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V 드라마의 기원과 발전
2628호 | 2015년 6월 10일 발행
중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정체성 반전
조복수가 쓴 <<중국 TV 드라마의 기원과 발전>>
연간 400편을 만드는 드라마 대국
텔레비전 드라마도 개혁과 개방이 대세다.
당의 선전 도구 역할은 끝났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제작자도 다양해졌다. 시청자의 소비 플랫폼도 다채롭다.
이제는 시장이다.
“오늘날 중국 TV 드라마는 초창기와 전혀 다르다. 제작 기술 발달, 국가 정책 지원 등 환경의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소재 선택, 서사 전략 등 여러 영역에서 많은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단번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중국 TV 드라마는 사회·문화 변화를 꾸준히 따라가면서 시대를 투영하고 자신을 바꿨다.”
‘TV 드라마, 중국을 이야기하다’, <<중국 TV 드라마의 기원과 발전>>, vii쪽.
중국 드라마는 무엇으로서 출발했나?
정치 선전물, 사상 교육물이다.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 이념을 가르쳤다.
어떤 식으로 가르쳤나?
최초의 중국 드라마 <야채떡 한입(一口菜餅子)>(1958)을 보자. 언니가 대추야채떡으로 장난을 치는 여동생을 야단치면서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을 회상한다. 여동생은 언니 이야기에 감동하여 잘못을 뉘우친다.
<야채떡 한입>이 표방하는 이념은 뭔가?
‘어려울 때를 회상하고 양식을 아낀다(憶苦思甜, 節約糧食)’는 주제 의식을 전달한다. 대약진운동에 부합한다. 이후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중국 드라마는 정치 미학을 체현했다.
이 시기에 좋은 드라마의 조건은 무엇이었나?
사회주의 이념이 충만한 이미지, 당의 정책과 방침을 실천하는 일상 영웅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사정이 달라진다.
개혁개방은 드라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이념 전파의 의무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상흔·반사문학(傷痕·反思文學)의 영향을 받은 드라마, 시장 개혁에 발맞추는 드라마가 제작되기 시작한다.
상흔·반사문학이 뭔가?
문화대혁명의 참상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문학 조류다. 개혁개방 시대의 조류로 확장되었고 드라마에도 곧 적용되었다.
드라마의 비판 언어는 무엇이었나?
그 시대에 겪은 고난을 영상 언어로 그려냈다. 문화대혁명에 대한 반성과 비판 의식을 중국인의 일상생활로 넓혔다. <덧없는 세월>과 <오늘밤의 눈보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장 개혁의 드라마 버전은 어떤 것인가?
문화 시장에서 시청자의 이목을 잡는 방안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서사 구조를 발굴하여 드라마 제작에 활용했다. 기실성 드라마, 유형 드라마의 등장이 이러한 경향을 대표한다.
기실성 드라마가 뭔가?
실제 사건에 기초해 제작된 통속극 형식의 드라마를 말한다. 우리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삶이나 이야기를 통해 가치와 정서를 전달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여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쉽다.
기실성 드라마의 대표작이 뭔가?
<한밤중의 개선(凱旋在子夜)>이다. 중국-베트남전쟁을 다룬 드라마다. 애국심이 주제다. 하지만 주인공 남녀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에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유형 드라마란?
가정극, 농촌극, 역사극처럼 비슷한 경향을 가진 드라마 집합을 말한다. 제재의 특정성을 넘어 서사 구조와 형식에서도 정형성을 보인다. 중국 드라마에 특정한 이야기 생산 방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중국 드라마의 현황은 어떤가?
통속극이 주류다. 연평균 400여 편이 생산된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제작 주체가 다원화돼 대중, 광고주, 다양한 문화 기업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추세다.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의 보편화로 소비 플랫폼도 다양해졌다.
전망은?
시장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안정된 자본과 문화 자원을 가진 제작사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중국 제작사의 시장 경쟁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정부의 규제가 주요 변수다.
이 책, <<중국 TV 드라마의 기원과 발전>>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국 드라마의 역사를 정리한다. 드라마를 둘러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화를 두루 살핀다.
당신은 누구인가?
조복수다. 한양대학교 중국문제연구소 연구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