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정이 쓰고 배규범이 옮긴 <<선가귀감(禪家龜鑑)>> 선과 교는 무엇인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말씀이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의심하고 의심해 생각이 끊긴 곳에서 한 발 더 나가라. 그러면? 선과 교 따위는 사라질 것이다. 범부는 현실적인 경계만 따라가고 수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하니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된 법이다. ≪선가귀감≫, 휴정 지음, 배규범 …
차미경이 옮긴 쩡자오홍(曾昭弘)의 ≪서상기(西廂記)≫ 경극과 어깨를 겨루는 여성 연극 20세기가 되어서야 등장한 월극은 여성들만의 연극이다. 당나라까지 올라가는 레퍼토리에 서양 연극의 강점을 흡수했다. 서정성과 우아미가 일품이다. 앵앵:(노래한다.) 어머니가 딸 마음 헤아리지 못함을 원망하네, 인연을 갈라 놓았으니 수레는 동으로 말은 서로 가는구나. 서방님, 정이 담긴 서신을 자주 보내 주세요, 내 몸은 당신과 …
레프 톨스토이가 쓰고 이영범이 옮긴 ≪인생론 (О жизни)≫ 결코 죽지 않는 죽음 개체가 사라진다. 육신의 외연과 의식의 시간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이것뿐이었나? 내가 사랑한 모든 것에 이미 내재한 나는 무엇인가? 그것도 사라질 수 있는가? 미래의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단지 지금 현재의 활동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
신진호·전미경이 옮긴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Della Entrata della Compagnia di Giesu e Christianita nella Cina)>> 중국에는 이미 유럽이 있었다 유럽밖에 몰랐던 유럽에게 중국은 놀라웠다. 엄청나게 컸고 무척이나 높았으며 현명하고 성실했다. 16세기에 중국은 이미 유럽을 안고 있었다. 나는 우리 예수회와 초기 기독교도들이 중국에 들어갈 당시의 각종 원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
이영돈 피디는 올해 뭘 먹었을까? 이영돈은 뭘 먹나? 멸치와 낫토를 즐겨 먹는다. 자기 전에 비타민B를 삼킨다. 2013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피디 이영돈을 소진시키는 한 해였다. 이영돈은 누구인가? 종합편성채널 채널A 제작담당 상무다. 무엇을 하는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이영돈 피디의 먹거리X파일>, <논리로 풀다>, <이영돈·신동엽의 젠틀맨>을 진행한다. 책을 쓴다. 며칠 전엔 오디오북을 녹음했다. 지금 …
이연의가 엮은 ≪초판본 박두진 시선≫ 박두진이 돌을 쫓은 까닭은? 그에게 수석은 태초의 기억이고 자연사와 인간사의 응축이다. 신과 역사가 빚은 자연의 시다. 실존과 수용, 견딤과 기다림의 산물, 태양은 돌이 되고 세계의 숙명은 이곳에 있었다. 해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맑앟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
최일의·왕잉즈(王英志)가 옮긴 ≪원매의 강남 산수 유람시(袁枚江南山水遊覽詩)≫ 책 만 권 읽고 길 만 리 걷는다 많이 읽으면 신중하지만 떨쳐나서지 않으면 깨달음은 없다. 67세에 시작해 82세에 끝난 원매의 강남 유람기는 18세기 아시아 지식인의 존재론이다. 인간이 자연에 실려 싱싱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강을 건너는데 거센 바람 불어와 성난 물결이 산처럼 솟구치는데, 외로운 나룻배에 나는 …
정헌이 쓴 <<영화 역사와 미학>> 기계가 싫었던 기계 영화는 기계 예술이다. 촬영기로 담고 영사기로 뿌린다. 전기에 의해 빠르게 바뀌는 정지 화면의 잔영일 뿐이다. 그런데 왜 영화는 기계의 시대를 비판했을까? 왜 아버지를 저주하는 탕아가 되었을까? 내일의 영화는 어제의 영혼에서 새롭게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이 책의 기획은 ‘21세기 영화’의 미학적 …
이형식이 옮긴 조지 코프먼(George Kaufman)과 모스 하트(Moss Hart)의 ≪빈손으로 가는 인생(You Can´t Take It With You)≫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일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꼭 그렇게만 해야 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죽을 때 들고 갈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
서명숙이 옮긴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의 부조리는 부조리를 부조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의 본질은 부조리다. 허망하고 무의미하며 모순이지만 모든 운명의 운명이고 착란과 광기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말하는 나는 무엇인가? 그가 나를 응시하는 순간 불빛이 다시 우리의 얼굴을 비춘다. 나는 그의 눈 속에서 아까 얼핏 본 것 같은 …
한창완이 쓴 <<슈퍼 히어로>> 홍길동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배트맨이 이긴다. 장비가 좋거나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능력에서는 길동이가 몇 수 위지만 신분이 달린다. 문제 해결을 위해 탈법이 불가피한데 가족 영화로는 부적합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슈퍼 히어로는 무엇인가? 외계에서, 돌연변이에서, 실험과 사고에서 특별한 힘을 얻거나 자본과 기술로 힘을 갖는 영웅이다. 그들의 고향은 …
송성재가 쓴 <<한글 타이포그래피>> 욕심을 버려야 글자가 보인다 크게 굵게 눈에 확 띄는 색으로 한 자라도 더 적어야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글자는 싫어한다. 한글은 가늘수록, 여백이 넓을수록, 색이 침착할수록 잘 보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책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한글 타이포그래피다. 흔히 볼 수 있는 시각 문제나 현상을 통해 한글 활용과 …
이영범이 골라 옮긴 ≪체호프 유머 단편집(Ю мористические рассказы А. П. Чехова)≫ 그때나 지금이나 웃겨 술, 권위, 치맛바람, 성과 성, 이름 이야기, 군대 회고록 그리고 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어디서나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그것도 체호프의 필치라니, 웃어 볼 만하다. ‘돼지 새끼 같은 그놈 때문에 사할린으로 가다니, 이것도 현명한 짓은 못 …
홍명신이 쓴 <<노인과 미디어>> 시간 지식 돈이 많은 건강한 사람들 미디어가 노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평생 모은 돈을 가진 새로운 구매력의 등장이다. 누구나 책 한 권 쓸 만한 경험을 가진 이 새로운 세대에서 지금 세계는 미래를 본다. 디멘시아와 알츠하이머를 커뮤니케이션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뭔가? 사람은 직전에 했던 일, 가족과 나눈 …
김향이가 짓고 차성연이 해설한 ≪김향이 동화선집≫ 아이들은 할머니를 어떻게 이해할까? 시작되지 않은 삶과 남지 않은 삶이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그들은 어떻게 현실과 세월과 언어를 뛰어넘을까? 동심과 모성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8, 9월에 하루살이꽃이 피는디. 미영 꽃을 보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 쌌는지 몰러. 어린것 젖 물리고 밭고랑에 앉아서 …
장규수의 <<한류와 아시아류>> 한류에 대한 오해와 욕심들 한국 문화가 유튜브와 아시아를 정복했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한류의 앞길은 캄캄해진다. 문화는 정복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은 제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고 받고 나누고 즐길 줄 알아야 한류가 산다. 한류란 무엇인가? 한국 문화 콘텐츠의 해외 소비 또는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특별히 좋아하는 현상이다. 당신은 한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