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책임은 누가 결정하는가?
<특집> 416 커뮤니케이션 6. 위기의 책임은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이 국민을 실망시키는가?
청와대의 태도를 묻자 법을 설명했다. 안보와 재난은 다르다고 했다. 절망이 시작되었다. 위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결정하는가? 공중이 느끼고 결정하는 것이다.
공무원이었던 당신에게 416은 무엇인가?
나는 정부 PR 현장에서 오래 일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반성한다.
당신의 연구 분야에서 416은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위기이고 위기관리의 실패다. 위기관리를 학습하고 실천으로 익히지 않으면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416은 왜 위기인가?
인적, 물적 손실을 주거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건을 위기라고 한다. 416은 수백 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물적 손실도 막대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명성을 국내외적으로 실추시켰다. 이런 것이 위기가 아니라면 어떤 것이 위기이겠는가?
누구의 위기인가?
대한민국 모든 조직과 국민의 위기다. 사고 발생사와 대한민국 정부가 1차적이고 직접적인 위기의 당사자다.
416을 분석하는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신속, 일관, 개방이다. 416은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실패해 국민의 고통이 더욱 깊어졌다. 위기 수습도 지체되고 있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수준은 어떤가?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가 작동되지 않았다. 구조도 그렇고 대국민 커뮤니케이션도 그렇고 우왕좌왕의 연속이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측면으로 좁혀 보더라도, 3대 핵심 원칙인 신속, 일관, 개방이 지켜지지 않았다. 수준을 따질 수준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 수준은 어떤가?
정부의 말이 유가족과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켰고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정부가 이 문제를 수습할 수 있겠는가?
정부의 수준이 지리멸렬이다. 앞으로 어느 조직, 어느 누구에게 위기관리를 지시하면 누가 정부의 말을 들을지 그것이 걱정이다.
청와대의 위기 대응 수준은 어떤가?
정말 걱정된다. 상황 인식, 대처 자세, 대응 메시지에서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청와대는 국정 전반에 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곳이다.
청와대는 뭘 착각한 것인가?
위기에 대한 ‘책임’의 크기와 깊이는 청와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이 느끼고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법적 책임의 한도를 설명하지 않는가?
법적인 책임 소재와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책임 소재는 다른 것이다. 국민은 청와대가 무슨 조치를 어떻게 취하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는데 책임전가식의 메시지나 내보내고 있으니 실망하지 않는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위기 상황에서 정부 리더십은 작동한 것인가?
리더십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리더십의 부작동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개인의 리더십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위기관리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416의 유사 사례는 무엇인가, 그 일 이후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이 달라졌나?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어떻게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했는지 보라. 미국 허드슨만 항공기 불시착사고에서 미국이 어떻게 신속히 인명을 구조했는지를 보라. 그 유명한 액슨 발데즈호 기름 유출사고 이후 3년마다 재난 대비 실제 훈련을 하는 미국 사례를 보라.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하는가?
위기관리 시스템 정리하고 매뉴얼 만든다고 위기관리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위기관리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부단히 교육받고 훈련해야 한다. 예산을 써야 한다. 실제 상황 발생 시 위기관리 계획대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분야도 마찬가지다.
유재웅
유재웅은 을지대학교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다. 1979년에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28년 동안 국내외 정책 PR, 국가 이미지 관련 일을 했다. 공보처 홍보·기획·방송·신문과장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국정홍보담당 과장, 국장, 국정홍보처 국정홍보국장, 홍보기획국장,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을 맡았다. 2004년부터 약 4년 동안 정부의 해외 PR, 국가 이미지 업무를 총괄하는 해외홍보원장을 지냈다. <<정부 PR>>(2010), <<국가이미지>>(2013)와 같은 책을 썼다. 대한민국 정부가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