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작품은 고통과 슬픔으로 점철된 음울한 인생을 시종일관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다. “무겁고, 음침한, 침울한, 슬픈, 희미한, 가혹한, 준엄한, 차가운, 고통스러운” 등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수식어를 많이 사용하면서 인생의 슬픔과 고통을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간의 대화가 거의 없고, 표정과 목소리의 묘사를 통해 주인공의 내면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억압되고 짓눌린 듯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이 작품은 고통스러운 인간의 삶에 있어 신과 종교가 무엇인지, 한 사제의 삶을 통해 보편적 인간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번역 대본으로 예술문학출판사에서 출판한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작품집 1권≫을 사용했다.
200자평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작품이다. 수수께끼 같은 가혹한 운명으로 얼룩진 사제 바실리 피베이스키의 삶을 통해 저자는 신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의심과 믿음을 보여준다. 신을 믿는다는 것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지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묻는다.
지은이
레오니트 안드레예프는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가난한 빈민촌에서 보냈는데 이때의 인상을 자신의 작품들에서 묘사하고 있다. 1891년, 페테르부르크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한 안드레예프는 생활고로 인한 호구지책으로 문학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892년 그는 잡지 <별>에 굶고 있는 학생을 묘사한 최초의 단편소설 <가난과 부>를 발표했다. 1893년, 학비를 못내 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제적된 후 그는 모스크바대학교 법학부에 편입했다. 1894년, 또다시 사랑에 실패한 안드레예프는 자살을 시도해 그 결과 만성 심장병을 얻게 되었다.
1897년 변호사 자격을 획득하고 모스크바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잠시 변호사로 일하다가 <모스크바 통보>의 법정 통신원으로 근무했다. 같은 해 말 그는 신문 <파발꾼>에 법정 관련 기사를 쓰고, 체계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초기 단편들에서 안드레예프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가난에 시달리며 기쁨을 잃어버린 아이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 하층 관리들, 기술자, 부랑자, 거지, 도둑, 창녀, 아이, 어른 등 부르주아 도시의 무산자들과 이들에게 가중된 삶의 무게, 괴로운 노동, 계속되는 가난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와 더불어 안드레예프는 인간의 개성을 억압하고 인간의 정신적 독자성을 획일화하는 사회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 고립된 인간과 단절된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안드레예프는 혁명과 정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독자적인 문학, 비정치적 예술을 추구했다. 1919년 9월 12일 뇌출혈로 핀란드의 시골 마을 네이볼에서 사망했다. 스탈린 시대에 안드레예프는 판금 작가로 분류되며, 1930년 이후 그의 작품은 소련에서 출판되지 않았다. 스탈린 사후 1956년 복권되어 재평가되며, 그의 유해는 레닌그라드(현재 페테르부르크)로 이장되었다.
옮긴이
이수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전공하고, 제1호 러시아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에서 막심 고리키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부터 건국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 2011년부터 건국대학교 동화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아동·청소년 문학과 영화, 민담 등이다. 막심 고리키, 아동문학 및 영화 등에 관한 논문이 있으며, 저서로 ≪러시아문학 감상≫, 역서로 ≪러시아 현대소설 선집 1≫,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에 대한 소고≫, ≪시의적절치 않은 생각들: 혁명과 문화. 1917년 소고≫, ≪가룟 유다≫, ≪붉은 웃음≫, ≪인간의 삶≫, ≪사제 바실리 피베이스키의 삶≫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사제 바실리 피베이스키의 삶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그렇다면 대체 왜 내가 당신을 믿은 겁니까? 왜 당신은 나에게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동정심을 주었소, 나를 조롱하기 위해서였소? 왜 당신은 나를 당신의 포로로, 노예로, 속박하면서 평생 동안 붙잡고 있었소? 자유로운 사고도 없소! 감정도 없소! 한탄도 없소! 모든 것은 당신에 의해,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었소. 오로지 당신만을! 그러니 나타나시오, 내가 기다리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