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고수산나의 동화는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동화 <다람쥐가 보낸 편지>, <대나무에 꽃이 피면>, <화분 속의 친구들>, <소라게야 죽지 마>, <제비꽃이 준 마지막 선물>, <악어를 떠난 악어새>, <노래하는 물대>, <디지털 해파리와 전자 물고기>는 동식물의 생태 이야기거나 동식물을 의인화해 쓴 것들이다. 작가의 자연과 생태에 관한 관심과 노력이 돋보인다. <다람쥐가 보낸 편지>는 다람쥐와 두더지의 생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다람쥐 가족을 통해서 가족의 해체의 아픔을 만나게 된다. 만남의 의미와 상실의 아픔을 통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잔잔한 울림으로 전해 준다.
그리고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감성 어린 인간애가 녹아 있다. <하느님이 보낸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과정에서 어느 집에서 태어나게 할 것인가를 고르고, 결정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하느님의 뜻에 의해 소중한 곳에서 소중한 생명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가 들어 있다. 작가의 종교적 의식과 사유에서 빚어진 깊이 있는 성찰을 엿보게 한다. <외계인과 친구들>에서 작가는 다운증후군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를 통해 감동을 살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렁 각시 우리 엄마>에서 윤아 엄마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부모가 청각 장애를 갖고 있으면, 자녀도 언어 발달과 언어 사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윤아 엄마는 딸이 말을 똑바로 배울 수 있도록 힘든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참다운 부모와 자식의 역할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200자평
고수산나는 1998년 ‘샘터사’에서 열린 ‘엄마가 쓰는 동화’ 공모에 당선되며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의 동화는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으며 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감성 어린 인간애가 녹아 있다. 이 책에는 <제비꽃이 준 마지막 선물>을 포함한 18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고수산나는 1970년에 전라도에서 태어났다. 덕성여자대학교 국어국문과에 들어가 시 쓰기 공부를 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전업주부가 되면서 우울증에 시달렸다. 1998년 3월 ‘샘터사’에서 ‘엄마가 쓰는 동화’라는 공모에 당선되었다. 1998년 ≪아동문예≫ 9월호에 <삽살개 이야기>가 당선되어 아동문예 문학상을 받았다. 그 후로 이상배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동화를 쓰는 공부를 계속했으며 창작 동화는 물론이고, 경제·환경·생태·역사 등 여러 분야의 어린이 책 집필에 전념했다. ≪삽살개 이야기≫, ≪내 친구 꽃부리≫, ≪하늘나라 저금통장≫, ≪우리는 이렇게 살아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동생≫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해설자
김영관은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다.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동문학평론사 주간인 이재철 교수가 운영하던 서울아동문학학교를 수료하고, 한림대학교 생명교육융합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월간 ≪교육평론≫ 신인문학상을 동시 부문에서(김종상 추천), 월간 ≪교육평론≫ 신인문학상을 교육 평론 부문에서, 계간 ≪공우≫ 신인문학상을 동시 부문에서(김재수 추천), 계간 ≪공무원문학≫ 신인문학상을 시 부문에서, 계간 ≪문학공간≫ 신인문학상을 동시 부문에서, 2002년 계간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평론 부문에서(이재철, 최지훈 추천) 받으면서 아동문학평론을 시작했다. 2013년 현재 강원도 양구군 죽리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차례
작가의 말
외계인과 친구들
다람쥐가 보낸 편지
마음을 듣는 보청기
하느님이 보낸 아이
악어를 떠난 악어새
대나무에 꽃이 피면
화분 속의 친구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그라미
노래하는 물대
제비꽃이 준 마지막 선물
봄에 핀 코스모스
우렁 각시 우리 엄마
소라게야, 죽지 마
하늘에 띄우는 편지
디지털 해파리와 전자 물고기
바람을 탄 소년
모과 향기
별이의 우산
해설
고수산나는
김영관은
책속으로
1.
두더지 아저씨는 굴 안으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향기가 천천히 굴속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굴 입구에 얼굴을 내민 두더지 아저씨는 그것이 작은 꽃잎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상하게도 두더지 아저씨네 굴에서 저만치 떨어진 벚나무의 꽃잎이 자꾸만 굴 안으로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이 요술을 부린 듯, 벚나무가 일부러 꽃잎을 뿌리는 듯 두더지 아저씨네 굴은 벚꽃 잎으로 가득 찼습니다.
두더지 아저씨의 마음속에 벚꽃처럼 작고 귀여운 아기 다람쥐의 얼굴이 그려졌습니다.
“이 녀석, 하늘나라에 가서도 나를 잊지 않고 있었구나.”
눈물이 얼룩진 두더지 아저씨의 얼굴 위로 눈송이처럼 벚꽃 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람쥐가 보낸 편지> 중에서
2.
마음의 소리를 듣는 현우는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때로 자기가 했던 말과는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많구나. 특히 화가 날 때는 말이야.’
현우는 많은 사람이 상대방의 마음을 듣는다면 싸움도 훨씬 줄어들 것 같았습니다.
‘나도 어서 태석이랑 화해를 해야 할 텐데. 태석이도 나도 마음속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잖아.’
현우는 태석이랑 다툰 후 며칠째 서로를 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말을 못했습니다. 태석이 마음을 알지만 화해를 하자니 쑥스럽기도 하고 기회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태석이가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태석이가 나처럼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말이야.’
<마음을 듣는 보청기> 중에서
3.
별이네 집 웃음소리가 하늘나라까지 들리자, 천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하느님, 김 씨 집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요. 행복의 소리가 들려요.”
…
“하느님께서는 별이를 위해 김 씨 집을 고르신 게 아니라, 김 씨 집을 위해 별이를 선물하신 거군요.”
그러자 하느님이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리고 별이네 집을 내려다보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김 씨 집에 보낸 저 아이는 바로 ‘사랑’ 천사란다.”
<하느님이 보낸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