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예술은 늘 동시대 기술 진화에 기민하게 반응합니다. 새로운 감각, 독창적 메시지 발굴을 멈추지 않습니다. 가상과 현실이 연동되는 새로운 우주,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과 메타버스의 관계부터 예술 생산·유통·소비의 변화까지 두루 조망하는 아트코리아랩총서를 소개합니다. 예술과 메타버스의 만남 물리적 제약 없이 시간과 공간을 조작하는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작품까지 …
강한 바람과 햇볕에 타서 검게 그을린 이 사람들 중에서, 그는 가장 많이 탔고 피부가 가장 검었다. 그의 옷은 안 찢겨 나간 곳이 없었다. 찢긴 양털 조끼 자락이 어깨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가 봄에 신는 장화가 모카신으로 바뀌었다. 인디언과 큰 짐승들이 안전한 피난처처럼 틀어박혀 있는 강 서쪽의 원시 자연에서 그 무엇인가를 가져온 …
똑똑히 모르는 걸문인보국회 소속 젊은 작가 현. 전세가 점점 심각해지자 스스로를 소개한다. 라디오는커녕 신문도 며칠씩 늦는 산골, 그러나 당국과 주재소의 협력 채근은 여전하다. 어느 날 ‘급히 상경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8월 16일, 버스를 타고서야 종전 소식을 듣지만 승객들은 무심하다. 똑똑히 모르는 걸 어찌 입을 놀리냐는 한 영감의 말에 현은 슬프기만 …
2523호 | 2015년 4월 3일 발행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 정혜주가 뽑아 옮긴 존 스티븐스(John L. Stephens)의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Incidents of Travel in Central America, Chiapas and Yucatan) 천줄읽기≫ 메소아메리카, 마야 문명의 발견 그때까지 그곳은 다만, 뭔가 거대한 것이 있는 곳이었다. 스티븐스는 꼬빤에서 이집트도 아니고 …
2509호 | 2015년 3월 26일 발행 세계 2등 중국 영화의 현주소 박희성이 쓴 <<중국·홍콩·타이완 영화>> 중국 영화, 벌써 세계 2위 2000년대 초반 홍콩 수준이었던 중국 영화. 매년 20~30%씩 크더니 2009년에는 한국과 비슷해졌고 2012년에는 일본을 앞질렀다. 5년 뒤엔 미국도 제칠 태세다. 사전 사후 검열, 등급제 미실시, 수입쿼터는 아직 엄연하다. “광대한 시장을 …
2460호 | 2015년 2월 23일 발행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25% 발췌본 등장 이선주가 뽑아 옮긴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 천줄읽기≫ 신사다운 마음 무위도식하며 일을 안 하는 법이나 배우는 것이 디킨스 시대 영국의 신사였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 어려운 사람에 대한 선행의 의무감은 신사가 신사로 남기에 충분했다. …
우리의 꿈과 좌절의 사연 한애경이 옮긴 조지 엘리엇(George Eliot)의 ≪미들마치(Middlemarch) 천줄읽기≫ 인생, 꿈꾸고 주저앉고 한 마을에 세 사람이 있다. 그들은 서로 알지 못하지만 꿈꾸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분노한다. 여자는 남자 때문에, 남자는 여자 때문에 또는 그 반대의 이유로 모두 주저앉는다. “도로시아에게는 로마의 깊은 인상에 저항할 방어력이 없었다. 폐허와 바실리카, 그리고 궁전과 …
정원석이 짓고 김학중이 해설한 ≪정원석 동화선집≫ 금정심상소학교는 잘 있을까? 정원석은 의사이고 동화작가다. 외과 개업하고부터 함흥 지방 방언을 모아 책을 묶었다. 1932년 생이다. 분단과 상처, 치유와 회복을 위해 동심을 찾는다. 그의 동심은 잘 있을까? “학생 하나 죽이는 게 인민을 위하는 거냐? 그건 무의미한 짓이야.” “옳고 그른 것은 훗날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
김대중이 쓴 <<초기 한국영화와 전통의 문제>> 우리 영화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현장성이다. 영화 이전에 영화처럼 즐겼던 것, 오광대놀이, 판소리, 탈춤이 그렇고 수없는 문학과 예술이 그랬다. 모든 주제와 소재와 대사와 몸짓은 그때그때 현장에 따라 달라졌다. 살아 있는 예술이었다. 한국영화에서 초기란 언제를 말하나? 영화가 이 땅에 도래한 때부터 발성영화가 제작되기 전까지로 보는 게 …
내 강의엔 이 교재가 좋았다. 2013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교재 사용 후기 6. 콘텐츠가 문제라면? 정보 기술 혁명의 시대는 곧 미디어의 시대이고 그것은 곧 메시지의 시대이므로 콘텐츠라는 말의 확산은 더욱 빨라진다. 그러나 이 말의 정의는 무엇인가? 내용, 메시지, 담긴 것, 담은 것, 문화, 감동, 경험 등등. 어느 하나도 속 시원하지 …
중국고대소설 신간 ≪박물지(博物志)≫ 신선처럼 날고 싶어? 이 책을 보라. 깉은 산 맑은 골을 찾아 머리 감고 몸을 씻다 보면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면서 신체가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보는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고 부러워하는 소리가 골짜기를 메아리친다. 신선이 되어 승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로 오른 뒤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Ⅱ : 천줄읽기 ≪죄와 벌≫을 읽어 보셨나요? 아직 못 읽었다고 주눅 들 필요 없습니다. 러시아 문학 석ㆍ박사 중에도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을 다 읽은 사람이 드물다고 합니다. 누구나 읽어야 하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 발췌본 고전 시리즈 <천줄읽기>는 그 같은 역설을 …
한국 고전소설, 한국 콘텐츠, 원형 캐릭터 신간 ≪한국 고전소설 등장인물 사전≫ 2만1844명이 환생하다 우리나라에는 고전소설이 있었다. 김동인, 이광수가 일본서 배운 소설을 쓰기 이전 이야기다. 작품수가 882편, 등장인물이 2만1844명이다. ≪한국 고전소설 등장인물 사전≫은 2만7393개의 표제어로 이들을 설명한다. 뭐가 대단하냐고? 우리 문학 등장인물 2만1844명이 대중적 생명을 얻었다. ≪한국 고전소설 등장인물 사전≫이 무엇인가? …
대만 문학 특선 1. ≪뱀 선생≫ 대만의 루쉰, 라이허를 만나다 낮에는 의사, 밤에는 작가였다.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자였고 식민지 대만의 미래를 걱정하는 항일운동가였다.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뱀 선생≫에는 타이완 신문학의 기수 라이허의 단편 소설 8편이 실렸다. 식민지 통치의 죄악과 타이완 민중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들의 민족의식은 이런 작품을 통해 인식되고 쌓여 …
샤를 페로, 신데렐라의 아버지 1697년 페로는 <<지난 시절의 이야기 혹은 콩트>>를 지어 공주에게 바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장화 신은 고양이>, <상드리용>이 이렇게 태어났다. 곧 대중들은 환호하고 그는 동화의 전설이 되었다. <<페로 동화집>>은 갈리마르판 ≪어미 거위의 콩트(Contes de ma Mère l’Oye)≫를 이경의가 옮겼다. <상드리용>의 영어 이름이 ‘신데렐라’인데 월트 디즈니사의 위력 덕분에 페로가 …
대륙의 기담 <<데카메론>>도 <<아라비안나이트>>도 중국인의 ‘구라’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들은 이야기로 태산을 이루고 만리장성을 쌓았다. 인터넷의 대륙 시리즈는 이미 오래전 시작되었다. 70명의 신선, 그들의 노하우 기원전 1세기, 서한 사람 유향은 신선의 전기를 집필한다. 70명에 이르 는 신선들의 실존 여부, 역사 배경, 출신 지역, 계급과 직업, 수련 방법 이 자세히 소개된다. 약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