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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 이론과 선험적 지식

z20150430-s2565호 | 2015년 4월 30일 발행
과학하는 철학자, 한스 라이헨바흐
강형구가 옮긴 한스 라이헨바흐(Hans Reichenbach)의 ≪상대성 이론과 선험적 지식(Relativitatstheorie und Erkenntnis Apriori)≫

절대 진리의 상대성
경험 없이 알 수 있고 절대로 바뀌지 않으며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있는가?
시간과 공간이 그렇다고 칸트는 말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시간은 빠르거나 늦어지고 공간은 커졌다 작아졌다.

“물리적 대상의 개념은 그 개념이 공식화하고자 의도하는 실재 및 이성에 의해서 동등하게 결정된다. 따라서 칸트가 믿었던 것처럼, 대상의 개념 속에서 이성이 필연적이라고 여기는 요소를 선별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요소들이 필연적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경험이다.”

≪상대성 이론과 선험적 지식≫, 한스 라이헨바흐 지음, 강형구 옮김, 126쪽

칸트가 틀렸다는 건가?
그렇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나오면서 칸트의 시공간 개념은 위기를 맞이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칸트의 주장은 무엇이었나?
시간과 공간은 감각 경험을 받아들이는 틀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감각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전제한다. 우리에게 경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은 경험에 앞서 있고, 그래서 칸트는 이것을 ‘선험적’이라고 했다.

‘선험적’이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칸트에 따르면 시공간은 인과성의 원리, 고전 역학의 운동 법칙, 질량 보존의 법칙, 수학의 공리와 마찬가지로 ‘선험적 종합’ 지식이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시공간 같은 직관 형식과 특정한 범주들, 그러니까 질, 양, 관계, 양태 같은 것을 통해 사물을 수용한다. 이것이 19세기에 유럽을 풍미했던 칸트의 자연철학이다.

당대의 과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했나?
19세기에서 20세기 초의 과학자들은 칸트의 자연철학을 따랐다. 시공간을 선험적 종합 원리라고 생각했다. 공간이 유클리드적이라는 것, 시간이 좌표계와 무관하게 일정하게 흐르는 것이 그 반증이다. 이후 물리학이 발전해도 시간과 공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모두가 아인슈타인 이전의 생각이다.

아인슈타인은 무엇을 보았나?
유명한 상대성 이론을 내놓았다. 이 시각에서 보면 시간의 흐름은 좌표계에 따라 달라진다. 가속도 운동을 하는 사물이 있는 공간은 유클리드적이지 않다.

과학자와 철학자의 반응은?
상대성 이론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또는 물리학 이론인 상대성 이론은 자연에 대한 철학 인식론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헨바흐는 이런 반응을 반박하려 했고 그래서 이 책을 썼다.

라이헨바흐의 주장은?
시공간이 선험적 성격을 가진다는 칸트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칸트를 논박했는가?
우선 상대성 이론이 경험적으로 잘 입증된 과학 이론이라고 전제한다. 그다음, 상대성 이론의 바탕을 이루는 주요 원리들이 칸트가 제시했던 선험적 종합 원리들만큼이나 인간에게 자명한 원리라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그 선험적 종합 원리들의 집합이 과학적 탐구에 의해 입증된 경험적 사실들의 총체와 양립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 보인다. 칸트의 선험적 종합 원리가 반박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어디까지 반박한 것인가?
라이헨바흐는 칸트의 선험성이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첫째는 필연적으로 참이거나 언제나 참인 것이고, 둘째는 대상 개념을 구성하는 것이다. 선험성의 첫째 의미는 거부되어야 하지만 둘째 의미는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보았다. 그는 상대성 이론을 통해 대상의 개념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대상의 개념을 구성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물리학은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들, 대상들에 대한 학문이다. 개념만을 다루는 수학과 다르다. 그런데 물리학이 사물과 대상을 경험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대상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 라이헨바흐는 이 작업을 ‘동등화(coordination)’라고 부른다. 대상 개념을 구성한다는 것은 이런 과정을 뜻한다.

동등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우리는 사물과 대상이 어길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들을 사전에 가정한다. 인과성의 원리나 시공간에 대한 원리가 그 예다. 이것이 사물에 대한 경험이 가능한 기초 원리다. 라이헨바흐는 이런 원리를 ‘동등화 공리(axiom of coordination)’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시공간의 원리라는 동등화 공리는 칸트에서 아인슈타인으로 넘어오면서 바뀌었다.

공리가 바뀔 수 있는가? 공리는 유일한 것 아닌가?
우리는 동등화 공리를 전제하고 대상의 개념을 구성한다. 하지만 실재(reality)에서 획득되는 경험적 관측 자료가 이 대상 개념과 일관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새로운 관측 자료가 확보되면 동등화 공리의 ‘유일성 조건’은 깨질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이룬 것이 바로 이것이다.

과학자가 개념을 재구성하면 철학자의 일은 무엇인가?
대상 개념이 어떻게 변했는지 명료하게 분석한다. 철학자는 과학 지식에서 어떤 부분이 공리이고 어떤 부분이 정의이며, 이 지식이 전제하는 경험 자료가 무엇인지 밝힌다. 여기에 비해 과학자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고 그 이론이 경험과 합치하는지 확인한다.

라이헨바흐는 어떤 인물인가?
자연과학과 공학, 철학을 두루 공부한 20세기 초반의 독일 철학자다. 물리학에 적용되는 수학적 확률 개념을 주제로, 수학 교수와 철학 교수의 공동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형구다.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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