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억압된 이곳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는 여력이 없고 때로 고통스럽습니다. 도피의 도피로, 욕망의 욕망으로 치닫는 생의 순간들을 지나옵니다. 자아와 사회가 부딪힐 때 일어나는 갈등, 그 안에서의 고뇌와 방황은 삶을 흐르는 강렬한 주제입니다. 인생에서 비밀이 생기면 나는 나와 더 밀접하게 관계 맺게 됩니다. 쓸쓸하고 영민하며 비범하게 세상을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가족’은 희곡의 오래된 주제입니다. 화목하고 단란한 모습으로 재현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갈등에서 대단원으로 나아가는 전통적인 극 진행 방식 때문일까요, 가족 이데올로기 안에서 구성원 모두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일까요? 소통 부재, 이해 부족으로 위기를 맞은 현대 가족의 자화상을 모았습니다. 가정의 달을 마무리하며 가족의 정의, 의미를 돌아봅니다. 사춘기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노여움이 일면 결과를 생각하라.” -공자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이상 동기 범죄가 기승입니다. 누적되었던 불만과 증오가 무분별한 폭력으로 터지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양극화, 자기 과시 풍조, 상대적 박탈감이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줄스 파이퍼의 〈폭력 시대〉가 묘사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방향과 정도를 상실한 분노의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7월 2일, 현대 연극의 표상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출가 피터 브룩이 별세했습니다. 20대에 연극계에 입문해 97세 나이로 영면에 들기까지 70여년 간 10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습니다. 후반에는 파리 10구에 방치되어 있던 극장 ‘부프 뒤 노르’를 인수해 자신의 연극적 꿈과 환상을 펼쳤습니다. 관습적인 재현을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책에서 삽화는 빠른 이해를 돕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좋은 삽화는 작가의 의도를 새롭게 해석하여 제안하거나, 독자의 한계를 너머 보고 느낄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 줘요. 특히 고전 문학만큼 삽화가 제 기능을 하는 장르도 없을 거예요. 당대의 생활과 사회상을 보여줘, 그야말로 구름 위를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어버이날은 잘 보내셨어요? 저희 형제들도 오랫만에 1팀 2팀으로 나누어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예전처럼 다 모이지 못해도 얼굴은 꼭 보고 싶었거든요. 곧 스승의 날과 성년의 날, 부부의 날도 다가오네요. 코로나 조심하시면서 가족, 친지들과 함께하는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더 파더>의 강렬한 원작 앤소니 홉킨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내가 읽은 희곡이 무대에 오르거나 영화로 발표되면 정말 궁금해집니다. 감독은 어떻게 공간을 해석하고 구성했을까, 캐스팅은? 배우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그리고 드디어 영화를 봅니다. 보는 내내 머릿속에 태풍이 휘몰아칩니다. 이 감독은 이렇게 했구나! 이건 원작하고 다르네? 오늘은 영화로도 성공한 명품 희곡 4편을 소개합니다. 소설보다 잘 읽혀요. …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와 대학로 인간과 사회와 피와 땀과 성공과 실패와 희로애락까지 모든 게 예술로 승화하는 무대. 그곳의 명멸하는 조명 아래서 펼쳐지는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 지만지드라마가 내놓는 현대 희곡. 지평선 너머 유진 오닐에게 첫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다. 메이오가의 성향이 다른 두 형제 로버트와 앤드루, 그리고 이들과 삼각관계로 …
가장 치명적인 동물 진화는 맹목이다. 의도나 목적이 없다. 호모사피엔스,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으로 여기는 인간은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동물로 진화했다. 치명적 능력이 인류의 멸종을 불러올 수 있고, 그것이 행성 지구의 다른 동물에겐 축복일 수 있다. 그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동물 철학 천줄읽기 다윈의 진화론과는 다른 획득형질 이론을 담고 …
남과 다를 권리 중년 남자가 열 살 소녀를 만나 재워 준다. 남자는 남자를 사랑하고 소녀는 자신을 물고기라고 생각한다. 서로 과거를 찾아 오늘을 치유하며 남과 다를 권리를 이야기한다. 교육, 철학, 예술, 종교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길일진대, 남과 다르지 않고 어떻게 내가 될 수 있을까. 벨기에 물고기 프랑스 신진 극작가이자 배우인 …
휴대폰, 그는 누구인가 마지막 순간에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이름, 아니야, 휴대폰을 남긴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자신만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다. 유언을 녹음하고 동영상을 남기고 짧은, 또는 긴 영화도 찍는다. 이제 휴대폰을 아이폰이나 갤럭시라고 부르지 말라. 진실하게, 또 경건하게 고백하라. 이것은 나다. 죽은 남자의 휴대폰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이 이름을 남기던 …
2563호 | 2015년 4월 29일 발행 아버지 없이 아들 찾기 임혜경이 옮긴 조엘 폼므라(Joël Pommerat)의 ≪이 아이(Cet enfant)≫ 내 아들 맞나? 죽은 자가 누구인가? 당신의 아들인가? 처음엔 그랬는데 다시 보니 아니었다. 잊을 수 없는 얼굴이어서, 그래서 아들인 줄 알았는데 옆집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그림자 없이 아들 찾기, 어려운 일이다. 마담 마르케르: …
가족극장 4. 장뤼크 라가르스Jean-Luc Lagarce의 <<단지 세상의 끝Juste la fin du monde>> 세상의 끝은 어디인가? 어느 일요일, 10년 전 집을 떠난 장남이 돌아온다. 어머니, 여동생 쉬잔, 동생 앙투안 내외가 모인다. 식구들은 쉼 없이 비난과 원망을 쏟아내고 돌아온 아들은 자신의 말을 가슴에 묻은 채 다시 집을 떠난다. 시한부 삶의 루이, 그 …
프랑스 희곡 ≪단지 세상의 끝(Juste la fin du monde)≫ 그렇다고 끝나는 건 아니야 프랑스에서 2007년은 장뤼크 라가르스의 해였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혜경은 독특한 독백체 희곡 ≪단지 세상의 끝≫을 한국 독자에게 소개한다. 죽으면 그의 세상은 끝나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루이: 정확히 이렇게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대로 되었다, 하루가 …
인생 교재, 수업 교재 모든 고전은 인생의 교재다. 고전을 강의 교재로 쓰는 학생들은 행복하다. 학점 말고도 수업에서 얻을 게 많기 때문이다. 소설이 한 줄? 그런데 명작? “깨어났을 때, 그 공룡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의 작품 <그 공룡>의 전문이다. 전 세계적 평가를 얻은 초단편 소설의 고전이다. 문학에 더 이상 새로운 …
웃겨도 웃을 수 없는 부조리극 연극의 네 요소는? 무대, 배우, 관객, 희곡. 희곡의 세 요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까지 줄줄이 외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그럼 희곡 한 편을 끝까지 읽어 본 학생은? ……. 찾기 힘들다. 이제 이 부조리극을 끝내고 새 막을 올려야 한다. 거기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 부조리는 체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