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추리소설에 나타난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소개한다. 추리소설은 긴장감을 즐기는 독자들이 선호하는 제한된 장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하는 데도 매우 적절하다. 소설 속 형사나 탐정이 범인을 잡기 위해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략인 일관성의 원칙이나 상호성의 원칙, 사회적 증거의 원칙 등이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이 책은 추리소설을 설득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분석한 최초의 시도다. 자칫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략들을 쉽고 흥미롭게 설명했다. 추리소설에서 발생하는 설득의 문제부터 이를 실제 설득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지은이
현경미
제이드앤드호프크리에이티브그룹(Jade & Hope Creative Group)의 연구위원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SK텔레콤의 CR전략실에서 근무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에서 “기대가치 이론 관점의 UCC 이용행태 연구”(2008)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선거 커뮤니케이션의 이론적 규범성과 현실 정치의 한계” (2011), “기대가치 이론 관점의 UCC 이용행태 연구”(2008), “국내 정치인의 웹사이트 관련 시각적 이미지 연구”(2006) 등이 있다.
차례
01 동양과 서양
02 감정 통제
03 이성 교란
04 방어 심리의 해제
05 집단 귀속감의 유발
06 커뮤니케이터의 매력
07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08 반전의 커뮤니케이션
09 최악의 커뮤니케이션
10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다섯 가지 교훈
책속으로
독자들이 추리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이나 범인이 장치해 놓은 고도의 트릭에 빠져 정작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에는 관심을 덜 가질 수도 있다. 사실 추리소설을 읽을 때 문학 작품을 읽듯이 문장 자체의 예술성이나 문학성을 염두에 두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리소설의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사건을 해결하려는 자와 범죄를 덮으려는 자, 그 외 사람들 사이에 얼마나 치열한 대화가 오가는지 눈치챌 수 있다. 대화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상대방을 속이거나 속마음을 들춰내도록 상대방의 마음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 추리소설인가” 중에서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라면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형사에게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증언으로 인해 보복당할까 봐 혹은 번거롭기 때문에 사건에 연루되는 것을 꺼려한다. 그렇지만 평소에 자신이 옳다고 여기던 신념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가해진다면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추리소설 『네메시스(Sorgenfri)』의 장면처럼 형사에게 “저희를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경찰과 대중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직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는 말을 듣고도 증언을 거부한다면 비도덕적인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성 교란” 중에서
흔히 설득 커뮤니케이션에서 피해야 할 사항 중 하나로 감정을 드러내지 말라는 것이 있다. 감정은 협상에서 상대방의 관여를 높이는 수단도 되지만, 자칫 비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되거나 설득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감이 이해와 지지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설득 수단의 하나이고 감정이 공감을 얻는 데 유효한 방법이라고 한다면, 감정과 신뢰는 ‘서로 간의 반전의 고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반전의 고리라는 말은 필자가 추리소설 설득 방식의 마지막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개념이지만, 아주 생소한 것은 아니다. 신뢰는 감정의 고리가 확장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상대방이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촉구하는 기제로서 훌륭하게 작동한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다섯 가지 교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