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세기 독일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테오도르 아도르노를 피해갈 수 없다. 아도르노는 서구 비판철학의 계보를 잇는 프랑크푸르트학파 1세대의 대표격 사상가다. 이 책은 아도르노와 막스 호르크하이머와의 공저 『계몽의 변증법』을 통해 아도르노 사상의 핵심을 파헤친다. 『계몽의 변증법』은 아도르노 사상의 핵심이자 이후 『부정변증법』 등 사유의 출발점이다. 18세기에 처음 기획된 계몽과 비판은 자유로운 개인이 비판 문법을 작동시켜 자신을 주체로 정립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지만, 오늘날의 복잡한 사회구조는 당시의 비판 주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계몽의 변증법』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판 방식을 탐구한다. 원서의 무거움을 이 책이 덜었다. 저자는 단순한 해설을 넘어 한국의 실용주의 관점이 유럽 대륙 철학을 수용할 때의 한계를 지적하며 올바른 이해를 위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상 분야 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사회학, 정치학
연관 사상가 게오르그 헤겔, 악셀 호네트, 위르겐 하버마스, 카를 마르크스,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200자평
컴북스이론총서. 자유주의는 어느덧 ‘자연스러운’ 사유 방식이자 삶의 태도가 되었다. ‘선택의 자유’가 내뿜는 찬란한 빛을 외면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반세기 전, 『계몽의 변증법』의 저자들은 자유주의 문화지형이 삶과 일상을 구속하는 미국에서 직접 망명객으로 살면서 “도덕적 엄격성과 절대적 무도덕성의 대립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없애는 사유가 계몽 주체의 몫이 되는 과정을 이미 파헤친 바 있다. 신자유주의 질서에서 삶을 꾸려야 하는 우리가 『계몽의 변증법』을 읽는다면, 무엇보다도 미국식 자유주의에 대한 이념적 저항 능력을 갈고닦을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테오도르 아도르노 비판이론의 10가지 요체를 길잡이 삼아 『계몽의 변증법』을 새롭게 독해한다.
지은이
이순예
홍익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독어독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빌레펠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청구논문 “고전 독일문학에 나타난 조화미 범주의 아포리”는 아도르노의 문명비판적 시각에 의지해 18세기 독일에서 발생한 문학과 고전철학의 결합을 칸트와 헤겔에 이르는 조화미 범주의 추상화 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다. 『민주사회로 가는 독일적 특수경로와 예술』(2015), 『아도르노』(2015), 『예술과 비판, 근원의 빛』(2013), 『처음 읽는 독일 현대 철학』(공저, 2013),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공저, 2012), 『예술, 서구를 만들다』(2009), 『아도르노와 자본주의적 우울』(2005)을 썼고, 『아도르노-벤야민 편지 1928∼1940』(2018), 『아도르노의 부정변증법 강의』(2012), 『발터 벤야민』(2007)을 옮겼고, 아도르노 강의록의 한국어 번역 출간을 기획했다. 연구 관심은 자율예술의 사회적 가능성이다. 아도르노가 『미학이론』에서 설파한 ‘예술에 관한 한 이제는 아무것도 자명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11쪽)라는 테제를 변화된 사회적 조건에서 고전예술의 자율성 이념을 관철해야 함을 역설하는 문장으로 읽는다. ‘예술의 자명성 상실’ 테제를 자율성 이념 구출의 당위로 읽을 필요가 한국처럼 개발독재를 통해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에서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학술논문 “자유주의와 자율예술”(2016)에서 논구하였다.
차례
01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책
02 이성의 몫
03 근대성 이념의 불구화
04 계몽과 비판
05 자유와 이탈의지
06 대중 기만으로서 계몽
07 자율에서 시작되는 현실 극복 서사
08 자율예술과 가벼운 예술
09 논문과 단상
10 계몽과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