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나 큰 죄를 짓는 거예요. 대체 어쩌시려고? 자신을 사랑하세요. 다른 사람의 영혼을 죽인다면, 당신의 영혼은 더욱더 파멸로 치닫게 될 거예요… 아, 아!” ≪위조 쿠폰≫, 레프 톨스토이 지음, 강명수 옮김, 100쪽 무슨 일인가? 스테판 펠라게우시킨은 마리야 세묘노브나의 집에 침입한다. 그녀가 연금으로 받은 돈을 훔치기 위해서다. 여동생과 그 남편을 차례로 죽이고 …
“미국의 공립학교들은 세금을 낭비하며 비효율적이라는 공격에 시달렸다. 학교는 점점 더 많은 기록과 보고에 붙잡혔다. 어떤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과정과 결과를 쉼 없이 보고해 효율성을 보여 주어야 했다. 교육 비용 회계는 일상이 되었다. 교사는 매일 매시간 설명하고 보고했고, 교육 행정가들은 보고와 정책 문서를 작성하는 일에 매달렸다.” ‘시장, 전문성, 신뢰’,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
“히틀러의 연설을 들었을 때, 나를 사로잡았던 감정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가 한 말이 마치 채찍으로 때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가 독일의 치욕을 말할 때, 나는 그 어떠한 적에게도 덤벼들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독일 남자의 명예를 일깨우는 그의 호소는 무기를 들라는 외침 같았고, 그가 설교하는 가르침은 바로 계시였습니다. 마치 루터가 …
2680호 | 2015년 7월 13일 발행 조주관이 소개하는 벨라 아흐마둘리나의 시 조주관이 옮긴 벨라 아흐마둘리나(Белла А. Ахмадулина)의 ≪아흐마둘리나 시선(Б. А. Ахмадулина Избранное)≫ 그녀가 속물근성과 싸우고 있을 때 그녀의 영감은 등 뒤에 숨어 어린 딸처럼 숨 쉰다. 이제 사방은 덥기만 한데 비 때문에 당황하는 도시. 가뭄에 찌들어 모든 것이 건조한데 나만이 …
2675호 | 2015년 7월 9일 발행 온정균이 본 여자의 나른한 외로움 이지운이 옮긴 ≪온정균 사선≫ 여자의 나른한 외로움 아침 햇살이 침상 곁 병풍에 빛난다. 천천히 화장하고 머리를 빗는다. 꽃을 꽂고 거울에 비춰 본다. 예쁘다. 옷을 입는데 수놓은 새 한 쌍이 눈에 띈다. 쌍쌍이 금빛 자고새. 小山重叠金明滅 병풍에 그려진 작은 산에는 …
2670호 | 2015년 7월 7일 발행 폭증하는 중국 영화의 정치경제 분석 박정수가 쓴 <<중국 영화 산업>> 중국 영화, 10년의 비약 극장 수입은 10억 위안에서 296억 위안으로 30배 성장, 제작 편수는 100편에서 618편으로 6배 성장했다. 2002년과 2014년 사이에 중국 영화에서 일어난 변화다. 2012년에는 745편을 만들어 할리우드와 어깨를 겨뤘다. “2015년은 중국 영화가 …
2663호 | 2015년 7월 2일 발행 그로테스크, 불안정한 시대의 진단술 이창우의 <<그로테스크의 정치학>> 불안정한 시대의 진단술 확실한 대상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꽤 확실한 편이다. 그러나 해체와 혼종, 공황 효과, 지배질서의 일탈과 무질서 같은 사회변동기 고유한 아이러니를 잡아내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로테스크의 정치성에 물어볼 차례다. “그로테스크의 정치학은 동시대 사회 성원들의 집단적 마음을 …
2664호 | 2015년 7월 2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4. 해방 정국, 비평가의 주체론 서경석이 엮은 ≪조연현 평론선집≫ 비평에서 객관과 주관의 사실성 좌파는 유물사관의 객관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비평하는 것은 비평가이고 비평가는 인간이며 인간은 주관이고 모든 주체의 객관은 주관의 객관이다. 이제 문학의 유물사관에게 물어야 한다. 너는 주관 없는 객관인가? “詩나 小說이 …
2661호 | 2015년 7월 1일 발행 영화가 시작되는 곳 김은영이 쓴 <<영화 카피>> 영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이름이다. 우리는 모르는 영화를 제목으로 판단한다. 내용을 해석하고 친구와 공유하고 기대하고 마침내 표를 산다. 그다음은? 관객의 운이다. 1990년대 이후 성공한 카피, 실패한 카피의 원인을 알아보자. “한 단어로 영화를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을 능가할 카피는 …
2662호 | 2015년 7월 1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3. 한국에서 무산대중문학의 길 오태호가 엮은 ≪김기진 평론선집≫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실패와 성공 폭발, 복수, 투쟁만으로 무산대중의 문학은 불가능하다. 주장은 묘사되어야 하고 현실에서 숨 쉬어야 한다. 발자크는 현실을 묘사함으로써 당대의 세계관을 굴복시킨다. 사실이 관념을 이긴 것이다. 완전히 실패라는 이 작품의 작가는 누구인가? …
2659호 | 2015년 6월 30일 발행 메르스, 잡을 수 있었는데 신호창이 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메르스, 몰라서 커졌다 한국에만 들어온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유독 심각해진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보건의료가 필요조건이라면 전략 소통은 해결의 충분조건이다. 그곳에 전략 커뮤니케이터가 없었다. “왜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는가? 왜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나? 어디서부터 불신이 …
2660호 | 2015년 6월 30일 발행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2. 1910년대 등장한 한국 최초의 평론가 임정연이 엮은 ≪이광수 평론선집≫ 문학이란 무엇인가? 한국에 근대문학의 문을 여는 첫 걸음은 무엇인가? 문학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고 그에 답하는 것이다. 이광수는 이제부터의 문학이 종래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다른지에 답한다. 이광수에게 문학이란 무엇인가? 리터라투어(Literatur) 또는 …
2658호 | 2015년 6월 29일 발행 한국 출판사 초유의 사건,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한국문학평론선집 출간 특집 1. 김종회 기획위원 인터뷰 이때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보기 힘들 시와 소설의 전집과 선집은 많다. 그러나 문학평론 100년사를 정리하는 선집은 없었다. 지만지 한국문학평론선집은 50명의 대표 평론가를 통해 한국 문학평론의 역사를 확인한다. 초판본의 의식과 문체가 역사를 일으켜 …
2628호 | 2015년 6월 10일 발행 중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정체성 반전 조복수가 쓴 <<중국 TV 드라마의 기원과 발전>> 연간 400편을 만드는 드라마 대국 텔레비전 드라마도 개혁과 개방이 대세다. 당의 선전 도구 역할은 끝났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제작자도 다양해졌다. 시청자의 소비 플랫폼도 다채롭다. 이제는 시장이다. “오늘날 중국 TV …
2626호 | 2015년 6월 9일 발행 하동철의 믿기 힘든 저작권 이야기 하동철이 쓴 <<믿기 힘든 저작권 이야기>> 저작권법, 저작인격권 그리고 동일성유지권 저작물은 저작자의 사상과 감정이다. 사상과 감정은 인격의 소산이다. 남이 소유하거나 강제할 수 없다. 주인이 제 것이라고 제 맘대로 저작물을 고치면? 저작자의 인격은 동일성을 잃고 파괴된다. 위법이다. “2010년 정부가 도라산역에 …
2615호 | 2015년 6월 2일 발행 최영송이 설명하는 들뢰즈의 미디어 최영송이 쓴 <<들뢰즈와 미디어>> 미디어, 무한 생산의 관계 들뢰즈의 미디어는 광범하다. 다른 것과 연결되어 의미가 달라지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우리 사회 불통의 원인이 여기서 찾아진다. 우리는 고립을 고집하고 기회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들뢰즈 미디어론의 가장 큰 특징은 주류 커뮤니케이션학의 정보 삼각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