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조선이 배출한 최고의 승려 청허당(淸虛堂) 휴정(休靜). 아마 서산 대사(西山大師)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조선이 유교를 국시(國是)로 삼아 불교를 탄압했던 이른바 산문기(山門期)였습니다. 산사 시대가 도래하면서 조선의 승단(僧團)은 질적, 양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휴정은 흩어져 사라질 위기에 놓인 조선 불교를 다시 부흥시킨 조선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세상은 바쁘고 일은 많은데 무더운 날씨에 어쩐지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시원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몸 대신 마음이라도 시원한 곳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승(禪僧)들의 선시(禪詩)를 소개합니다. 집착과 굴레를 벗어 버리고 자연 속에서 오로지 깨달음을 추구한 스님들의 …
호구청규의 선화가 담긴 편지(虎丘淸規禪話牋) 駕鐵舩遊海 철선(鐵船)을 타고 바다를 유람하며 吹無孔笛人 구멍 없는 피리를 불어 사람을 놀라게 하네. 探龍頷下寶 용(龍) 턱 밑의 보물을 찾아 爲爾掌中珍 그대 손안의 보배로 삼아라. 日照寒光動 해는 찬 빛을 비추어 움직이고 山搖翠色新 산은 푸른빛 흔드니 새롭구나. 大珠眞實處 큰 보석 같은 청규의 진실한 곳 退皷打三巡 물러나 큰 북을 …
여름 한시 3. 내가 없는데 도는 있을까? 배규범이 옮긴 ≪허응당 시선(虛應堂詩選)≫ 득도의 욕망 밥을 굶고 살을 태우고 성기를 자른다. 도에 대한 욕망이 몸을 망치고 정신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누가 도를 찾는가? 내가 없는데 도는 있을까? 발가벗고서 곡기 끊은 스님에게 보이다 부처가 되는 일이 고행과 무슨 관계있던가. 몸 고단케 하여 부질없이 …
세월 감을 탄식하며 인생을 즐기는 곳에서는 눈앞 지나는 세월 바쁘구나. 봄날은 흐르는 물 따라가니 여름은 녹음을 쫓아온다네. 歎逝 人生行樂處 過眼年光催 春隨流水去 夏逐綠陰來 ≪청허당집(淸虛堂集)≫, 휴정(休靜) 지음, 배규범 옮김, 51쪽 봄이 가면 여름이 온다. 떠나는 것은 무엇인가?
휴정이 쓰고 배규범이 옮긴 <<선가귀감(禪家龜鑑)>> 선과 교는 무엇인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말씀이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의심하고 의심해 생각이 끊긴 곳에서 한 발 더 나가라. 그러면? 선과 교 따위는 사라질 것이다. 범부는 현실적인 경계만 따라가고 수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하니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된 법이다. ≪선가귀감≫, 휴정 지음, 배규범 …
배규범이 뽑아 옮긴 혜심(慧諶)의 ≪무의자 문집(無衣子文集)≫ 너의 삶이 무겁고 답답할 때 무의자를 만나 보라. 옷이 없으니 가린 것도 없고 가린 것이 없으니 가릴 것도 없다. 하여 가볍고 투명하며 조용하고 상쾌하다. 덥고 답답할 때, 옷을 벗고 싶을 때 옷 없는 사람, 무의자를 만나라. “비 온 뒤 솔 뫼 비 개자 시원스레 …
귀양객을 방문해 봄 지나자 산의 꽃도 지는데 두견이 사람에게 돌아가라 하네. 하늘가 얼마나 많은 나그네들이 나는 흰 구름을 부질없이 바라보았던가. 訪謫客 春去山花落 子規勸人歸 天涯幾多客 空望白雲飛 ≪청허당집(淸虛堂集)≫, 휴정(休靜) 지음, 배규범 옮김, 79쪽 그의 또 다른 법호는 서산(西山)이었다. 해가 지는 곳. 하늘 가까이로 만물이 깃든다. 이승의 삶이 귀양살이라면 봄날이 간들, 산꽃이 진들 …
부처를 죽이면 부처가 죽을까? 一切唯心造, 모든 일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음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사바 중생으로서야 게송을 읊으며 삼가 합장할 뿐.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깨달음으로 직진하는 260자의 진리 반짝거리는 지혜와 총명을 얻어 근심 걱정이나 번뇌 고액(苦厄)이 없는 열락(悅樂)의 경계에 들어가는 길이 ≪반야심경≫ 260자 안에 있다. ‘큰 지혜로 열반에 이르는 부처님의 …
조선 최고의 승려, 무엇을 말했나? 청허 휴정은 73세의 나이에 승병을 일으킨다. 선조의 환도를 호위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치고 산승으로 돌아간다. 조선의 불교는 그로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일선, 태능, 유정이 모두 그의 제자다. 배규범은 처음으로 ≪청허당집≫ 7권본을 역주해 고승의 사상을 균형 있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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