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끈을 푼 조선
치마끈을 푼 조선
“순매의 치마끈을 풀어 젖히고 손으로 더듬으면서 온갖 희락을 찾는데, 매끄러운 우윳빛 가슴은 출렁임이 멈추지 않고….” 유부녀와 유부남이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만났다. 조선 후기 애정소설 ≪절화기담≫의 한 대목이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도 인간의 발가벗은 욕정을 끝내 어찌하지 못했다.
절화기담 1792년부터 1794년까지 한양 모동을 배경으로 한 한문 소설이다. 기혼 남녀 이생과 순매의 애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생은 우물가에서 순매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녀와 만날 많은 기회가 생기지만 번번이 꼬이고 만다. 과연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봉건주의와 권선징악의 이념이 무너지는 조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드러냈다. 지은이 미상, 하성란 옮김 |
이탈리아인 IㆍII 여성 고딕 소설의 대표 작가 앤 래드클리프에게 재정적 성공을 안겨 준 작품이다. 빈첸티오와 엘레나를 둘러싼 음모와 두 남녀의 여정을 그렸다. 여주인공 엘레나가 겪는 수모를 통해 당대 여성 지위와 인권의 문제를 꼬집고, 권력과 재력을 인간의 내면과 자질보다 우선시하는 세태를 비판한다. 래드클리프 특유의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 출간한다. 앤 래드클리프 지음, 류혜원 옮김 |
방주전 방주는 늦둥이로 태어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버릇없어진다. 분개한 염라대왕이 불효자로 자란 그를 무시무시한 형벌로 다스린다. 개과천선한 방주는 귀감이 되는 큰 인물이 된다. 작자 미상의 윤리 소설로 효, 절개, 보은 세 가지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처음 현대어로 출간하며 저본에서 훼손된 부분은 필자가 앞뒤 문맥을 살펴 되살렸다. 지은이 미상, 박인희 옮김 |
사문수간 퇴계 이황이 제자 조목에게 보낸 편지를 모았다. 편지 사이에 드러나는 가족과 제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은 멀게만 느껴졌던 대학자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 준다. 제자와 성리학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그 이론이 타당하면 제자의 지적도 서슴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학문에 대한 그의 자세를 살필 수 있다. 성리학에 대해 설명하는 별지의 글에서는 이기이원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이황 지음, 박상수 옮김 |
해동속소학 천줄읽기 19세기 말에 박재형이 주자의 ≪소학≫에 이어지는 ‘조선 소학’이란 의미로 펴낸 책이다.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을 닦고 학문 연구의 기틀을 잡아 주기 위해 우리나라의 훌륭한 선비들과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는 사람들의 미담과 교훈적인 말들을 가려 모았다. 사회 윤리와 도덕이 길을 잃은 오늘날,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만한 내용이다. 총 410장 중 223장을 발췌 번역했다. 박재형 지음, 박문현 옮김 |
아름다운 폭군 러시아의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가 1905년에 쓴 희곡이다. ‘귀족’은 자신의 영지에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 어느 날 그의 친구가 성을 방문하고 ‘귀족’이 사회주의자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하녀와 시종, 어릿광대가 사회주의자였던 그를 받들어 모시는 기이한 상황 앞에서 친구는 당황한다. 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 지음, 안지영 옮김 |
2935호 | 2017년 12월 5일 발행
치마끈을 푼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