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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시선

z20140922-s
주희가 시를 쓰다

심우영이 옮긴 ≪주자 시선(朱子詩選)≫

조선 성리학의 문학 감수성
주희는 주자로 알려졌다. 성리학의 원조다. 그가 시를 썼다. 조선 사림의 해석이 갈라진다. 도학의 방편이다, 아니다, 감성의 표현이다. 정조가 대답한다. 무심은 무심이다.

일곡

일곡에서 냇가의 낚싯배에 오르니
만정봉 그림자가 청천에 잠겼네.
무지개다리 한 번 끊어지더니 소식 없고
만학천봉은 푸른 안개에 갇혔도다.

一曲
一曲溪邊上釣船
幔亭峰影蘸晴川
虹橋一斷無消息
萬壑千巖鎖翠煙

≪주자 시선≫, 주희 지음, 심우영 옮김, 11∼12쪽

일곡이 어디인가?
무이산에 있는 구곡계의 초입 계곡이다. 무이산은 지금의 중국 푸젠성(福建省)에 있다. ‘기수갑동남(奇秀甲東南)’이라 부를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이 시는 유명한 <구곡도가> 중 첫 수다.

<구곡도가>란 무엇인가?
주희가 무이구곡을 유람하며 지은 열 수의 연작시다. <무이도가(武夷櫂歌)>라고도 부른다. ‘도가’는 노를 저으며 부르는 뱃노래를 말한다. 원 제목은 ‘순희 갑진년(1184) 2월에 정사에서 한가롭게 지내다가 놀이 삼아 <무이도가> 10수를 지어 함께 놀러 온 자들에게 주고 서로 더불어 한번 웃었다(淳熙甲辰仲春, 精舍閑居, 戱作武夷櫂歌十首, 呈諸同遊相與一笑)’다.

성리학자 주희를 말하는가?
바로 그 사람이다. 성리학을 집대성하고 사서오경을 확립했다. 1130년에 태어나 1200년에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를 추앙해 주자라 부른다.

주희가 시도 썼나?
남긴 시가 무려 1400여 수나 된다. 부친과 스승도 당시에 시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남송 효종이 훌륭한 시인을 물색하라는 명을 내렸는데, 그때 뽑힌 15명 중에 들 정도였다.

어떤 시를 썼나?
철리시(哲理詩), 산수시, 영회시, 영물시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그중 제일 많은 것이 산수시다. 이 시선집에는 무이산 관련 산수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산수시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
일생의 대부분을 정사(精舍)와 서원에서 강학과 저술에 힘썼다. 정사와 서원은 모두 수려한 산수 자연 속에 있다. 학문으로 일관된 생활에서 산수 자연은 활력과 리듬을 주었다.

그의 산수시의 특징은 무엇인가?
산수의 공간 대비를 통해 풍경을 직관적으로 묘사한다. 신화 전설이나 인문 경관을 더해 자연에 대한 탐미와 한가로운 서정을 표현했다.

신화 전설은 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위의 인용시는 무이산 구곡계에 전하는 전설을 인용했다. 신선 무이군이 진시황 시절 만정봉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다. 사람들은 공중에 걸린 무지개다리를 타고 산 정상에 올라 호화로운 연회를 즐겼다. 자리가 파하고 내려오자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쳐 무지개다리는 끊어져 사라지고 푸른 산만 우뚝 보였다 한다.

무이군 신화는 어떤 의미인가?
이 유람이 신선 세계를 찾아 나선 것이라는 암시다.

주자가 신선을 찾는가?
조선 시대 사림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무지개다리’를 ‘도학(道學)’으로 여겨 도학이 끊어진 지 이미 오래라 도학을 간직한 무이산을 찾아 나선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철리시인가?
하서 김인후는 이 시를 ‘탁물우의(托物寓意)’에 의한 ‘입도차제(入道次第)’의 ‘조도시(造道詩)’라 했다. 사물을 빌려 도학의 성취 단계를 노래한 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까지 성리학의 도구로 본 것인가?
그것이 16세기 중엽 득세한 사림파의 주장이었다. 이들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를 숭상함은 물론, ‘문이재도(文以載道)’와 ‘음영성정(吟詠性情)’의 관점에서 시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구곡(九曲)사상’은 수세기 동안 조선 선비들의 시 의식에 굳게 자리 잡았다.

반론은 없었나?
기대승은 ‘인물기흥(因物起興)’, 즉 산수 자연을 대하면서 흥취가 일어 그것을 시로 옮겼을 뿐이라고 보았다. 퇴계 이황도 ‘입도차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도학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지만, 이 시는 어디까지나 사물에서 얻은 흥취를 형상화한 것이 맞는다고 보았다. 유태좌도 정조에게 입도차제의 해석은 천착과 견강부회를 면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조의 답은 무엇이었나?
“네가 말한 ‘평이한 곳을 굳이 고원하게 볼 필요가 없고, 무심히 지은 것을 무슨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매우 옳고 매우 옳다. 어찌 유독 시를 해석함에만 그러하겠는가? 경(經)을 참고함에도 역시 마찬가지다”라 했다. 유태좌의 주장에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물기흥에 의한 산수시라 할지라도 성리학적 수양론과 관련지어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신은 어떻게 보나?
주희를 지나치게 성인화해 모든 작품을 성리학의 오묘한 이치를 깨우치기 위한 성스러운 시로 해석하는 것은 견강부회다. 중국에서는 이 시를 단순히 신선이 거주할 만한 아름다운 산수 자연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첨가한 것으로 이해한다. 산수시는 순수한 산수시 그 자체로 보아 한적한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당신은 누군가?
심우영이다. 상명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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