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효경≫에 나타난 효의 의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종족(宗族)의 영속(永續)이라는 생물학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가문의 명예라는 가치 혹은 문화적 측면이다.
첫째로 효는 종족 보전이라는 생물학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며, 또한 인류 문명의 전수라는 의미를 갖는다. “사람의 신체와 머리털과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라는 구절에서 볼 때, 나의 몸은 부모(조상)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그것을 다시 후손에게 물려주어 자자손손 대를 이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와 문명을 후대에 잇게 해야 한다. 대를 잇지 못하고 단절하는 것은 조상에 대한 최대의 불효가 되는 것이라 한다. 그러므로 <오형장(五刑章)>에서는 죄 중에서 가장 무거운 죄가 불효라고 하였다. 이에 맹자는 불효 중에서 가장 큰 불효는 대를 단절시켜 후손이 없어지게 하는 것이라 했다[≪맹자(孟子)≫ <이루장구상(離婁章句上)>].
둘째로 효는 가치적·문화적 의미를 갖는다. “자신의 인격을 올바르게 세우고 도리에 맞는 행동을 해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님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의 끝이다(<開宗明義章>)”라는 구절에서 볼 때, 사람은 훌륭한 일을 해 그 이름을 세상에 떨쳐 가문의 명예를 빛나게 하는 것이 보다 더 큰 효행이라 하겠다. 여기에서 후세에 이름을 드날려 부모의 명예를 빛나게 한다는 것은, 속된 의미에서의 명예가 아니다. 즉 삶이란 생물학적인 생명 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가치적 삶을 실현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도를 바탕으로 집안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 치국(治國)의 근본이며, 효도야말로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를 관철하고 모든 신분 계층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최고 덕목, 윤리 규범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중국·일본의 봉건 사회에서 ‘효’가 통치 사상과 윤리관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자평
유가의 주요 경전 중 하나로, ‘효도’를 주 내용으로 삼았다. 전통사회에서 효의 기본서로 읽던 책으로, 민간의 아동들로부터 군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의 필독서였다. 종족의 영속이라는 생물학적 측면부터 이름을 날려 부모의 명예를 빛나게 하는 문화적 측면까지, 효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옮긴이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유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조선전기 예학사상 연구>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북경대학 철학과에서 고급진수과정을 이수했고, 성균관대학교·대구한의대학교·상지대학교에서 강의했다. 영산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청주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유가철학과 예학 분야로, 특히 전통 예절의 현대적 의미 및 고전교육과 인성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공저로 ≪논어의 종합적 고찰≫(심산, 2003)과 역서로 ≪효경≫(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예기≫(지식을만드는지식, 2014)이 있으며, <한강 정구의 학문과 예학 사상>, <한국의 전통 가정교육과 유교>, <유교 제례의 구조와 의미>, <전통사회 ‘소학’ 교육과 청소년 예절교육의 방향> 등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차례
효경 서(孝經 序) 당 현종(唐 玄宗)
1. 근본을 열어서 의리를 밝힘 開宗明義章第一
2. 천자의 효 天子章第二
3. 제후의 효 諸侯章第三
4. 경대부의 효 卿大夫章第四
5. 선비의 효 士章第五
6. 서인의 효 庶人章第六
7. 하늘과 땅과 사람의 법칙인 효 三才章第七
8. 효로써 다스림 孝治章第八
9. 성인의 다스림 聖治章第九
10. 효행의 기준 紀孝行章第十
11. 불효의 죄 五刑章第十一
12. 중요한 도리인 효 廣要道章第十二
13. 지극한 덕인 효 廣至德章第十三
14. 널리 이름을 알리는 효 廣揚名章第十四
15. 간쟁함 諫諍章第十五
16. 효에 대한 신명(神明)의 감응(感應) 感應章第十六
17. 임금을 섬기는 원리인 효 事君章第十七
18. 어버이 사후의 효 喪親章第十八
부록: ≪효경대의(孝經大義)≫
효경대의(孝經大義)
경 1장
전 1장
전 2장
전 3장
전 4장
전 5장
전 6장
전 7장
전 8장
전 9장
전 10장
전 11장
전 12장
전 13장
전 14장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사람의 신체와 머리털과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 자신의 인격을 올바르게 세우고 도리에 맞는 행동을 해 후세에 이름을 날려 부모님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의 끝이다.
-9쪽
군자가 효로써 가르친다는 것은, 집집마다 찾아가 매일 사람들을 만나 일러 주는 것이 아니다. 효로써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부모 되는 사람들을 공경하도록 하는 것이고, 공손으로써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형이 되는 사람들을 공경하도록 하는 것이요, 신하의 도리를 가르친다는 것은 천하의 임금 되는 사람들을 공경하도록 하는 것이다.
-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