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구 백만이 넘는 메트로폴리스에서 역설적이게도 마을 만들기 운동이 한창이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에 적정한 규모의 공동체를 시민 모두가 열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 운동은 미디어 활동이 뒷받침될 때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공동체 미디어의 발자취와 발전 방향을 탐구해 보자.
지은이
김태훈
지역스토리텔링연구소 소장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조경학을 공부했고 1998년부터 문화정책으로 전공을 바꿨다. 1999년 지역 언론인 ≪경남도민일보≫ 공채 1기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2년부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일했고, 마지막으로 음악산업팀장을 지냈다. 지역 및 도시 스토리텔링 관련 컨설팅과 강연, 글쓰기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2016)과 『스토리텔링 레시피』(2014), 『소리바다는 왜』(2010) 등이 있다.
차례
메트로폴리스 시대에 지역공동체의 부상
01 공동체와 미디어
02 매스미디어와 지역공동체
03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이론
04 ‘대안’에 대한 갈증
05 주류 미디어에 대한 저항
06 지역 언론 운동
07 공동체 라디오
08 영상 시대의 공동체 미디어
09 소셜 미디어 시대의 공동체 미디어
10 지역공동체 미디어의 새 출발
책속으로
그러나 공동체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가 성장하면서 지역공동체 또한 새로운 사회적 주체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 서울특별시에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원순 씨가 시장으로 취임한 뒤에 다양한 ‘마을 만들기’ 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 속에 있다.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이 운동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중앙 집권적인 미디어 시스템은 물론,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매스미디어의 공세 속에서 지역공동체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은 공동체의 자기 미디어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트로폴리스 시대에 지역공동체의 부상” 중에서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는 공동체를 압도하는 매스미디어처럼 수직적인 구조를 추구해서는 곤란하다. 지역공동체 자체가 대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지역공동체의 미디어도 대안 미디어라는 맥락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주체가 되고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스토리텔러들이 개방적이면서도 수평적으로 연결되는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속에서 통합을 이루고 집단지성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지역공동체의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하부구조 이론” 중에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기존의 광역 지역신문 외에 시, 군 단위의 지역별 주간신문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1988년 12월 충남 홍성에서 창간된 ≪홍성신문≫을 시작으로 충북 옥천의 ≪옥천신문≫(1989), 전남 해남의 ≪해남신문≫(1990), 경남 남해의 ≪남해신문≫(1990) 등이 잇따라 창간됐다. 윤전기가 없으면 정치 문제를 다룰 수 없는 ‘특수주간신문’밖에 되지 못한다는 법률적 제약이 있었지만 이들 미디어들은 1991년부터 시작된 지방자치제도에서 다수의 정치 기사를 생산하며 지역 여론 조성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냈다. 이 때문에 1995년 10월에 5개 지역신문이 2개월간 정간 조치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이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면서 윤전기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정치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 ‘일반주간신문’이 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됐다.
“지역 언론 운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