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파울로 프레이리인가?
저자는 ‘한국 교육운동이 어떻게 지난 시절을 겪어왔고, 어디서부터 출발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리고 ‘진보적 (혹은 비판적) 교육론의 이념 부재 시대’에 새로운 교육론을 정립하기 위한 단초로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을 연구했다.
1970대년 초, 대표적인 민중신학자인 문동환 교수가 인식년을 맞아 미국 뉴욕의 유니온 신학대학원에서 1년을 지내면서 프레이리의 교육론을 접했다. 그리고 1971년 『세계와 선교』에 프레이리 사상을 소개했다. 그것이 한국 교육과 파울로 프레이리와의 만남의 시작이었다. 프레이리의 사상은 『페다고지』라는 그의 역작으로 대표되어왔다. 그리고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한국의 민중신학, 기독교 교육운동, 야학운동, 학생운동, 교사운동, 노동운동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 『페다고지』는 1980년대 이후 대학가의 학습 필독서로 읽혀왔고, 교육운동 현장에서는 그의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전개되어왔다. ‘프락시스’, ‘문제 제기식 교육’, ‘의식화 교육’, ‘대화’ 등 그의 교육론의 핵심적 개념들은 모두 1980년대 교육운동의 핵심 고민을 아우르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제한적이지만 ‘민주주의의 확대’와 ‘민중운동의 침체’,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신자유주의적 교육론, 1990년대 후반 이념적 혼란기를 거쳐, 2000년대에는 진보적 교육론의 이념이 부재한 상황까지 시대적 상황에 따른 부침을 겪었다.
그간 다양한 측면에서 프레이리 사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저자는 그 대부분이 프레이리 사상에 대한 오해서 비롯된 비판이었음을 분명히 하며, 여전히 프레이리 사상이‘보다 인간적이고 진보적인 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하고자 하는가?
이 책은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이 한국에 유입되어 한국 교육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 한국 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는 발판을 제공한다.
1장에서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생애사적 배경을 통해, 그의 교육사상이 형성된 토대가 되는 남미의 시대적·사회적 배경, 그리고 프랑스철학과 마르크스사상 등 사상사적 배경까지 분석으로써 그의 생애사건 및 생애 전환점들이 그의 교육사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한다.
2장에서는, 해방신학, 마르크스주의, 현상학, 실존주의 등 프레이리 사상의 근간이 되는 다양한 사상적 배경을 바탕으로, 인식론과 지식론, 교육사상, 사회사상의 측면에서 프레이리 사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프레이리 사상에 대한 다양한 비판점과 논쟁점을 함께 제시한다.
3장에서는, 프레이리 사상이 한국 교육운동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토대로서 프레이리 사상이 한국에 처음 유입된 1970년대 당시의 한국 내에서 논의되던 ‘민중’ 및 ‘민중교육’의 개념을 분석하고, 1970년대부터 한국민중교육운동의 역사적 전개 과정을 밝힌다.
4장에서는, 파울로 프레이리의 사상이 한국에 처음 유입되어 이후 한국 교육사상에 끼친 영향을 시기별로 분석한다. 한국에서 프레이리 교육사상을 연구한 연구물과 관련 자료집은 물론, 허병섭, 김상복, 박성희, 박혜경, 신호승, 심성보, 이장원, 임재연, 천성호 등 한국 민중교육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이들의 인터뷰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분석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앞 장에서 논의한 한국 민중교육운동의 변천 과정을 바탕으로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피억압자들의 주체적 실천을 통한 인식의 확장으로서의 교육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비판교육론의 새로운 정립을 위한 노력을 주장한다. 특히 비고츠키 교육론의 재조명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교육학’을 만들어나가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0자평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사상이 한국에 유입되어 한국 교육운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프레이리 교육사상에 대한 전체적이고 체계적인 소개, 한국 민중교육운동에서의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영향에 대한 분석, 억압적 교육과 신자유주의적 교육에 대해서 모두 저항하고자 했던 프레이리 사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오늘날 한국 교육에서 프레이리 교육사상이 주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은이
2008년 진보신당 창당 이후, 진보신당 관악구당원협의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정책위원장, ‘안전한 등교길 만들기’ 관악주민모임 대표직을 맡고 있다. 또한 현재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정책특보로서 2010년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의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1976년 전북 정읍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전주 상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에 입학했다. 그 시절 그렇듯이 선배들을 따라 학생운동을 경험했고, 학생운동의 부침을 직접 체험했다. 1997년 서울대 총학생회 집행부원 시절 대학개혁위원장직을 맡으면서 한국의 고등교육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해, 1999년에는 전교조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진보교육연구소에 찾아가서 교육이론가로서의 공부를 시작했다. 200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대학원 평생교육 전공으로 입학해, 2003년 석사 졸업을 했다. 이때 쓴 논문이 “파울로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수용 과정과 한국 민중교육운동에 대한 영향”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민주노동당 최순영 국회의원(교육위)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데 역할을 했다. 2006년에는 관악구 구의원으로 출마해 0.7%의 표 차이로 낙선했고, 2008년 주경복 서울교육감 후보의 정책 총괄 간사직을 수행했다. 옮긴 책으로는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됩니다: 교육과 사회변화를 위한 프레이리와 호튼의 대화』(2006, 공역)가 있다.
차례
추천의 글
책을 내며
왜 파울로 프레이리인가?
1. 파울로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배경 /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삶 / 저발전, 비문해의 남미 상황 / 사상사적 배경
2. 파울로 프레이리의 사상 / 인식론과 지식론-‘앎’의 관계를 탐구하는 끊임없는 실천 / 교육사상-‘대화’를 통한 새로운 관계 맺기 / 사회사상-‘앎’, ‘대화’, ‘혁명’은 같은 것 / 프레이리 교육사상에 대한 비판과 검토
3. 한국 민중교육운동의 전개 / ‘민중’ 개념과 1970∼1980년대 민중론의 전개 / ‘민중교육’ 개념과 주요 특성 / 한국 민중교육운동의 역사적 전개
4. 파울로 프레이리, 한국 교육을 만나다 / 프레이리 사상의 소개와 유입(1979년 이전까지) / 한국 민중교육운동의 상황과 프레이리 교육사상 / 한국 민중교육 실천과 프레이리 교육사상의 영향
5. 파울로 프레이리와 한국 교육의 미래
참고문헌
추천글
이 책은 프레이리의 교육론이 한국 교육운동 현장에서 어떻게 해석되었고,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한국 교육운동에 여전히 유효한 프레이리의 철학과 방법이 무엇인가를 드러내려 했다. -추천의 글 중(김신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전 교육부총리)
프레이리의 사유는 생의 과정에서 사고와 현실을 분리시키지 않고, 이 과정 시행 중에 도사린 위험요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진정한 대화와 만남이 모든 국면을 극복한다고 선언합니다. 그의 이 사유는 현 시대 상황에서도 유효합니다.(이재을, 천주교 서울대교구 낙성대동 성당 주임신부)
교육은 희망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은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교육입니다. 교육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행복하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소중한 우리의 역사적 자산이라고 확신합니다.(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전 국회의원)
‘노동자 스스로 말하게 하라’는 민중교육의 기본 원리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숨죽이며 일만 했던 여공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우리 자신들의 목소리를 가졌습니다. 프레이리는 바로 노동자에게 노동자의 말을 가져다준 소중한 실천가입니다. 『페다고지』의 고민을 다시금 이어가고자 하는 이 책이 세상에 나와서 참으로 기쁩니다.(최순영,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