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조남명이라는 인물을 설명하고, 후반부에서는 을사사화와 조식이 보낸 상소문에 대한 왕실 반응을 보여 준다. 조남명은 청백리(淸白吏)라는 이유로 숙청당한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옷차림으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소문만으로 인재가 벼슬길로 나아가는 현실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벼슬길에 오른 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자신이 따를 수 없는 곳이라 판단하고 한미한 관직마저 거절한다. 같은 시기, 궁에서는 명종을 왕으로 옹립하기 위해 문정왕후가 동생 윤원형과 함께 반대파를 숙청한 을사사화가 일어난다. 이 사실을 안 조식은 죽음을 각오하고 문정왕후와 왕을 직접 겨냥해 상소를 올리고, 이에 왕실은 크게 분노한다.
2001년 남명 탄생 5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산청 야외무대에서 초연한 뒤 서울을 비롯해 진주, 창령, 거제를 순회하며 공연했다. 이듬해 베이징에서 열린 베세토연극제에 한국 대표 작품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2001년 서울공연예술제 대상, 연출상, 남자연기상, 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200자평
청렴하고 강직한 선비 조남명(조식)이 진정으로 글을 읽는 것, 학문을 닦는 것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우직하게 글을 읽어 나가는 조남명(조식)의 모습을 중심에 두고, 벼슬길에 올라서도 바른말을 하지 못하는 신하들, 편을 갈라 싸우는 왕실 모습과 대조함으로써 권력을 가진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 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은이
이윤택은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등학교, 방송통신대를 거쳐 ≪부산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1986년 기자 생활을 접고 연희단거리패를 창단, 부산 중구 광복동에 가마골소극장을 열면서 본격적인 연극 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 지역 극단으로서는 최초로, <시민 K>, <오구: 죽음의 형식> 등을 서울 무대에서 선보이면서 실험적 연극의 기수로 등장했다. 창작극을 집필, 연출하는 것 외에도 시나 소설 등을 연극으로 재창작하거나, 외국 희곡을 우리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는 등 독특한 상상력이 가미된 무대를 선보여 왔다. 또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도솔가>, <천국과 지옥>, <이순신> 등 뮤지컬 연출과 제작을 통해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발전시켰다. 1999년부터 밀양연극촌에서 연극 공동체를 운영하며 연극에 대한 고찰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시민 K>(1988), <오구: 죽음의 형식>(1989), <문제적 인간, 연산>(1995),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1995) 등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산중 독서인
제2막 세상과 만나다
제3막 사화(士禍)
에필로그
<시골 선비 조남명>은
이윤택은
책속으로
명종: 임금에게 불경스럽게 군 죄를 다스릴 것이지마는… 그가 숨은 선비라 하니…불문에 붙이고자 하노라 이조에 명하여 그를 빨리 단성 현감 직에서 파면토록 하라! 내가 덕이 없는 임금인 줄 모르고서 위대한 어진 분에게 조막만 한 고을을 다스리라 했으니 그를 욕되게 한 것이구나 이는 내가 영민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니 승정원에서는 그렇게 알지어다
도승지 1, 2: 망극하신 분부이십니다 (안도의 숨을 쉰다.) 휴, 저 친구 살았네
명종, 용상으로 돌아가는데 문정왕후가 명종의 뺨을 때리고, 윤원형과 퇴장한다.
명종은 떨어진 관을 주워 일어서다가 조식과 눈길이 만난다.
조식: 그리고 글 읽는 사람을 가까이 하십시오 글은 곧 마음이니 마음이 통하는 글을 만나면 인재를 만나게 되고 그 인재가 전하를 외롭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