치
05 방송 광고의 미래와 예술종언론
예술종언론
광고종언론
2부 장르적 접근: 방송 광고와 종개념으로서 예술
06 방송 광고의 문예미학
광고와 문학의 친연성
광고와 문학의 만남
광고와 서정 문학
광고와 서사 문학
07 방송 광고의 드라마 미학
방송 광고의 드라마적 속성
방송 광고와 연극
방송 광고와 영화 · 방송극
광고 드라마의 특성과 구성 원리
08 방송 광고의 조형 미학
광고의 조형 예술적 특성
광고의 조형적 원리
아트 마케팅, 상품 개발에서 후원까지
09 방송 광고의 음악 미학
방송 광고와 음악 예술의 특성
광고 음악의 여러 속성
광고 음악의 마케팅 효과
광고 음악의 의미: 수사학과 서사학
10 방송 광고의 무용 미학
방송 광고와 춤
방송 광고와 몸짓 언어
마무리: 이론적 함의와 실무적 지침
광고 미학의 핵심 내용 10가지
의의와 실무적 가이드라인
책속으로
일상생활이 미학화하면서 브랜드와 마케팅도 미학적·예술적 측면을 더욱 강화하고, 그에 따라 광고에 대한 미학적 접근도 늘어 갔다. 그 시작은 1980년대 소비자 미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일찍이 홀브룩은 감각적 측면이 소비자의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그는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도 디자인, 포장, 촉진 채널 등에 미학적 요소가 들어 있지만 특히 음악이나 미술, 영화 같은 문화 상품에 있는 심미적 측면을 강조하여 소비자 미학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그 당시에 소비의 체험적 측면에 주목하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이른바 체험적 소비가 부각되면서 소비에서 심미적 즐거움 역시 강조되어 소비 체험과 심미적 체험이 서로 접합되는 조짐이 보였다.
_ “왜 방송 광고의 미학 원리인가” 중에서
광고와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둘 사이의 상호 침투가 일어나고 다양한 양상으로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러한 만남과 접목 혹은 상호 침투가 일어나면서 현대 예술의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인 차용이 광고와 예술 사이에 빈번하게 일어난다. 즉, 어떤 작품이 기존의 작품이나 자료를 공개적으로든 은밀하게든 자신의 작품 속에 통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용은 현대 예술의 장에서 더 이상 낯선 현상이 아닐 뿐 아니라, 차용이 창작의 세계에서 금기시되고 비난받은 것도 사실은 근대 이후였다.
_ “방송 광고와 예술의 만남” 중에서
종합예술로서 방송 광고는 드라마적 속성이 있다. 연극, 영화, 방송극 등을 포함하는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행위와 갈등의 예술이다. ‘드라마틱하다’ 혹은 ‘극적이다’라고 할 때 그 의미는 갈등이 팽팽하게 고조되다가 해소되는 사건 혹은 상황을 뜻한다. 광고는 기본적으로 브랜드를 매개로 소비자의 문제가 제시되어 갈등이 노출되고 그것이 해결되는 상황을 보여 준다. 따라서 광고의 기본 구조는 브랜드 사용 전에 소비자가 무엇인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음을 보여 주는 사용 전,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그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보여 주는 사용 후로 이루어진다. 즉 사용 전→사용 후(before→after)를 보여 주는 형식이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드라마 형식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드라마와 친연성이 있고 드라마적 속성이 있다.
_ “방송 광고의 드라마 미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