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게임
누구로부터의 간섭을 배제한 ‘독립적 생각(independent thinking)’이 바로 인디 게임을 가장 명확하게 규정지을 수 있는 단초인 것이다. 자본 없이 가난하게 게임을 만든다고 해서 모두 인디 게임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으며, 인디 게임이라면 왜 이러한 자본으로부터 독립해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지 자기규정을 할 필요가 있다.
‘인디 게임이란 무엇인가’, ≪인디 게임≫, 2쪽.
인디 게임이 뭔가?
투자사나 퍼블리셔의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만드는 게임이다.
독립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뭔가?
자본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마음대로 못 만들었나?
최대한 많은 게이머를 확보하려다 보니 개발자의 개성이나 게임의 표현 가능성은 무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자본에서 독립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개인의 이야기를 게임에 넣어 플레이어와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바인딩 오브 아이작>이란 게임이 있다. 학대받는 어린아이가 주인공이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학대 흔적이나 잔인한 표현 때문에 때로 불편해진다.
누가 만들었나?
인디 게임 개발자 에드먼드 맥밀런의 작품이다. 맥밀런 자신의 불우한 유년 시절 기억이 반영되어 있다.
어떻게 만들었나?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 모두 맥밀런 개인이 담당했다.
개인 작품이 아니었다면?
일반 회사에서 출시하기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설령 출시하더라도 작품의 잔인한 표현들은 전 연령대에 맞게 삭제하거나 순화되었을 것이다.
맥밀런은 왜 이 게임을 만들었을까?
자기 내면의 가장 안쪽에 있는 흠과 약점을 게임에 넣고 지켜보고 싶었을 것이다. 누군가와 진정으로 소통하려면 상대의 결점까지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취미로 게임을 만드는 것과 어떻게 구별되나?
기술과 목표 의식에서 아마추어와 구별된다. 실제로 성공한 작품은 매출이 무시 못할 정도로 크다.
<더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성공했나?
스팀스파이라는 통계 사이트에 의하면 지금까지 272만 장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소 400만 달러 이상이다.
인디 게임의 성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330개가량 판매되었는데, 2013년을 기점으로 560개를 넘어서더니, 2014년에는 1800개 이상 팔렸다.
폭발적 성장의 배경은 뭔가?
2014년 게임 엔진이 무료화된 것이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그전에는 게임 개발 환경이 어땠나?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게임 엔진 비용뿐 아니라 출시하려는 플랫폼 회사에 고액의 라이선스를 지불해야 했다.
이제 자본은 필요 없는가?
개발자 역시 먹고살 돈과 개발비와 같은 자본이 필요하다. 다만 게임 엔진이 무료가 되고 제작 방식이 쉬워지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책, ≪인디 게임≫은 무엇을 다루는가?
인디 게임에 관한 국내 최초의 책이다. 인디 게임의 정의와 역사부터 주요 플랫폼, 공모전, 게임 엔진을 소개하고 주목할 만한 인디 게임을 살펴본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정엽이다. 서울대학교 연합전공 정보문화학 연구교수다.
2817호 | 2015년 12월 9일 발행
자기 자신을 고백하는 게임도 있다.
이정엽이 쓴 ≪인디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