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가 엮은 <<강준영 동화선집>> 힘들고 무겁고 심각한 세계 동화는 아이들이 읽는다. 밝고 재미있고 가벼운 이야기가 많다. 강준영은 묻는다. 아이들은 다른 세계에 사는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언제나 어른보다 넓고 깊다. “전쟁이 일어나자, 남편이 전쟁터로 나갔지…. 선생님은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상처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읍니다. “그리고, 1년 만에 전사 통지서를 받았어.” “저도 아버지를 …
김종회가 엮은 ≪초판본 이광수 소설선≫ P는 남자러라 장편의 작가 이광수가 윤광호를 주인공으로 동명의 단편을 썼다. 마음을 통할 따뜻한 애정을 찾지만 P는 거부한다. 100년쯤 전 이야기다. 이때에 光浩는 P라는 한 사람을 보았다. 光浩의 全 精神은 不識不知間에 P에게로 옮았다. P의 얼굴과 그 위에 눈과 코와 눈썹과 P의 몸과 옷과 P의 語聲과 P의 …
휴정이 쓰고 배규범이 옮긴 <<선가귀감(禪家龜鑑)>> 선과 교는 무엇인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말씀이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의심하고 의심해 생각이 끊긴 곳에서 한 발 더 나가라. 그러면? 선과 교 따위는 사라질 것이다. 범부는 현실적인 경계만 따라가고 수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하니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된 법이다. ≪선가귀감≫, 휴정 지음, 배규범 …
이명자가 쓴 <<북한영화사>> 영화가 말하는 북한의 징후 군이 앞장선 이 나라의 현 주소는 강고한 보수주의다. 그런데 영화는 개혁과 변화를 바라본다. 과거와 미래의 힘이 경합한다. 충돌이 감지된다. 영화는 신문보다 빠르다. 분단기 동안 남한에서 자본주의와 국가정책, 검열과 대중문화에 적응하며 영화사가 전개돼 온 것처럼 북한에서도 사회주의와 문예정책, 인민대중의 변화하는 요구들에 맞추어 영화사가 전개되어 …
손수자가 짓고 김종헌이 해설한 ≪손수자 동화선집≫ 동심은 동정이 아니다 어른처럼 아이들도 비극적 상황을 맞는다. 그것은 더욱더 비극적이다. 그래서 동정이 필요한 것일까? 손수자는 아니라고 답한다. 세계에 대한 주체의 역동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동심도 같다. 집에다가도 전화를 했는데 거기도 잘못 걸었다는 거야. 난 미칠 지경이었다네. 겨우 택시를 잡아타고 ‘회복병원’으로 가자고 했지. …
김양수가 옮긴 ≪양쿠이 소설선(楊逵 小說選)≫ “저도 타이완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만, 양 상은 일본 사람을 좋아하십니까?”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물어 왔다. “….”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고 일시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와는 초면이었고, 그도 타이완에 살아 봤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만나 보니 그는 좋은 사람일 것 같고, 그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타이완에서는 …
이은선이 뽑아 옮긴 장 칼뱅(Jean Calvin)의 ≪기독교 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천줄읽기≫ 알 수 없는 신에 대한 질문 인간은 신의 뜻을 알 수 없다. 개혁은 인간의 주장이다. 무엇이 맞는지 알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종교개혁은 신에 대한 인간의 자세 점검이다. 해석하는 자와 따르는 자의 싸움이다. 저들은 내가 옹호하려는 교리의 유일한 목표가 …
임원빈이 옮긴 ≪임포 시선(林逋詩選)≫ 홀로 있으나 외롭지 않다. 그는 은일했으나 현실을 놓지 않는다. 疏影과 暗香은 고요하고 담담하다. 겨울에 홀로 피는 꽃은 꿋꿋하다. 홀로 있으나 외롭지 않다. 산속 정원의 작은 매화 많은 꽃들 다 시들었을 때 홀로 예쁘게 피어, 자그마한 정원의 아름다운 정취를 독차지하네. 희미한 그림자는 횡으로 맑은 물 얕은 곳에 …
강명수가 옮긴 레프 톨스토이(Лев. Н. Толстой)의 ≪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Холстомер/За что?)≫ 중후하거나 추레하거나 둘 다거나 천덕꾸러기 얼룩빼기는 거세까지 당하지만 주인을 제대로 만나자 최고의 경주마가 된다. 주인의 애첩을 쫒는 추격전에서 부상을 입자 영광은 막을 내리고 이 주인, 저 주인에게 팔려 다니다 도살된다. 말이 그랬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중후하게 늙을 수도 있고, 추레하게 …
이재복이 엮은 ≪초판본 허준 소설선≫ 허준은 이북에 왜 갔을까? 서울에 내려온 그는 백철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여튼 난장판이에요. 더구나 문학다운 것은 할 생각도 말아야 해요!” 문학이 아니라면 그 많은 문학인들은 무엇을 위해 북으로 갔을까?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회령에서는 정거장이 전체적으로 폭격을 받아서 어느 모양으로 어떤 건축이 서 있었던 것인가를 조금도 분간하여 …
영화진흥위원회가 기획하고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쓴 한국 영화의 약한 고리 영화 한 편에 계약이 수십 건이다. 영화가 많아지면 다툼도 많아진다. 저작권은 검투장이다. 표절, 다른 저작물 이용, 제호, 저작권의 귀속, 원작 이용, 영화의 2차사용, 저작인격권, 온라인 불법 유통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대안은? 예방이다. 영화 창작자와 산업 종사자들에게 분쟁은 시간과 비용입니다. 창작과 사업에 매진하려면 …
이영희가 짓고 김은숙이 해설한 ≪이영희 동화선집≫ 현실에는 없는, 마음속에 있는 이영희의 동화는 어렵다. 어른에게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쉽다. 그들은 의미를 보기 전에 이미지를 본다. 그것이 상상력을 깨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만든다. 어른은 할 수 없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수술은 끝나 소독약 냄새가 밀물처럼 넘치는 수술실 바닥엔 시든 …
김태희가 쓴 <<김태희의 전략적 가사 쓰기>> 정말 내 일 같은 그 노래 유행가는 당대의 공감대다. 비 내리는 호남선을 타지 않아도, 강남 스타일로 차려 입지 않아도 노래가 시작되면 우리는 그곳에 있다. 작사가는 우리 마음이 이미 준비하고 있는 이야기와 단어를 찾는다. 작사는 실체 없이 느낌만 있는 멜로디를 구체적인 대중의 친구로, 연인으로 그려내 …
김문홍이 짓고 김영균이 해설한 ≪김문홍 동화선집≫ 동화의 상상력과 마음속 갈등 그의 작품에 갈등이 약하고 인물도 비슷하다는 비판에 대해 작가는 대답한다. 마음속 갈등과 동화의 상상력은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독자는 밤새워 책장을 넘긴다. 별 무리 저편 만공 스님의 목소리도 전에 없이 아주 맥없는 울림이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아주 힘이 없어 보였다. …
최일의·왕잉즈(王英志)가 옮긴 ≪원매의 강남 산수 유람시(袁枚江南山水遊覽詩)≫ 책 만 권 읽고 길 만 리 걷는다 많이 읽으면 신중하지만 떨쳐나서지 않으면 깨달음은 없다. 67세에 시작해 82세에 끝난 원매의 강남 유람기는 18세기 아시아 지식인의 존재론이다. 인간이 자연에 실려 싱싱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강을 건너는데 거센 바람 불어와 성난 물결이 산처럼 솟구치는데, 외로운 나룻배에 나는 …
서석규가 짓고 노경수가 해설한 ≪서석규 동화선집≫ 자동차와 진달래 장난감은 현혹한다. 나는 옷이 되고 차가 되고 집이 된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면 영혼에선 모락모락 김이 난다. 진달래가 없었다면, 동심으로 보지 못했다면 나는 죽었다. 문득 이층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자동차를 갖고 싶은 마음이 왈칵 솟아올랐습니다. 빨간 빛에 바퀴가 네 개 달린 그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