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당나라 때도 한류가 있었던 거 아세요? 한유의 한과 유종원의 유인 한류(韓柳)였어요. 이 둘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고문 운동을 이끌었죠. 당송팔대가로 묶이는 명문장가들이지만, 둘은 정말 달랐습니다. 한유는 골수 유학자였지만, 유종원은 유학이 근간이되 불교와 도교를 두루 포용한 합리적 진보였으니까요. 그래도 둘은 ‘한류’로 묶여 …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지던 날 <여름 꽃>의 작가 하라 다미키는 그곳에 있었다. 그 순간은 “마치 마술과도 같았다”. 다미키는 “현대 일본 문학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문”으로 현대 일본의 가장 참혹했던 그날을 증언한다. 역사가 지배자와 승리자의 기록이라면 문학과 예술의 사명은 무엇이어야 할까. 하라 다미키 단편집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떨어질 때 하라 다미키도 그곳에 있었다. …
시와 욕망의 공공성 시는 무엇으로 만드는가? 언어다. 어디에서 태어나는가? 단어와 단어 사이, 그곳이 시의 고향이다. 공공성도 그렇다. 개인과 개인 사이, 이해와 욕망의 갈등 사이에서 공공성은 태어난다. 시는 언어를 살리고 공공성은 사회를 살린다. 시는 단어의 공공성, 공공성은 개인의 시. 윤선도 시조집 조선시대 시가 문학의 최고봉은 고산 윤선도다. 자연 생활의 자족감과 …
2477호 | 2015년 3월 5일 발행 류종목의 소동파 사선 류종목이 옮긴 소식(蘇軾)의 ≪소동파 사선(蘇東坡詞選)≫ 시를 짓듯 사를 짓고 사는 대중가요였다. 통속이었고 볼 것이 없었다. 동파가 등장하자 사는 시의 반열에 선다. 지식인의 감정이 이것에 실려 서정의 시가 된다. 천재는 규범에 얽히지 않았다. 타고 놀았다. 人有悲歡離合 사람은 슬프다 기쁘고 헤어졌다 만나는 것 …
잠 못 드는 밤 베개 안고 씨름하는 긴긴 밤이 싫은데 나의 작은 창문이 도무지 안 밝는다. 적막한 시골 마을에 개 한 마리 짖어 대고 기울어진 달 아래 몇 사람이 길을 간다. 부스스한 살쩍은 희어진 지 오래건만 나그네의 마음은 어쩐지 편안하다. 황량한 정원에서 베를 짜는 베짱이야 쓸데없는 짓이지 네가 무얼 짜겠느냐? …
중국 문학 고전 신간 ≪소동파 산문선(蘇東坡散文選)≫ 도가 나를 찾아올 때 잡으려 뛰어가면 홀연히 사라지는 것, 세상 사람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목숨을 걸고라도 얻으려 하지만손에 쥘 수도 없이 가벼운 것, 그래서 잡을 수 없는 것이 도라고 한다. 그래도 그것이 필요하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한 대장장이가 불꽃과 쇠의 도를 터득하듯이 마음자리 비워 놓으면 그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