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에 대한 소설 굿 혹시 이번에 찾은 고향이 많이 변하진 않았나요? 변화야 어쩔 수 없지만 친숙한 것들이 사라져갈 때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이 사랑했던 것이라면 더욱더 그렇죠. 오늘 작품은 김동리 작가의 <무녀도>입니다. 무녀인 어머니와 기독교인 아들의 갈등을 통해 사라지는 것, 잊혀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풀어냅니다. 주인공 모화는 …
스크린으로 간 문학 3. 무당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정호웅이 엮은 ≪김동리 작품집≫ 부처를 만나고, 예수를 만나고 굿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고 전통과 일상이 춤추고 나와 너가 우리가 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가 되고 예수를 만나면 예수가 되어 우리 속에 살아 있다. 믿기 어려우나 이러한 이야기도 있다. 그가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1930년대 우리 문학이 가장 많이 생산해 낸 것은 ‘전향소설’입니다. ‘전향’은 좌우익 계열의 작가들이 일제 사상 탄압에 의해 이념을 포기하고 국가주의에 매몰되어 갔던 궤적입니다. 특히 카프 작가들의 전향소설 속 인물들의 운명적 표정은 일제의 사상 동원과 통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그들이 경험한 삶의 굴절, 지만지한국문학의 책들로 소개합니다. 전향의 …
“함께 먹을라다가 하도 배가 고파서 먼저 먹었소.” “잘했네. 어머니랑도 잘 잡수시던가?” “잘 잡사겠다우.” 인수는 밥을 먹으면서도 동생이 무시로 마음에 걸렸다. 의사가 육물을 먹이지 마라던 것이었다. “망할 자식, 고깃국 한 그릇 먹을 복이 없어서!” <가난한 형제>, ≪오유권 작품집≫, 오유권 지음, 윤송아 엮음, 99쪽 가난한 형제는 누구인가? 꼭두말집 인수와 평수다. ‘연 …
2666호 | 2015년 7월 3일 발행 죽음보다 깊은 삶, 고석규의 여백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5. 다시 살아난 평론가 고석규 남송우가 엮은 ≪고석규 평론선집≫ 죽음보다 깊은 삶 전쟁에서 남들처럼 죽지 않으면? 삶보다 죽음이 더 익숙해지면? 그러고 나서도 살아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지금에 없는 것을 보는 것, 일찍이 없었던 것을 아는 것, …
2664호 | 2015년 7월 2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4. 해방 정국, 비평가의 주체론 서경석이 엮은 ≪조연현 평론선집≫ 비평에서 객관과 주관의 사실성 좌파는 유물사관의 객관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비평하는 것은 비평가이고 비평가는 인간이며 인간은 주관이고 모든 주체의 객관은 주관의 객관이다. 이제 문학의 유물사관에게 물어야 한다. 너는 주관 없는 객관인가? “詩나 小說이 …
2662호 | 2015년 7월 1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3. 한국에서 무산대중문학의 길 오태호가 엮은 ≪김기진 평론선집≫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실패와 성공 폭발, 복수, 투쟁만으로 무산대중의 문학은 불가능하다. 주장은 묘사되어야 하고 현실에서 숨 쉬어야 한다. 발자크는 현실을 묘사함으로써 당대의 세계관을 굴복시킨다. 사실이 관념을 이긴 것이다. 완전히 실패라는 이 작품의 작가는 누구인가? …
2660호 | 2015년 6월 30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2. 1910년대 등장한 한국 최초의 평론가 임정연이 엮은 ≪이광수 평론선집≫ 문학이란 무엇인가? 한국에 근대문학의 문을 여는 첫 걸음은 무엇인가? 문학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고 그에 답하는 것이다. 이광수는 이제부터의 문학이 종래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에 답한다. 이광수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 리터라투어(Literatur) 또는 …
2658호 | 2015년 6월 29일 발행 한국 출판사 초유의 사건,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1. 김종회 기획위원 인터뷰 이때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시와 소설의 전집과 선집은 많다. 그러나 문학평론 100년사를 정리하는 선집은 없었다. 지만지 한국문학평론선집은 50명의 대표 평론가를 통해 한국 문학평론의 역사를 확인한다. 초판본의 의식과 문체가 역사를 일으켜 …
2609호 | 2015년 5월 28일 발행 손 끝의 가시 같은 당신의 양심 김유중이 엮은 ≪초판본 이범선 작품집≫ 양심은 가시다 윤리는 나이롱 빤쯔 같은 것, 관습은 소녀 머리에 달린 리본 같은 것, 법률은 까마귀쯤 되면 상투 끝에 올라앉는 허수아비 같은 것이다. 그럼 양심은 뭔가? 별것 아니지만 건드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가시 …
2576호 | 2015년 5월 7일 발행 지만지 한국동시문학선집 100종 출간 특집 4. 우리 동시의 시 운동 이준관이 엮은 ≪박목월 동시선집≫ 우리 동시의 시 운동 동시도 시가 되어야 한다. 시인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필연의 갈구, 그것을 느끼고 꿈꾸는 자기 세계의 발현. 목월이 앞에 섰다. 최남선 정지용 윤동주와 함께 우리 동시의 시성을 …
2559호 | 2015년 4월 27일 발행 강신재 소설이 부정하고 부정하는 것 이성천이 엮은 ≪초판본 강신재 작품집≫ 오빠를 사랑한다 포기하면 일상의 평화, 추구하면 사회의 질책이 따른다. 강신재의 태도는 선명하다. 사랑에 죄의식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절망을 만나면? 공상이 시작된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아니 …
지만지 사월의 신간 2/5. 왜는 위험하다 홍용희가 엮은 ≪초판본 장용학 소설선≫ 우리가 이렇게 사는 이유 너는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묻는다. 주인공은 그것은 별로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이유가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제 질문은 의심을 지나 불신이 되고 폭력이 된다. 裁判長은 넥타이의 매듭을 만지면서 十 年 징역을 言渡했다. 놀란 것은 檢事였다. …
허혜정이 묶은 ≪초판본 서정주 시선≫ 미당, 너는 누구냐? 가난과 상실 그 너머의 세계, 한국 근대기의 시련과 번민, 팔 할이 바람이었다는 유랑벽, 현실 저쪽을 향하는 정신의 시선, 저주받은 길의 선택, 그에 따르는 자기 징벌과 자학, 오직 시의 이슬을 마시려는 결연한 탐미 의식이 아닌가? 冬天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은 눈섭을 즈문 …
한국 현대 시 신간 <<초판본 김달진 시선>> 봄날, 우주 느낌 거기 있었다고 다 보는 것은 아니다. 보일 수 있었으나 의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그것은 없는 것이 된다. 봄에는 꽃이 핀다. 질 때까지 의식하지 못하면 그곳에 꽃은 있었을까? 바쁜 마음에 꽃이 들어설 자리는 있었을까? 김달진은 씬냉이, 곧 씀바귀의 꽃을 본다. 봄을 …
지만지 한국시문학선집 신간 <<초판본 임영조 시선>> 기대지 마라 성실한 직장인 임영조는 벽 보고 자리한 지 백일만에 말한다. “이제 알겠다, 내가 벽이다.” 돌아서면 내 등이 너의 벽이 되고 너의 등이 나의 벽이 되므로 들어갈 문도, 나설 문도 없다는 사실. 한 평생 제 영혼을 헹구며 살았다는 한 인간의 홀로서기, 기대지 않는 삶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