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영화
2478호 | 2015년 3월 6일 발행
장르영화의 진화력
배상준이 쓴 <<장르영화>>
장르영화의 진화력
틀에 박힌 영화, 장르영화는
공식과 관습과 스테레오타입과 아이콘으로 대중을 달랜다.
변하지 않을까?
장르 스타일은 관객의 취향과 충돌하며
변증법의 궤적을 그린다.
“장르영화란 한 장르에 속하는 영화들을 말한다. 장르는 ‘내용과 형식의 유사성 및 그것의 반복’이라는 원칙을 갖는다. 따라서 장르영화란 반복된 내용과 형식의 패턴으로 분류될 수 있는 영화의 무리다. 장르가 내용과 형식의 레퍼토리라면, 장르영화는 그것이 구현된 결과이며 상품이다.”
‘영화의 장르 개념과 장르영화의 문법’, <<장르영화>>, v쪽.
장르영화는 누가 만들었나?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 그것의 경제 논리가 만들었다.
어떤 경제 논리인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수직 구조를 만들어 영화 시장을 독점했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스타 배우들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으로 사업 효율을 높였다. 관객의 잠재된 요구의 표준을 추구했다.
잠재된 요구를 어떻게 표준화하는가?
이윤이 보장되는 성공한 영화의 스토리를 반복 제작했다. 여기서 장르라는 영화의 정형이 탄생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주로 만드는 장르는 무엇인가?
웨스턴, 코미디, 뮤지컬, 갱스터영화다. 전통 미국 장르다.
전통 미국 장르의 공통점이 뭔가?
스튜디오에 지어 놓고 반복 사용할 수 있는 세트라는 인프라, 한 가지 역할을 평생에 걸쳐 연기함으로써 얻어진 배우의 스테레오 타입, 장르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미국의 사회상, 그리고 무엇보다 친숙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다.
장르영화 형성에서 관객의 역할은?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의 규범이 친숙한 의미체계로 발전하고, 이러한 친숙함을 선호하는 관객은 다시 영화의 정형화를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관습체계가 장르영화의 문법이다.
장르영화의 구성 요인은?
내러티브 공식, 에피소드 단위의 관습, 스테레오타입, 도상이다.
내러티브에 공식이 있는가?
한 장르에서 반복되는 서사 구조가 있다. 독립심 강한 서부 사나이가 미개척지를 찾아 길을 떠나고 원주민과 갈등을 일으킨다. 총으로 무장한 서부인은 활과 칼에 의존하는 인디언과 승부가 뻔한 전쟁을 벌인다. 새로운 문명의 건설이 시작되지만, 아직 법과 보안관이 없는 마을에는 은행 강도와 방화범이 설친다. 이때 정의를 세우기 위해 영웅적 총잡이가 등장한다. 이것이 수없이 반복되는 웨스턴의 내러티브 공식이다.
에피소드의 관습은 어떤 것인가?
장르영화의 관습은 하나의 신, 또는 시퀀스로 제시된다. 웨스턴에서는 총잡이들의 결투 장면이나 기병대와 인디언의 전쟁 장면이 꼭 등장한다.
스테레오 타입은 뭔가?
전형적 캐릭터를 말한다. 스테레오 타입은 장르가 내포한 이데올로기나 세계관이 구현된 육체다. 웨스턴에 빠지지 않는 영웅적 총잡이가 바로 그것이다.
도상은?
아이콘은 장르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의상이나 소품, 또는 특정 미장센과 그 구성 요소를 말한다. 웨스턴에서는 총과 말, 황야가 등장한다.
장르 문법은 어떻게 유지되는가?
장르영화는 관객의 선호와 변증법적 관계를 형성하며 생성과 변화, 해체와 재생산이라는 과정을 반복한다. 변하지 않는 장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르영화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어려운 이유도 바로 이 진화력에 있다.
장르영화의 진화력에서 선택과 소멸, 그리고 돌연변이는 어떤 모습인가?
웨스턴 장르는 미국 건국 이념과 폭력의 역사를 반영해 큰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들어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과 폭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웨스턴의 장르 공식이 유효성을 상실했다. 폭력과 전쟁에 반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폭력을 통한 영웅신화 창조는 더 이상 관객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장르가 소멸된 것은 아니다. 그 후 수정주의 웨스턴, 스파게티 웨스턴 같이 장르 내에서 변주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타 장르와 융합된 SF웨스턴, 스페이스 웨스턴도 생겨 났다.
장르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체계화된 내러티브 구조를 통해서 시대상과 시대의 가치관, 문화적 방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장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나 멜로드라마, 스릴러, 슈퍼히어로 영화는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다문화 영화와 다양성 영화가 관심을 끌고 있고 SF영화도 인기를 누리는 장르다.
이 책, <<장르영화>>는 무엇을 다루나?
코미디, 멜로드라마, 갱스터영화, 필름 누아르 같은 주요 장르영화의 개념과 의미, 역사와 발전, 현황을 설명한다. 장르 개념을 알기 쉽게 소개하면서도 일상적인 영화 보기에 도움 될 실제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배상준이다.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