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키워드: "박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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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희롱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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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홍만종은 당쟁에 휩싸여 관직을 잃고 남은 세월을 저작으로 보냈습니다. 그때 그가 발견한 것이 ‘웃음’입니다. 세상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 웃음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우스운 이야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들을 모은 《고금소총》에 이어 속편 《속고금소총》을 편찬했습니다. 여기에는 자신이 직접 수집한 이야기를 엮은 《명엽지해》라는 부록을 …


유보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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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어떤 이야기는 쓰는 것이 괴로워 방치되었다가 영영 결말을 잃습니다. 미완과 무한을 동경하는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일부러도 그랬습니다. 완결된 형식의 이야기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미완의 이야기는 결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린 결말은 수용성을 확장합니다. 작가에게 결말을 부여받지 못한 작품, 독자의 더욱 적극적인 해석을 기다리는 …


비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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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억압된 이곳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는 여력이 없고 때로 고통스럽습니다. 도피의 도피로, 욕망의 욕망으로 치닫는 생의 순간들을 지나옵니다. 자아와 사회가 부딪힐 때 일어나는 갈등, 그 안에서의 고뇌와 방황은 삶을 흐르는 강렬한 주제입니다. 인생에서 비밀이 생기면 나는 나와 더 밀접하게 관계 맺게 됩니다. 쓸쓸하고 영민하며 비범하게 세상을 …


딸들의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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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서사무가 〈제석본풀이〉의 당금애기는 딸과 아내와 어머니로서 수난을 겪습니다. 원치 않던 임신을 했고, 남성에게 버림받았으며, 가문을 욕보였다는 이유로 쫓겨납니다. 남편의 부재 속에서 출산하고 양육합니다. 여성의 수난은 문학의 가장 오래된 주제입니다. 문화·구조적으로 여성이 억압됐던 고전 시대. 여성의 수난을 그린 작품을 소개합니다. 집 밖에 던져진 양갓집 규수, …


평생 동안 술은 그치지 아니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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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술은 마시면 그 즉시 알코올이 혈류로 들어가 약 10분 이내에 즉시 효과를 나타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증가할수록 중추신경이 억제돼 불안이 완화되며 기분이 유쾌해지고, 온몸에 피가 돌아서 보기에도 아름다워지는 의외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알코올에 적신 부싯깃에 삶을 부딪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도 처참한 …


실낱같이 이어진 과학과 철학의 상호작용
08 자연과학,인티전체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20세기 들어 학문은 점점 전문화 세분화의 길을 걷습니다. 개별 학문에 대한 지식이 깊어지는 반면 학문 간의 벽은 두껍고도 높아집니다. 그래도 철학과 과학의 상호작용은 실낱같이 이어졌습니다. 철학은 과학 탐구의 목적과 의미를 밝히고, 과학은 그 철학적 성찰의 결과를 지표로 삼아 탐구를 수행했습니다. 철학과 과학을 잇는 성찰의 전통을 살핍니다. 《경험과 …


연극이 정말 뭔지는 모르겠지만
연극,인티전체,희곡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희곡은 연극과 뗄 수 없는 문학 장르로 그 텍스트는 무대와 관계된 수많은 이들에 의해 해체되고 절제되고 확장되며 간직됩니다. 원시적 연극은 대사보다 동작, 노래, 하나의 분위기로 이루어져 희곡은 그보다 뒤에 생겨났습니다. 희곡 형식은 과거에 반발하고 관습에 부딪치며 발전했습니다. 전통 양식과 틀을 깨는 연극적 상상력으로 무대와 텍스트 사이를 …


知의 회랑, 경성제대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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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1924년, 도쿄-교토-도호쿠-규슈-홋카이도에 이어 제국 일본은 식민지 조선의 수도 경성에 여섯 번째 제국대학을 설립했습니다. 해양 연구를 위해 설립한 타이페이제국대학과 현저히 달랐음은 사치스러운 학과 구성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문학, 철학, 사학 세 학과로 나뉘었던 법문학부 문과에 14개의 전공과 27개의 강좌가 개설됐습니다. 그중에서도 영문학과는 비록 간접적이나 …


한센인으로 산다는 것
02 문학,인티전체,일본문학,한국근현대문학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20세기 초, 우생학과 제국주의와 맞물리며 더욱 철저해졌습니다. 한센인들은 법에 의해 격리 수용되어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음은 물론 강제 불임 시술과 임신 중절 수술을 당했으며 가족으로부터 절연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나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천형(天刑)이라는 그릇된 낙인이 찍힌 채 신체가 무너져 내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한센인들은 …


조선소설, 근대를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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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신소설 작가 이해조는 판소리 창극에서 구연되고 있던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 〈토끼타령〉을 각각 《옥중화》, 《강상련》, 《연의 각》, 《토의 간》이라는 소설로 활자화했습니다. 《매일신보》라는 최신의 근대 미디어를 통해 듣는 텍스트를 읽는 텍스트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고전 문학이 근대에 와서 어떻게 스스로를 갱신해 활약했는가 보여 줍니다. 근대문학기 독보적 …


詩는 신의 자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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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흠결이 있지만 위대한 시들이 있지요. 인식의 실패, 이해의 실패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런 결함도 시의 온전함의 일부분이 되기에 나는 여전히 그 시들이 신의 자손이라고 느낍니다.” 중국계 미국 시인 리영리의 말입니다. 소외와 배제, 굴곡진 삶의 배경 속에서 신의 자손을 남긴 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소외와 정체성에 대한 천착 《내가 당신을 …


1945년 히로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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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3일 뒤 나가사키에도. 도시는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거리에 시체들이 널브러졌습니다. 작가들은 인간의 눈과 작가의 눈, 두 눈으로 그 형상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시체의 거리≫ 속 작중 화자가 말합니다. “언젠가는 쓰지 않으면 안 되지. 이걸 본 작가의 책임인걸.” 쓰지 않을 수 …


붓이 얼어 급히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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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후세는 편지를 열어 본다. 격려와 충고, 그리움 같은 내밀함부터 빌려 간 책을 돌려 달라는 일상, 이(理)와 기(氣)의 원리에 대한 정치·학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선대의 편지를 열어 보며 그들의 문화와 교제, 사고를 읽어 낸다. 때로는 글자 아래 감춰진 그들의 내면을 만나기도 한다. 내일은 비가 올 것 …


고대 공간이 품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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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역사학은 시간을 축으로, 지리학은 공간을 축으로 연구가 이루어집니다. 시간과 공간에는 이야기가 깃듭니다. 특히 오래전 지지(地誌)에는 풍속과 설화, 역사가 한데 모여 있어 그 시대의 사상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의 지리서를 만나 봅니다. 《원서발췌 수경주》 2024년 1월 신간 고대 북위 시기 저술된 하천지입니다. 중국 각지의 수로를 따라 그 주변 …


그들은 왜 인간이 되었나?
인티전체,한국고전문학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 애니메이션까지 인류는 오래 전부터 동물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향유해 왔습니다. 단군신화의 쑥과 마늘을 먹는 곰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한국의 동물담에는 여우, 토끼, 두꺼비, 구렁이 등 수많은 동물이 등장합니다. 이들 이야기에는 영예의 순간도, 재치의 순간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지혜를 …


미치리라, 더 수준 높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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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여성은 세상에서 이름을 잃은 채 존재하거나 반대로 집요하고 따가운 조명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문단에서 성별에 따른 평판을 걱정하던 여성 작가들은 남성의 이름으로 남성의 어투로 말했습니다. 반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가면을 벗어 던지고 세상에 이렇게 외친 이들도 있습니다. “나는 미치리라. 아니, 더 수준 높게 미치리라.” 파격적인 여성성《엉겅퀴에 열린 무화과》202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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