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셰익스피어는 총 열 편의 사극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리처드 2세>, <헨리 4세>(I, II), <헨리 5세>를 랭커스터 4부작이라고 부른다. <헨리 5세>는 랭커스터 4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백년전쟁이 배경이 된다. 양국 왕계는 혼인과 혈연으로 얽혀 있어 왕위 계승권에 항상 분쟁의 소지가 있었다. 프랑스 왕권에 대한 영국 왕의 권리를 옹호하는 켄터베리 대주교의 연설 직후 헨리 5세는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한다. 전작인 <헨리 4세>에서 폴스타프 패거리와 어울려 다니며 비행을 일삼던 핼 왕자는 즉위 후 왕으로서의 위엄을 갖추고 현명하게 나라를 통치한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채 헨리를 방탕한 철부지로 기억하는 프랑스 황태자는 사신을 통해 ‘테니스공’을 헨리에게 전한다. 이에 헨리는 “라켓이 준비되는 대로 프랑스라는 코트에서 테니스공을 되받아치겠다”고 응수한다. 전쟁이 시작되자 헨리는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는 동시에 적국에 대한 약탈을 금하는 이상적이고 공정한 군주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계속되는 전쟁에 전력이 바닥나 열세에 몰렸을 때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병사들의 명예심을 자극해 전세를 역전시킨다. 아쟁쿠르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뒤에는 프랑스 왕국에 입성해 자신의 요구 조건을 관철하고 공주 카트린을 왕비로 맞이한다.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왕 ‘헨리 5세’를, 영국이 자랑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의 언어로 재현해 낸 작품이다.
200자평
셰익스피어의 ‘랭커스터 4부작’ 중 하나인 <헨리 5세>를 65% 발췌로 번역, 소개한다.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하고 우리 현실에 맞게 내용을 조정한 것으로 주요 등장인물의 주요 대사는 삭제하지 않았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스트랫퍼드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하였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옮긴이
김종환은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2005, 공저), ≪셰익스피어와 타자≫(2006),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2009)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인종 담론과 성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2013)와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2012)이 있다. 번역서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포함한 12권과 그리스 비극 작품 11권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코러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그런 걸 바라는 분이 누구요?
내 사촌 웨스트모어랜드인가?
(…)
신께 맹세하지만, 한 명도 더 바라지 마시오.
맹세하지만, 난 황금에 대해서는 욕심이 없소.
(…)
하지만 명예를 탐하는 것이 죄라면,
나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죄가 큰 사람이오.
그러니 제발 본국의 지원병을 바라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