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라의 사랑 그리고 문학 눈보라와 칼바람에도 100년 전 그곳은 뜨거웠다. 볼셰비키의 붉은 깃발이 광장을 뒤덮었다. 유럽의 변방이자 아시아의 이국, 혁명으로 역사는 그 전과 후로 나뉘었으나 러시아의 사랑과 유머, 신화와 종교는 특유의 빛깔을 잃지 않았다. 문학도 그러했다. 눈사태 러시아의 베스트셀러 작가 빅토리야 토카레바의 소설이다. 음악과 가정밖에 모르던 이고리는 휴양소에서 우연히 …
웃고 있지만 생각의 깊이는 알 수 없다 중국 최초의 우스개 모음집. ≪소림(笑林)≫은 ‘웃음의 숲’이다. 소화(笑話)는 풍부한 상상력과 해학이 넘치는 고사를 간결한 문장 형식과 소박한 언어로 묘사한다. 현실의 모순을 신랄하게 풍자해 독자를 웃게 만들고, 동시에 깊은 생각에 젖게 한다. 노신은 이 책을 두고 “비위를 들춰내고 오류를 드러낸 것… 후대 해학문의 시조다”고 …
레프 톨스토이가 쓰고 이영범이 옮긴 ≪인생론 (О жизни)≫ 결코 죽지 않는 죽음 개체가 사라진다. 육신의 외연과 의식의 시간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이것뿐이었나? 내가 사랑한 모든 것에 이미 내재한 나는 무엇인가? 그것도 사라질 수 있는가? 미래의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단지 지금 현재의 활동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
이영범이 골라 옮긴 ≪체호프 유머 단편집(Ю мористические рассказы А. П. Чехова)≫ 그때나 지금이나 웃겨 술, 권위, 치맛바람, 성과 성, 이름 이야기, 군대 회고록 그리고 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어디서나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그것도 체호프의 필치라니, 웃어 볼 만하다. ‘돼지 새끼 같은 그놈 때문에 사할린으로 가다니, 이것도 현명한 짓은 못 …
지만지와 함께하는 겨울 여행 역사를 묻는 볼가강의 눈보라로부터 살을 에는 북간도의 칼바람을 거쳐 괴물이 서식하는 북극의 얼음 바다까지 너무 떨지는 않으셨나요? ………… 아, 아직 여름이군요. 결별의 온도 북국의 문학 천재가 전하는 남자와 결별, 0℃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한 기온 그리고 세상을 할퀴듯이 찾아오는 싸락눈의 이야기. ≪나기빈 단편집≫, 유리 나기빈 지음, 김은희 …
지식을만드는지식과 겨울여행 4. 푸시킨과 대위의 딸 명예는 젊어서부터 지켜라 눈과 얼음의 나라를 찾아가는 우리들의 여행, 네 번째 안내자는 푸시킨과 대위의 딸 마샤다. 때는 1773년 전후, 장소는 볼가강 유역과 남부 우랄 지방. 레퍼토리는 푸가초프 농민 반란이다. 한번 내리기 시작한 눈은 대지 위의 모든 것을 덮는다. 처음에 하늘이 사라지더니 곧 땅도 사라지고 …
용서하십시오 포즈드니셰프는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다. 질투심은 불꽃을 일으킨다. 베토벤 소나타 9번이 깊은 곳에 잠자던 욕망을 흔들어 깨운다. 아내를 죽인다. 모든 것을 깨달은 뒤 그의 마지막 대사는 “네, 용서하십시오” 였다. 누가 무엇을 그리할 것인가? <<크로이처 소나타(Крейцерова соната)>>는 톨스토이가 61세이던 1889년에 발표되었다. 그는 자연을 선한 것으로, 문명을 악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소설의 …
웃기는 책들 개그는 현실 같고 현실은 개그 같다. 그런데 현실의 개그는 웃길수록 짜증난다. 인간의 특권인 웃음을 그렇게 소모시키다니? 진정 수준 높은 웃음을 만나보자. 중국 최초의 우스운 이야기 모음집 제목만 보고 오해마시길. ‘쿵푸의 본산’이 아니라 ‘웃음의 숲(笑林)’이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명문장가 한단순이 해학과 풍자로 빚어낸 고사들을 들려준다. 조조가 총애할 만큼 문장이 뛰어났던 …
‘내 형의 동생’ 또는 쓸개 빠진 놈으로 자처한 작가 러시아 단편의 대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는 이런 필명으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영범은 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출몰하는 기상천외의 작품 가운데 불멸의 21편을 골라 새로운 스타일로 번역해 냈다. 몇 작품은 한국 초역. 단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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