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7호 | 2015년 1월 30일 발행 19세기 서울의 향락 소비 현장 최혜진이 옮긴 ≪계우사/이춘풍전≫ 왈짜, 무숙이의 허랑방탕 철없고 허영이 넘친다. 열 냥 쓸 데 천 냥 쓰니 재산이 거덜 난다. 누더기 맨발로 본처를 찾는다. 19세기 서울 향락 소비 현장을 엿볼 수 있는 판소리 판본이다. “매일매일 돈 쓰는 것이 삼사백을 넘고, …
2423호 | 2015년 1월 28일 발행 작가는 어디에 앉는가? 김재선이 옮긴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의 ≪맨 끝줄 소년(El chico de la última fila)≫ 작가의 자리 그는 줄의 맨 끝에 앉은 학생이다. 모두를 볼 수 있지만 아무도 그를 볼 수 없다. 연극은 갈등에서 출발한다. 답을 찾는 배우처럼 관객은 자신을 찾기 시작한다. 작가는 …
2420호 | 2015년 1월 27일 발행 정상수의 시에프 성공론 정상수가 쓴 << CF 직업>> 광고에서 생각과 실행 생각 없이 찍기 시작하면 망한다. 찍는 것이 20이면 준비가 80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빨리, 멋진 광고를 만들 수 있지만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광고 제작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생각하는 단계’와 ‘실행하는 단계’가 …
2413호 | 2015년 1월 22일 발행 장규수가 설명하는 스타시스템의 수익구조 장규수가 쓴 <<스타시스템>> 스타가 어떻게 돈을 버는가? 희소성은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조성해 스타의 가격을 높인다. 스타덤에 팬덤이 가세해 수익은 안정된다. 큰 자본과 전문 인력이 협업하면 스타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콘텐츠의 흥행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진다. “대부분의 스타는 스타시스템을 통해 대중을 상대로 좋은 …
2399호 | 2015년 1월 13일 발행 한국의 발자크 김종회가 엮은 ≪초판본 이병주 작품집≫ 한국의 발자크 나폴레옹 앞엔 알프스 산맥이 있었고 그의 앞에는 발자크가 있었다. 역사를 믿지 않은 목격자는 기록에 없는 사실과 통계에 없는 숫자를 썼다. 100,000매의 원고를 남겼다. 한참 동안을 침묵한 채 있은 뒤 내가 물었다. “라리사 라이스너를 읽었읍니까?” 그 …
2394호 | 2015년 1월 9일 발행 가장 믿을 만한 경제발전 이론 박영호가 옮긴 조지프 슘페터(Joseph A. Schumpeter)의 ≪경제발전의 이론(Theorie der wirtschaftlichen Entwicklung)≫ 자본주의는 발전한다. 그래서 무너진다 마르크스와 슘페터는 동의한다. 자본주의는 경과적이고 유기적이다. 그러므로 발전은 영원하다. 그러나 사회주의로 대체될 것이다. 왜? 경제가 발전하면 인간의 사회 능력이 더욱더 커지기 때문이다. “발전 없이 …
2388호 | 2015년 1월 6일 발행 미제스의 ≪인간행동≫ 민경국, 박종운이 옮긴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의 ≪인간행동(Human Action)≫ 사회주의는 왜 실패하는가? 사유재산을 철폐하면 시장이 사라진다. 시장이 없으면 가격도 없다. 가격이 없으면 낭비와 비효율을 막을 수 없다. 사회주의 운동이 승리해도 사회주의 사회질서가 유지되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사기업을 사회주의 계획화로 대체하는 …
2377호 | 2014년 12월 26일 발행 그는 예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성탄절 특집 종교 5. 이수경이 옮긴 레오니트 안드레예프(Леонид Н. Андреев)의 ≪가룟 유다(Иуда Искариот)≫ 너는 왜 살아 있는가? 예수가 죽자 유다가 제자들에게 묻는다. 너희는 어떻게 살아 있는가? 어떻게 눈을 깜빡이고 피가 순환하며 큰소리를 지를 수 있는가? 너희는 왜 살아 있는가? “그가 …
2375호 | 2014년 12월 25일 발행 완성의 가장 높은 상태 성탄절 특집 4. 최낙원이 옮긴 ≪산 후안 데 라 크루스 시집(Poesías completas de San Juan de la Cruz)≫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의 머리카락이 내 뺨에 닿고 손이 목을 건드리자 순간, 나의 모든 감각은 정지해 버렸다. 움직일 수 없었고 기억도 사라졌다. …
2366호 | 2014년 12월 19일 발행 세기말 오스트리아의 세련된 문체 남기철이 옮긴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테레제, 어느 여인의 일대기(Therese, Chronik eines Frauenlebens)≫ 애증의 뿌리와 열매 합스부르크 왕조에 대한 애착과 증오. 거부하면서도 아까운 기억. 기대하면서도 불안한 희망. 세기말의 딜레마가 모자의 딜레마로 모습을 드러낸다. ‘넌 네 아빠처럼 나쁜 인간이 되지는 않을 거야. …
2358호 | 2014년 13월 12일 발행 민중의 입과 ≪중국의 장벽≫ 김창화가 옮긴 막스 프리슈(Max Frisch)의 ≪중국의 장벽(Die Chinesische Mauer)≫ 민꿔는 누구인가? 백성의 소리가 이름의 뜻이다.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다. 황제는 용의자를 잡아 심문한다. 그는 자신을 부정한다. 고문이 시작된다. 현대인은 바라만 본다. 폭도가 닥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현대인: 그만하십시오, 각하, …
2351호 | 2014년 12월 10일 발행 일본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정수 세계인권선언일 특집 3. 황봉모가 옮긴 고바야시 다키지(小林多喜二)의 ≪게잡이 공선(蟹工船)≫ 눈 돌릴 수 없는 현실 과로와 영양실조, 그리고 폭력이 뱃사람들에게 쏟아진다. 자본에 항거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제국 군대의 총검이다. 몸밖에 없는 노동자의 마지막 선택은? 다시 한 번 일어서는 것뿐이다. “게잡이 공선은 ‘공선(공장선)’이고, ‘항선’이 …
2343호 | 2014년 12월 5일 발행 인간에 대한 컴퓨터의 매너 신동희가 쓴 <<인간과 컴퓨터의 어울림>> 컴퓨터의 인간 이해 아무리 빠르고 아무리 정확해도 쓰지 않으면 허사다. 인간이 컴퓨터를 배우는 시대는 가고 컴퓨터가 인간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간과 기계가 서로를 돕는 시대, 휴먼 컴퓨테이션이다. “성공한 사용자 중심 기업은 뭔가를 최초로 시도한 것도 아니었고, …
조선 남성의 우상 신해진이 옮긴 ≪장풍운전(張豐雲傳)≫ 조선조의 대중 캐릭터 장풍운은 풍운의 남자다. 늦게 태어나 부모와 헤어지고 도적 떼를 만난다. 그러더니 귀인을 만나고 장원급제하여 큰 공을 세운 뒤 세 부인과 두 첩을 얻는다. 이 모든 것이 팔자소관이라. “7년 전, 두우성이 금릉(金陵)이란 곳을 비춰서 ‘기이한 영웅이 나리라’ 했더니, 상공께 태어났구려. 귀한 아드님의 …
낮에는 할 수 없는 것들 이수연이 옮긴 타티야나 톨스타야(Татьяна Толстая)의 ≪톨스타야 단편집(Рассказы Т. Толстой)≫ 낮에는 없는 것들 세수하면서 물을 흘린다. 종이 상자를 숨긴다. 승강기를 타지 않는다. 돈을 집는다. 여자에게 말 건다. 엄마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종이에 적는다. 밤과 밤과 밤. “알렉세이 페트로비치의 머릿속에는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는 참된 세계다. …
한국 신문, 계몽과 저항의 이유 정진석이 쓴 ≪한국 신문 역사≫ 순보, 주보, 신문의 역사 정부 간행물이었지만 처음엔 열흘 그러고는 이레에 한 번씩 발행된 최초의 정기간행물은 제 몫을 해냈다. 그리고 신문이 등장했다. 이때부터 우리 신문은 계몽과 저항의 역사를 걷기 시작한다. “≪한성순보(漢城旬報)≫와 ≪한성주보(漢城周報)≫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이다. ≪순보≫는 1883년 10월 31일에 창간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