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판의 노래 정처 없는 삶의 이치란 알기 쉬운 것 만물의 하나라도 어긋나게 할 수 없다 물이 깊으면 물고기 즐거워하고 숲이 무성하면 새들이 돌아오는 것 노쇠한 나는 가난과 질병을 달게 받으리 부귀영화에는 시비가 따른다네 가을바람이 등받이와 지팡이에 불어와도 나는 이 북산의 고사리 싫은 줄 모르겠구나! 秋野 五首 其二 易識浮生理, 難敎一物違. …
김의정이 엮고 옮긴 ≪이상은 시선(李商隱詩選)≫ 시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 시인은 감정이 무르익은 순간 어떤 사물을 만난다. 마음과 물질이 완전히 하나가 되면 시는 예술이 된다. 모자라거나 넘치면 답답하거나 소란해진다. 비흥은 쉽지 않다. 무제−만나기 어렵지만 이별도 어려워(無題−相見時難別亦難) 만나기 어렵지만 이별도 어려워, 봄바람 힘 잃고 온갖 꽃 시들어 가는데, 봄날 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서야 …
가을비 탄식 빗속에 온갖 풀들이 문드러져 죽는데 섬돌 아래 결명은 빛깔이 곱구나 가지에 가득한 잎은 공작 깃털처럼 뒤덮이고 가지마다 활짝 핀 꽃 황금 동전 같아라 쓸쓸히 찬바람 네게 거세게 불어 대니 네가 장차 홀로 서 있지 못할까 걱정스럽다 마루 위의 서생은 부질없이 머리만 희어 바람결에 향기 맡고 눈물 흘린다 秋雨嘆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