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저널리즘
2516호 | 2015년 3월 31일 발행
사실과 진실을 만드는 방법
김사승이 쓴 <<현대 저널리즘>>
뉴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사람들은 뉴스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를 묻는다.
뉴스는 사실과 진실을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모든 뉴스는 누구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누가 만들고 어떻게 만드는가를 묻지 않는다면, 뉴스에 사실과 진실은 없다.
“뉴스 생산 과정에 수용자와 외부 참여가 도입된다. 폐쇄성을 넘어서려는 노력이다. 이런 개방적 시도가 확산되어 참여 저널리즘 현상으로 나타난다. 전통 저널리즘은 분리주의를 통해 저널리즘의 독립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참여 저널리즘은 폐쇄성 극복을 시도한다. 참여의 노력은 종래의 뉴스 생산 방식의 본질을 흔들 수 있다. 우리가 참여 저널리즘 현상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여 저널리즘’, <<현대 저널리즘>>, 82쪽.
당신이 정의하는 참여 저널리즘은 무엇인가?
뉴스와 정보를 수집하고 보도하고 분석하고 배포하는 과정에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저널리즘이다.
시민이 뉴스 생산에 나서는 이유는?
자신의 삶과 뉴스의 연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전통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직접 뉴스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저자가 되고 싶은 욕망도 작용한다.
현실에서 참여 저널리즘은 어떤 모습인가?
제이 로슨 뉴욕대학교 교수가 ‘오픈 플랫폼 저널리즘’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뉴어사인먼트닷넷’이라는 플랫폼을 론칭했다. 2007년 3월 <<와이어드>>에 ‘시민 저널리즘’을 위한 구인 공고를 냈다. 참여 저널리즘의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뉴어사인먼트란?
시민이 직접 뉴스 이슈를 제안하고 재원을 기부하고 뉴스 생산 과정을 지켜보는 새로운 뉴스 생산 방식이다.
실제로는 어떻게 운영하는가?
먼저 시민이 이슈를 제시한다. 사이트 운영진은 전체 시민의 관심도와 필요성 여부를 따져 취재 이슈를 선정한다. 취재비용을 충당할 기부금을 모금하고 전문 저널리스트를 모집한다. 취재하는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용한다. 마지막으로 편집장이 취재 과정과 결과를 평가한다.
여기서 독자와 기자, 누가 뉴스를 만드는 것인가?
프로-암 저널리즘이다. 협력 저널리즘의 일종이다. 시민의 참여는 확대하고 취재 보도는 전문 저널리스트가 맡는다. 뉴스 생산에는 프로페셔널의 도움을 받지만 주도권은 시민이 가지고 있었다.
이 실험은 성공했는가?
참여는 폭발적이었지만 갈등이 심했다. 결국 시민들이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따로 구성해 뉴스를 만들었다.
프로-암 저널리즘의 전망은?
수용자에게 뉴스 생산 과정을 개방하면 프로페셔널 저널리즘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결과 전혀 예기치 못한 새로운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새로운 양상이란?
저널리즘의 폐쇄성이 무너지면 뉴스의 투명성을 높여 시민과 저널리즘 양식의 괴리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뉴스 조직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그러면 뉴스 조직은 인력 감축으로 구성원의 노동 강도를 높인다. 그 결과 뉴스의 질이 떨어진다. 그리고 보다 원론적인 문제도 있다.
보다 원론적인 문제가 뭔가?
뉴스를 게재하기 전에 시민 전문가들이 내용을 검증하는 절차가 문제가 된다. 오픈 소스 저널리즘은 외부 검열을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한다.
대안은?
뉴스 생산 주체와 영향 요인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저널리즘을 상호 교섭적인 역동성과 비선형적인 흐름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 책, <<현대 저널리즘>>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저널리즘을 이해할 때 우리는 저널리즘 현상, 즉 뉴스 내용만을 대상으로 삼는다. 이 책은 이런 접근틀을 벗어난다. 저널리즘 내부의 논리, 저널리즘이 외부 세계와 갖는 관계, 이론과 다르게 나타나는 저널리즘의 실제,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편향성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한다. 이런 맥락을 고려해야 저널리즘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사승이다. 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