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북한 연구는 정치학에 편중되어 있다. 북한 관련 서적은 전문적인 내용을 주로 다뤄서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없다. 이 책의 목표는 북한과 관련해 무겁지 않은 주제로 소통하는 것이다. 북한은 영화를 정치사상 교양에서 힘 있는 예술로 인식하고 중요하게 취급한다. 북한에서는 국가가 모든 영화를 총체적으로 관리·감독한다. 따라서 단순한 영화적 분석뿐 아니라 북한 당국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분석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이 책은 영화를 제작한 시대 상황과 영화의 메시지, 정책, 사회상을 종합해 대표적인 조선예술영화 열 편을 분석했다. 북한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나 북한 영화를 연구하려는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은이
한승호
(주)경동미래전략연구소 남북교류협력팀 팀장이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에서 “북한의 통치담론 작동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2012)로 북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군시대 북한영화에 나타난 과학자 형상 연구”(2009), “북한 영화 ‘평양날파람’ 연구”(2010), “김정은 시대의 북한 영화 ‘들꽃 소녀’ 분석” (2014), “남북한 사회문화교류협력의 의미와 방향”(2014), “김정은 집권 전후 북한 보도매체를 통해 본 정치사상 변화 연구”(2014), “북한영화 속 ‘핵’의 콘텍스트”(2016) 등 다수 논문과 단행본 『NK POP』(공저, 2018)을 냈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사무국 전문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정치학회, 국제정치학회, 북한연구학회, 한국평화연구학회에서 정회원 및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01 <조선의 별>(1980∼1987)
02 <월미도>(1983)
03 <소금>(1985)
04 <도시 처녀 시집와요>(1993)
05 <자강도 사람들> 1, 2부(2000)
06 <평양 날파람>(2006)
07 <내가 본 나라> 2, 3부(2009)
08 <김 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
09 <소원>(2012)
10 <들꽃 소녀>(2012)
책속으로
북한은 영화를 정치사상 교양에서 힘 있는 예술로 인식하고 문학예술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한다. “영화예술은 우리 당의 위력한 선전 수단으로서 혁명 투쟁과 건설 사업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반적 문학예술 발전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문구에서 드러나듯이 북한은 영화를 정치와 주체사상, 선군사상 등에 종속시킨다. 북한에서는 영화를 조선예술영화와 만화영화, 기록영화, 과학영화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에서 조선예술영화는 우리의 극영화에 해당한다.
“북한에서 영화의 의미” 중에서
북한은 주인공인 ‘리향’과 농촌의 모범 청년 ‘성식’을 청년 세대에게 롤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청년 세대의 도심 쏠림 현상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인공을 모범의 대상으로 형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년 세대의 농촌 이탈을 막고 낙후된 농촌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영화를 활용하는 것이다.
“<도시 처녀 시집와요>(1993)” 중에서
<김 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감독 니컬러스 보너와 안야 다엘레만스는 “영화를 준비하며 북한이라서 더 어려웠던 점도 특별한 제약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보면 퇴근 후 동료끼리 맥주를 마시고 그중 누군가가 과음하는 장면, 다음 날 어머니가 김칫물에 계란 노른자를 풀어 아들에게 건네는 장면, 총각과 처녀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는 장면, 어머니가 시골 출신 며느릿감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장면이 나온다. 기존의 북한 조선예술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이 영화를 보면 북한도 우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 동무는 하늘을 난다>(201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