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선대왕을 기리는 법
솔로몬이 선대왕을 기리는 법
자식이 부모를 기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부모가 칭송받을 만한 인물이 아니라면? 자식이 권력자일 때 사태는 심각해진다. 다윗과 솔로몬의 이야기다. 성경은 오늘날까지 서양 예술과 철학의 무궁한 원천이었다. 신앙의 힘만은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교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윗 왕에 관한 보고서 사울과 다윗, 그리고 솔로몬의 통치 시절에 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솔로몬 왕은 선대왕인 다윗 왕의 위대한 업적을 기림으로써 통치의 정당성을 입증하려고 한다. 다윗 왕에 관한 공식적인 보고서를 편찬하는 역사학자 에단은 여러 기록과 증언을 통해 다윗이 칭송받을 만한 위대한 왕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관습에 따라 다윗 왕을 찬양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밝힐 것인가? 슈테판 하임 지음, 김충남 옮김 |
만인/빌라도의 죽음 14세기 초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빌라도의 죽음>은 도덕극 이전 영국 중세 연극의 지배적 형태였던 성경극이다. 예수의 생애와 통치 기간이 겹치는 로마의 2대 황제 티베리우스가 겪는 질병과 치유에 관한 에피소드와 빌라도의 죽음으로 인해 빚어지는 갖가지 소동을 다룬다. 성경의 에피소드를 극화한 전형적인 성경극과는 달리 민속적인 상상력과 환상적 요소를 가미했다. 지은이 미상, 강태경 옮김 |
이 사람을 보라 “이 사람을 보라”는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가 가시관을 쓴 예수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훗날 니체가 쓴 철학적 자서전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대의 외면을 받은 고독한 방랑자로서 자신과 예수의 삶을 관련짓는다. 한편 그는 자신을 디오니소스로 칭하면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에 대항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디오니소스와 그리스도의 대결이 니체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이상엽 옮김 |
가룟 유다 유다는 예수의 제자이면서 은화 30냥에 예수를 팔아넘긴 배신자라고 알려져 있다. 레오니트 안드레예프의 유다에 대한 시각은 다르다. 예수는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고 유다는 영리하고 용감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유다의 생각과 모습, 의도를 드러냄으로써 유다의 배신이라는 행위를 객관화한다. 예수의 제자 중 가장 헌신적으로 예수를 사랑했던 사람으로 새로이 해석한다.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지음, 이수경 옮김 |
칼리프 하켐 이야기/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 신전의 건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발키스, 명인 아도니람 사이의 애증 관계를 그렸다. 이야기 전개는 기독교 성서의 전통적인 내용을 차용했다. 하지만 신비주의와 프리메이슨 사상에 입각해 있다. 주인공 아도니람이 프리메이슨의 선조로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점, 또한 작품 속에 ‘카인 숭배’ 사상이 완연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성서와는 다른 해석을 하게 된다. 제라르 드 네르발 지음, 이준섭 옮김/td> |
두려움과 떨림: 변증법적 서정시 천줄읽기 <창세기>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아브라함은 아들을 희생시키라는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해 아들 이사악을 번제의 제물로 바치려고 했다. 하느님의 명령은 누가 보더라도 반윤리적이며, 따라서 아브라함의 행위 역시 객관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아브라함은 비속 살인미수자인 것이다. 어떻게 이런 범죄자가 그리스도교에서는 신앙의 영웅으로 찬양되고 있는가? 쇠렌 키르케고르 지음, 임규정 옮김 |
백치 천줄읽기 도스토옙스키는 “긍정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운 사람”을 그리고자 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가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예수가 당대에 가장 흉포한 죄인으로 몰렸던 것처럼, 예수를 닮은 미시킨 공작도 숭고하고 순수한 “백치”로 여겨진다. 돈, 권력, 성적 타락이 만연한 세계에서 “긍정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운 사람”은 단지 “백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도스토옙스키의 묵시록이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
2895호 | 2017년 2월 14일 발행
솔로몬이 선대왕을 기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