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후세는 편지를 열어 본다. 격려와 충고, 그리움 같은 내밀함부터 빌려 간 책을 돌려 달라는 일상, 이(理)와 기(氣)의 원리에 대한 정치·학문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선대의 편지를 열어 보며 그들의 문화와 교제, 사고를 읽어 낸다. 때로는 글자 아래 감춰진 그들의 내면을 만나기도 한다. 내일은 비가 올 것 …
원시(怨詩) 蓐食向東阡 새벽밥 먹고 동쪽 밭에 나갔다가 暮返荒村哭 저물어 황량한 마을에 돌아와 통곡하네 衣裂露兩肘 옷은 찢어져 양 팔뚝 드러나고 缾空無儲粟 단지는 텅 비어 남은 곡식이 없네 稚子牽衣啼 어린 자식은 옷 잡고 울어 대나 安得饘與粥 어디서 죽이나 미음을 얻을 건가 里胥來索錢 아전들은 와서 세금 독촉하고 老妻遭束縛 늙은 아내 돈 없어 묶여 …
2506호 | 2015년 3월 24일 발행 조선, 실록에는 없고 잡기에는 있는 것 박홍갑이 옮긴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조선 인물의 진면목 서거정은 당대 인물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적었다. 실록에서 알 수 없는 것을 잡기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선 초 인정과 풍물, 인물의 진면목을 파악하는 데 이만한 자료가 없다. “공간공(恭簡公) 허성(許誠)은 성품이 고집스러웠다. 일찍이 …
홍순석이 엮고 옮긴 박은의 ≪읍취헌 문집(挹翠軒文集)≫ 바람은 저 홀로 슬퍼하고 먹구름 낮게 깔리자 새소리 더욱 소란하다. 바람이 몸을 던져도 늙은 나무는 대답이 없다. 한바탕 천둥 치고 비 내리면 나무는 나무, 새들은 새들, 바람은 저 홀로 슬프고. 복령사 가람은 본시 신라의 옛 절로 천불은 모두 서축에서 모셔 왔네 신인이 대외에서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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