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천지복지원이라는 기도원에 오봉이 새로운 원장으로 오면서 시작한다. 폭력이 난무하는 등 복지원의 잘못된 운영을 개선하고자 한다. 그러던 중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복지원에 머물며 자신을 태조 이성계라 믿는 인물 이병칠을 만난다. 극이 진행되면서 이병칠이 재산을 탐내는 후처와 자식들의 모략을 피해 친구이자 천지복지원 원장이었던 권 장로를 찾아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는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스스로 이성계를 자처하며 연극 놀이에 빠져 있다. 여기에서 물신주의, 종교 재단 비리 등 사회에 대한 이근삼 특유의 비판적인 시각이 드러난다. 1994년 김도훈 연출로 국립극단이 국립극장에서 초연했다.
200자평
복지원을 배경으로 물신주의 세태를 풍자하고 소외된 노년의 삶에 대한 이해를 담아낸 작품이다. 극중극 기법을 활용해, 삶에서 비롯한 고통을 연극이라는 환상적 통로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한 노인을 형상화한다.
지은이
이근삼은 1929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1946년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52년 동국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이어 195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6년 미국 뉴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미국에서 연극을 공부한 경험을 토대로 1960년 ≪사상계≫에 단막극 <원고지>를 발표하며 등단해 리얼리즘 연극이 주를 이루던 당대 한국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앙대와 서강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2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1992년 예술원상, 2001년 대산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했다. 2003년에 별세했다. 대표작으로는 <원고지>, <국물 있사옵니다>, <流浪 劇團> 등이 있다.
차례
이성계의 부동산
나오는 사람들
<이성계의 부동산>은
이근삼은
책속으로
오봉: (관객에게) 방금 이 복지원의 마지막 예배를 마쳤습니다. 복지원의 10년 역사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어제는 추석, 가까스로 돈을 마련해 저녁에는 신도들에게 송편과 미역국을 대접했습니다. 백여 명 신도들에게 각기 오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신도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 길을 찾아나설 겁니다. 저 권오봉에게는 이 상처투성이 복지원을 운영할 능력도 없고 또한 이곳은 운영할 가치도 없었습니다. 이성계의 가족, 그 자식들은 돈 때문에 싸우지만 저는 아버지의 빚을 떠맡고 이제 낙향하게 되었습니다. 땅 5천 평과 낡아 빠진 건물은 헐값에 팔아넘겼으나 아버지가 사시던 별채, 즉 지금 이성계가 살고 있는 집은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이성계는 그 집에 사는 대가로 적잖은 헌금을 했기 때문에 그 집은 당분간 남겨 두기로 했습니다. 그다음 날 저녁 잔무 처리를 하고 있는데 별채에서 이성계가 급히 무학대사를 부른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저는 언제부터인가 무학대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서지정보
발행일 2014년 2월 13일 쪽수 120 쪽
판형 128*188mm
, 210*297mm
ISBN(종이책) 9791130410838 04680
10800원
ISBN(큰글씨책) 9791130451572 04680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