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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설, 근대를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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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신소설 작가 이해조는 판소리 창극에서 구연되고 있던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끼타령〉을 각각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토의 간》이라는 소설로 활자화했습니다. 《매일신보》라는 최신의 근대 미디어를 통해 듣는 텍스트를 읽는 텍스트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고전 문학이 근대에 와서 어떻게 스스로를 갱신해 활약했는가 보여 줍니다. 근대문학기 독보적 …


미치리라, 더 수준 높게
02 문학,인티전체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여성은 세상에서 이름을 잃은 채 존재하거나 반대로 집요하고 따가운 조명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문단에서 성별에 따른 평판을 걱정하던 여성 작가들은 남성의 이름으로 남성의 어투로 말했습니다. 반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가면을 벗어 던지고 세상에 이렇게 외친 이들도 있습니다. “나는 미치리라. 아니, 더 수준 높게 미치리라.” 파격적인 여성성《엉겅퀴에 열린 무화과》2023년 …


바람결에 풍경 울리니 빈산에 달빛 비추네
02 문학,인티전체,한국고전문학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세상은 바쁘고 일은 많은데 무더운 날씨에 어쩐지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시원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몸 대신 마음이라도 시원한 곳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승(禪僧)들의 선시(禪詩)를 소개합니다. 집착과 굴레를 벗어 버리고 자연 속에서 오로지 깨달음을 추구한 스님들의 …


노인이잡은 물고기의 정체
02 문학,영국과 미국문학,인티전체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책에서 삽화는 빠른 이해를 돕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좋은 삽화는 작가의 의도를 새롭게 해석하여 제안하거나, 독자의 한계를 너머 보고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 줘요. 특히 고전 문학만큼 삽화가 제 기능을 하는 장르도 없을 거예요. 당대의 생활과 사회상을 보여줘, 그야말로 구름 위를 …


출세하려면 전쟁터에 나가라
인티전체,중국 홍콩 대만문학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당나라 시대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빨리 출세하는 방법은?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우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쉬울 리가 없지요. 출세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예나 지금이나 혹독했습니다. 그리고 그 힘겨운 행군길에서 ‘변새시’라는 한시의 장르가 탄생합니다. 인간은 혹독한 환경에 처할수록 훌륭한 문학과 예술을 창조하나 봅니다. 제후에 …


그래요 어머니, 우리는 슬플 일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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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어머니, 우리는 슬플 일도 없어요 어버이날입니다. 평생에 고쳐 못할 일, 지금 바로 하십시오.   아버지 새가 되시던 날 서홍관 시인은 1985년 신경림 시인과 이시영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그의 남은 생애 숙제는 전쟁과 편견, 착취와 폭력이 넘치는 세상 속 고통을 껴안는 것이다. 시인이 육필시 55편에 한 글자 한 글자 …


깨어지기 위한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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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지기 위한 공식 화면에서 중심은 8분의5 지점이다. 헤드라인은 비주얼을 그대로 쓰지 마라. 예쁜 핑크색은 옐로를 조금 넣어 준다. 디자인 공식이다. 답이 아니라 문제를 위한 공식, 깨어지기 위한 공식, 새로운 창조를 위한 공식이다. 공식의 파괴와 창조가 필요한 곳이 디자인만은 아닐 것이다.   101가지 디자인 공식 디자인은 개인의 지식과 경험, 예술적 감성이 …


시와 욕망의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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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욕망의 공공성 시는 무엇으로 만드는가? 언어다. 어디에서 태어나는가? 단어와 단어 사이, 그곳이 시의 고향이다. 공공성도 그렇다. 개인과 개인 사이, 이해와 욕망의 갈등 사이에서 공공성은 태어난다. 시는 언어를 살리고 공공성은 사회를 살린다. 시는 단어의 공공성, 공공성은 개인의 시.   윤선도 시조집 조선시대 시가 문학의 최고봉은 고산 윤선도다. 자연 생활의 자족감과 …


베갯머리 서책
일본문학

봄은 동틀 무렵. 산 능선이 점점 하얗게 변하면서 조금씩 밝아지고, 그 위로 보랏빛 구름이 가늘게 떠 있는 풍경이 멋있다. 여름은 밤. 달이 뜨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여기저기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근사하다. 반딧불이가 한 마리나 두 마리 희미하게 빛을 내며 지나가는 것도 운치 있다. 비 오는 …


이제현 사집
한국고전문학

무산일단운(巫山一段雲) 소상팔경 강천모설(瀟湘八景 江天暮雪) 風緊雲容慘, 바람 급해지고 구름 모습 어둡더니 天寒雪勢嚴. 날씨 차가워지며 눈발이 매섭구나. 篩寒洒白弄纖纖. 보슬보슬 차가움을 체로 쳐 흰 빛을 흩뿌려서 萬屋盡堆鹽. 만 채의 지붕에 모두 소금이 쌓이게 하네. 遠浦回漁棹, 먼 포구에 고깃배 돌아오고 孤村落酒帘. 외로운 마을에 술집 깃발 내려졌네. 三更霽色妬銀蟾. 한밤중 눈 그친 풍경이 은빛 두꺼비를 질투하기에 …


초판본 김광섭 시선
11 주말판

서울 크리스마스 무엇인가 다가오고 있다. 고요가 흔들리며 바람이 불어 風潮가 인다. 먹구름이 초생달 빛에 찢기며 한 조각 푸른 하늘이 면류관을 쓴 예수의 얼굴로 번진다. 서울 길 人波에 밀려 예수는 전신주 꼭대기에 섰고 성탄의 환락에 취한 무리들 붐비고 안고 돈다. 번화가의 전등은 장사치들의 속임과 탐욕이 내놓이지 않도록 경축의 광선을 조심스레 상품 …


가을, 하염없이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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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만 돌아왔다 1770년 제주 선비 장한철이 서울에서 치르는 회시에 응시하기 위해 뱃길에 오른다. 풍랑을 잘못 만나 5개월간 망망대해를 표류한다. 먼 남쪽 나라까지 떠내려갔다가 중국 상선을 얻어 타고 일본으로 향한다. 한라산이 보이는 곳까지 왔으나 안남 사람들에 의해 돛도 없는 배에 실려 버려진다. 가까스로 청산도에 닿아 목숨을 건진다. 스물아홉 일행 중 …


이 가을, 나두야 가련다
한국근현대문학

  알 수 없는 그리움과 뉘우침 하운(何雲)은 호다. 구름처럼 흩어져 떠도는 문둥이라는 뜻이다. 시인은 평생 나환자로 천형의 삶을 산다. 인간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형벌이다. 그래서 그는 높은 산에 에워싸인 채 알 수 없는 “그리움과 뉘우침”으로 “통곡한다”. 하운의 시는 처절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 고통은 관념이 아니라 실제라서 더욱 살을 저미는 …


아흐마둘리나 시선
러시아문학

2680호 | 2015년 7월 13일 발행 조주관이 소개하는 벨라 아흐마둘리나의 시 조주관이 옮긴 벨라 아흐마둘리나(Белла А. Ахмадулина)의 ≪아흐마둘리나 시선(Б. А. Ахмадулина Избранное)≫ 그녀가 속물근성과 싸우고 있을 때 그녀의 영감은 등 뒤에 숨어 어린 딸처럼 숨 쉰다. 이제 사방은 덥기만 한데 비 때문에 당황하는 도시. 가뭄에 찌들어 모든 것이 건조한데 나만이 …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201~300 출간 특집 5. 지식의 새로운 확장 방식
이해총서

2588호 | 2015년 5월 15일 발행 이해총서 201~300 출간 특집 5. 지식의 새로운 확장 방식 한 권이 열 권으로, 열 권이 한 권으로 이해총서는 10개의 유닛과 1개의 머리로 구성된 레고블록 시스템이다. 하나로도 완전하고 열이 모이면 더욱 견고해지는 지식의 완전체. 전범의 품격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드러난다. 광고만큼이나 창의적인 10가지 방법론 ‘어떻게’ …


천맥
한국근현대문학

2589호 | 2015년 5월 15일 발행 1930년대 조선의 사랑법 추선진이 엮은 최정희의 ≪초판본 천맥≫ 사랑을 빼앗는 현실 1930년대 조선은 사랑으로 뜨거웠다. 신여성은 교육 때문에 혼기가 늦었고 조혼의 풍습으로 남자들은 이미 다른 여자의 남편이었다. 유일한 즐거움인 사랑을 빼앗는 현실. 자유연애의 불길이 퍼져 나간다. 연이는 다시 “선생님”을 불렀다. 소리가 떨렸다. “선생님은 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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