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고용 형태나 일터는 다르더라도, 누구나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한다면 일의 문제, 즉 노동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 문제는 먼 세계의 일처럼 느껴집니다. 개인이 노력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일과 일터의 부조리와 일하는 사람들의 안녕을 묻는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모든 사람은 성적 존재이며, 청소년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 교육은 보호라는 미명하에 청소년의 성을 통제해 왔습니다. 우리는 왜곡된 방식의 예방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이 어떤 폐해를 낳는지 경험했습니다. 청소년은 성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성적 권리를 가진 실천의 주체입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데서 새로운 교육이 시작됩니다. 안전하고 평등한 초·중등학교 성교육 ≪학교에서 …
지능정보사회 나의 존재 양식 인간의 행위는 인간의 존재 양식이다. 지능정보사회 가상 세계의 나는 어떤가? 검색을 하고, 셀카를 올리고, 트윗을 하고, 단톡을 하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를 통해 나는 존재한다. 그러한 나의 참여와 실천이 우리의 역사를 이루고 미래를 바꿀 수 있다. 한스 요아스, 가치의 생성 이 책은 독일의 사회학자 …
물고기는 물의 존재를 모른다 “뭍에 오기 전까지는.” 마셜 매클루언의 비유다. 그는 미디어를 너무 자연스러워 의식하기 어려운 배경이라고 했다. 미디어는 환경과 배경으로 우리의 일상을 매개함으로써 지각에 개입하고 경험을 바꾸고 기억을 만들며 편향을 부추긴다. 어느새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는 이미 생태계다. 커뮤니케이션 편향 편향이란? 경험과 습관에 바탕을 둔, 행위와 실천의 집합이다. 어떻게 …
인간 생존의 유전자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서로 사회를 이루고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야말로 인간 생존의 유전자였다. 네트워크를, 인간을 새롭게 살피는 시각들을 소개한다.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위한 네트워크 분석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연구 방법이 개체의 속성에 집중했다면, 네트워크 분석은 개체의 관계에 주목한다. 개체와 개체의 관계, 관계의 패턴, 정보와 자원의 …
인간 실존의 두 언어, 물질과 환영 인간은 물질과 정신이다. 세포 운동의 동적 균형을 영혼과 감성, 곧 인격이 운영한다. 자신을 인식하는 유일한 생물체, 반성하는 동물은 스스로를 모사한다. 연극은 몸으로, 영화는 기억으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무엇인가? 연극과 영화는 물질과 환영으로 인간의 대답을 전한다. 초록 앵무새/아나톨의 망상 세기말적 분위기와 인간 심리를 …
2658호 | 2015년 6월 29일 발행 한국 출판사 초유의 사건,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1. 김종회 기획위원 인터뷰 이때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시와 소설의 전집과 선집은 많다. 그러나 문학평론 100년사를 정리하는 선집은 없었다. 지만지 한국문학평론선집은 50명의 대표 평론가를 통해 한국 문학평론의 역사를 확인한다. 초판본의 의식과 문체가 역사를 일으켜 …
2594호 | 2015년 5월 19일 발행 김성한의 바비도와 양심의 조건 김학균이 엮은 ≪초판본 김성한 작품집≫ 양심과 정의의 조건 화형대 앞에서 회유가 들어온다. 죽고 싶은가, 살고 싶지 않은가? 바비도가 대답한다. 꼭 죽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착같이 살고 싶지도 않다. 옳은 것은 언제나 한가운데서만 자란다. 가난한 자 괴로워하는 자를 구하는 것이 …
2456호 | 2015년 2월 19일 발행 설 특집. 명배우가 들려주는 명단편 2/4. <배따라기> 설날입니다. 차례 지내고 떡국 먹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지요? 오늘 들려드릴 작품은 김동인의 <배따라기>입니다. 김동인은 간결하고 현대적인 문장으로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양식 확립에 기여한 작가인데요, <배따라기>는 그 가운데서도 형식상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배따라기’는 …
스크린으로 간 문학 3. 무당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정호웅이 엮은 ≪김동리 작품집≫ 부처를 만나고, 예수를 만나고 굿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죽은 자와 산 자가 만나고 전통과 일상이 춤추고 나와 너가 우리가 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가 되고 예수를 만나면 예수가 되어 우리 속에 살아 있다. 믿기 어려우나 이러한 이야기도 있다. 그가 …
오디오북 특집 5. 우리는 얼마나 길들여진 것일까? 김학선이 짓고 김현숙이 해설한 ≪김학선 동화선집≫ 문명, 그리고 자유의 조건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지나치게 용감하고 과다하게 겸손하다. 날 것의 실존, 생명력을 잊었기 때문이다. “얘들아, 너희들 아까 ‘꺼꺼’ 하던 소리는 뭐니?” 우리는 그 친구들이 앉은 가지 …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 출간 특집 3. 세상이 답답하고 자신이 한심할 때 추선진이 엮은 ≪초판본 김조규 시선≫ 민중의 모더니즘 식민지에서 지식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싸우다 죽거나 얼굴을 돌리거나 밤새 통음하는 것인가? 김조규의 선택은 비판과 모색이었다. 초현실과 표현은 현실의 현미경이다. 카페 “미쓰 조선”에서 너는 “모나리자”의 알 수 없는 미소로 나를 끌어당기고 …
5월의 신간. 이것만은 믿을 수 있다 이혜진이 엮은 ≪초판본 김규동 시선≫ 밥 끓는 소리 일천육백삼십 원으로 장을 보았다. 아내를 위한 저녁상, 냄비에서 밥이 끓는다. 보글보글 보글보글, 밥 냄새가 난다. 김도 난다. 얇은 뚜껑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하나의 세상 쌀 반 되 시금치 한 단 두부 한 모 고추장 반 숟갈 애호박 …
<신문의 날 특집> 저널리즘의 생존 게임 1. 답은 밖에 있는 것일까? 김사승이 쓴 <<저널리즘 생존 프레임, 대화·생태·전략>> 더 많은 뉴스가 기다리는 것 뉴스의 양이 많아질수록 판단의 책무도 무거워진다. 뉴스의 방향과 무게, 검증과 윤리, 자유와 책임의 판단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저널리즘 없이 뉴스는 가능할까? 수많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뉴스는 왕성하게 살아 …
컴북스 3월의 새 책 4. 목소리 연기자의 길 김희선이 쓴 <<김희선의 성우 만들기>> 성우는 더 바빠졌다 라디오 전성시대를 지나 텔레비전 시대가 열리자 성우의 무대는 더 넓어졌다. 외화 더빙에서 광고 영화를 지나 뉴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찾는 곳은 더 많아졌다.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원하기 때문이다. 성우는 라디오 드라마로 1950∼1970년대 사이 황금기를 보냈고, 1970년대 …
이상숙이 엮은 ≪초판본 김유정 단편집≫ 이미 매 맞고 버려진 자들 봉건사회의 구습과 식민지의 모순이 공존하는 곳, 1930년대 조선의 농촌이다. 양심은 증발하고 지킬 것도 없는 이들은 자신처럼 남을 버린다. 노예가 노예를 만든다. 그리고 안해는 돌아서서 혼잣말로 “콩밭에서 금을 딴다는 숭맥도 있담” 하고 빗대놓고 비양거린다. “이년아 뭐.” 남편은 대뜸 달겨들며 그 볼치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