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복수는 개인의 일, 벌은 신의 일, 양자의 중간에 사회와 법이 있다. -빅토르 위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뿌린 대로 거두고 당한 만큼 갚아 주는 복수 이야기는 짜릿합니다. 법이 공정하고 정의가 바로 서 잘잘못이 명백히 가려진다면? 주인공이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원수를 단죄하는 이야기는 복수극보다 더 통쾌합니다. 석회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부처는 ‘깨달은 이’라는 뜻입니다. 진리를 깨닫고 자유인이 된 사람이죠. 2500년 전 밧칼리라는 사람은 병들어 회복할 가망이 없자, 마침 근처에 오신 부처님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부처님은 밧칼리의 집에 방문해 위로합니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 약은 먹었느냐?” “부처님, 저는 이제 살아날 가망이 없습니다. …
유럽의 유럽, 어제의 시간 오늘을 알고 싶다면 어제를 봐야 한다. 불행하게도 츠바이크는 그의 시대에 유럽의 존재에 대해,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도 찾지 못했다. 우리에게 유럽은 익숙하다. 그러나 유럽의 유럽, 곧 조지아도, 루마니아도, 헝가리도, 세르비아도, 우크라이나도 영 낯설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럽에 대해 무엇을 아는 것일까? 유럽의 어제만이 유럽의 오늘을 말할 …
우리에게 필요한 논리적 공간과 시간을 탐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반전(Retorsion)은 유명한 어법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1402a 2권의 끝 부분을 참조하십시오. 반전은 연설가에게서 찾을 수 있고 특히 코락스(Korax)의 특정한 기예에 속하는 것입니다. ≪니체와 소피스트: 우리에게 필요한 논리≫,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지음, 이상엽 옮김, 135쪽 코락스가 누구인가? 소피스트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수사학≫에서 그의 연설을 …
물의 요정들의 왕: 이게 땅이다…. 물의 요정: (옹딘의 손을 잡으면서) 땅을 떠나자, 옹딘. 빨리! 옹딘: 오, 그래! 땅을 떠나자…. 기다려! 이 침대 위에 있는 멋진 남자는 누구지…. 저 남자는 누구야? 물의 요정들의 왕: 그의 이름은 한스다. 옹딘: 정말 멋진 이름이네요! 그가 움직이지 않는데, 무슨 일인가요? 물의 요정들의 왕: 그는 죽었다…. …
“‘마이스터’는 독일 정신을 상징하는 또 다른 단어다. 마이스터를 비롯한 독일 기술자들이 일하는 광경을 보면 ‘독일 병정’이란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근무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누가 감시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마이스터의 자기 기술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놀라울 정도다. 말없이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만 토론이 필요할 때는 몇 시간 동안이나 격론을 …
“법원이 ‘퍼블리시티권’의 침해를 인정함으로써 손해배상액을 적절히 산정하는 것은 한류 시장의 확산에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창출된 이익은 ‘개척자’와 ‘스타’에게 동시에 지급되지 아니한다. 일단 개척자가 이익을 얻은 뒤에 스타에게 분배될 수밖에 없다.” ‘스타, 한류 시장, 그리고 퍼블리시티권’, <<퍼블리시티권의 이해>>, xvii쪽. 한류 시장 개척자는 이익을 스타와 어떻게 나누는가? 이익 분배에 쓰이는 …
2511호 | 2015년 3월 27일 발행 대한민국 표현 자유 확장의 10가지 판례 이승선이 쓴 <<표현 자유 확장의 판결>> 표현의 자유란 무엇의 자유인가? 인터넷에서 허위 사실을 떠들어 댄다. 사람들은 속고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공공의 이익을 해칠 수 있으므로 그를 처벌할 수 있는가? 없다. 공공의 이익을 해쳤는지 누가 알겠는가? 표현의 자유는 표현한 …
김태숙이 안내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세계 김태숙이 뽑아 옮긴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의 ≪로드 짐(Lord Jim)≫ 도덕에서 현실로, 그러고는 반대로 죽음은 무서웠다. 본능은 삶을 지시했다. 그래서 살았으나 부끄러웠다. 그다음은 반대다. 살 수 있었지만 죽음을 택한다. 그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가? 어떻게 평범한 인간은 고결한 인간이 되는가? “자신의 도덕적 정체성을 불길로부터 구해 내려는 개인의 몸부림은, …
2366호 | 2014년 12월 19일 발행 세기말 오스트리아의 세련된 문체 남기철이 옮긴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테레제, 어느 여인의 일대기(Therese, Chronik eines Frauenlebens)≫ 애증의 뿌리와 열매 합스부르크 왕조에 대한 애착과 증오. 거부하면서도 아까운 기억. 기대하면서도 불안한 희망. 세기말의 딜레마가 모자의 딜레마로 모습을 드러낸다. ‘넌 네 아빠처럼 나쁜 인간이 되지는 않을 거야. …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이승선이 쓴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표현의 자유가 심의될 수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독재체제에서 산다. 없다면 당신은 민주체제에서 산다.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면 민주주의라고 불러도 좋다. “표현물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이 심의위원회에 참석한다. …
스크린으로 간 문학 1. ≪순애보(殉愛譜)≫ 곽승미가 엮은 박계주의 ≪순애보(殉愛譜)≫ 강도 강간 그리고 선한 사람들 시기와 질투가 있고 욕정과 욕망이 있으며 강도와 강간이 벌어진다. 그랬던 사람들이 모두 참회하여 진실한 인간이 된다. 감각과 감상과 이상은 우리를 흔들고 그래서 우리는 통속소설을 읽는다. 사랑에는 조건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윤명희다. 그녀는 우연히 원산 해수욕장에서 …
한여름의 새 책 1. 이제야 설명할 수 있게 된 영화의 비밀 캐런 펄먼(Karen Pearlman)이 쓰고 김진희가 옮긴 <<커팅 리듬, 영화 편집의 비밀(Cutting Rhythms: Shaping the Film Edit)>> 커팅 리듬, 눈 뗄 수 없는 영화의 비밀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음정 박자 리듬이 있다. 의미 있는 스토리라인, 적절한 시퀀스의 배분 다음에는 긴장과 …
6월의 새책. 문화 콘텐츠 히트 공식을 찾았다 양성희가 쓴 <<파워 콘텐츠 공식>> 연애만 했던 한국 드라마 병원에서도, 경찰에서도, 법정에서도 그리고 회사에서도 한국인은 연애만 했다. 메디컬, 범죄, 법정 그리고 기업 드라마의 장르 따위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고 나서 지금, 한국 드라마는 최고의 로맨스 콘텐츠가 되었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품질에 더해 날로 …
5월의 신간. 진리는 합의될 수 있는가? 방정배가 쓴 <<진리와 커뮤니케이션>> 소통 합리와 목적 합리의 별거 진리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고 과정이며 결과다. 주체는 인간이므로 목적은 다양하고 과정은 알 수 없다. 소통의 순수와 목적의 욕망이 충돌한다. 현실은 별거를 명령한다. 진리의 소재지가 바로 언어이고 그 진리를 만들어 내는 모태가 커뮤니케이션 행위와 그 담론임이 밝혀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