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인권 침해, 언론 피해자 구제 방법 신간 ≪언론에 당해 봤어?≫ 언론에 당해 봤어? 정권을 감시하고 독재를 견제하던 언론은 오랫동안 핍박을 받았다. 그때 언론은 정권에 당했다. 요즘은 시민이 언론에 당하는 일이 심심찮다. 속보 경쟁 때문에, 선정성 선점 때문에 언론은 맘이 급하다. 부실한 뉴스가 인터넷을 도배하고 찍힌 개인은 하루 아침에 괴물이 …
인생 교재, 수업 교재 모든 고전은 인생의 교재다. 고전을 강의 교재로 쓰는 학생들은 행복하다. 학점 말고도 수업에서 얻을 게 많기 때문이다. 소설이 한 줄? 그런데 명작? “깨어났을 때, 그 공룡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의 작품 <그 공룡>의 전문이다. 전 세계적 평가를 얻은 초단편 소설의 고전이다. 문학에 더 이상 새로운 …
미리 만나는 봄 3. 월든 호숫가의 봄날 ≪월든(Walden)≫ 초록 불길 오늘 봄을 미리 만날 곳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근처 월든 호숫가입니다. 마침내 알맞은 각도에 도달한 햇빛이 눈 덮인 언덕을 녹이면 그 틈새로 봄이 살금살금 돋아나다가 어느새 거센 불길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보릿대국화, 미역취, 황새풀, 부들, 현삼, 물레나물, 조팝나무, 피리풀, …
과연 이런 책이? 모두 그렇게 말했다. 팔리지 않을 거라고. 그런데 우리 민족 최초의 서사 자료집이고, 18세기 조선이 이룩한 최고의 지적 성취이며, 조선조 최고 글쟁이의 주옥같은 작품이고, 서양 군사학 고전 중의 고전이며, 고대 그리스 비극 대가의 명작이다. 읽어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왜 잘 팔리는지. 한국인의 첫 번째 서사집 …
한국 현대 소설 문학 신간 ≪초판본 김사량 작품집≫ 소설가 김사량 그는 한국인이지만 일본말로 소설을 썼다. 일본 제국주의가 인간의 자기 동일성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증언했다. 그에게 일본은 근대를 학습하는 공간이었고 중국은 자기 부정을 통해 근대를 극복하려 했던 혁명 공간이었다. 개인의 심리와 행동을 묘사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대상은 파시즘에 대항하는 동북아와 조선의 실존이었다. 말이 문제일까? “아니!” …
한국 문학, 현대 단편 소설 ≪초판본 이태준 단편집≫ 여보? 어디 게슈? 1925년에 등단한 이태준은 1939년에 ≪문장≫을 창간한다. 1946년에 월북하고 한국전쟁 때는 낙동강까지 내려왔다. 1952년부터 사상을 검토당하다 1956년 숙청되었다고 한다. 행적 불명이고 사망 연도도 알 수 없다. 세상을 연민하던 조선의 문사는 지금 어디 있을까? “여보? 어디 게슈?” 하는 안해의 찾는 소리가 …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고향이란 그런 곳입니다. 향수가 병이 되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고향을 못 찾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 지구 별에서 그런 사람이 무척 많다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까요? 잃어버린, 머나먼 고향 땅 타이완 타이완 사람들에게 ‘원향’은 ‘고향’보다 더 다층적인 의미가 있다. 중국 대륙에 대한 …
위대한 멘토의 고백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다. 붓은 곧 마음이다. 자연스럽게 작가의 생각과 개성이 드러난다. 작가의 경험과 인생이 깃든 자기고백적인 문학인 것이다.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는 청소년 시기, 앞서간 위대한 멘토들의 고백이야말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고 글쟁이의 자유로운 사상 고전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다. 명쾌하고 감칠맛 나는 문장은 …
주네브학파, 누벨 크리티크, 문학비평 고전 신간 ≪비평적 의식(La conscience critique)≫ 내가 의식하는 모든 것 그것은 나다. 소설을 읽고 주인공을 생각하고 영화를 보고 전쟁을 목격하고 유튜브에서 싸이 말춤을 보고 몸을 흔들 때도 내가 의식하는 것은 나다. 조르주 풀레는 모든 비평이 자신의 비평임을 알아차렸다. 그로부터 문학을 소화하는 진정한 방법이 시작되었다. 처음 눈을 …
불교문학, 고려 문학 신간 <<원감국사집 圓鑑國師集>> 나는 뭣하는 인간인가? 13세기 지구는 원의 세계였다. 고려는 저항했고 현실은 참담했다. 엘리트는 참여와 도피를 오가며 갈등한다. 그것은 현실과 피안이기도 하고 현재와 미래이기도 하며 실존과 역사이기도 했다. 굶어죽어가는 민중을 바라보며 고려 지식인은 자문한다. 나는 왜 인간이란 말인가? 造艦力已疲 尺地不墾闢 民命何以資 民戶無宿糧 太半早啼飢 況復失農業 當觀死無遺 嗟予亦何者 …
일본 소설 소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집 芥川龍之介 短篇集>> 너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는 돌아가겠다고 소리친다. 소설 <갓파>에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지금까지 들어온 길을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돌아갔을까? 돌아갈 곳은 있었을까? 검은 한 점으로만 보이는 처음을 바라보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나갈 수 있는 길은 …
시를 학습하는 아이들 한 시인이 자신의 시를 갖고 낸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다. 세 문제 중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 시란 그런 것이다. 객관식도 단답형도 아니다. 아이를 객관식으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지 않다면, 교과서에 갇힌 창백한 시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다양한 시 세계를 탐험하며 상상력을 키우고 시인의 영혼을 품을 수 있도록 …
카프, 계급주의 문학, 한국 소설 소개 <<초판본 이기영 단편집>> 카프의 리얼리즘 계급투쟁을 말하는 지식인이 행동까지 성취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의 계급이 투쟁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고 곧 자기가 자기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지식이다. 만일 그가 말이 아니라 삶을 믿는다면 즉시 알게 된다. 부정은 긍정이고 긍정은 부정에 의해서만 리얼하다는 사실을. 그런데도 …
코메니우스, 기독교, 사상 신간 <<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Labyrint světa a ráj srdce)>> 결코 단 한 번도 쉬지 못했다. 고향도 없었고 끊임없이 쫓겨 다녔으며 세상 어느 곳에서도 안식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코메니우스는 가장 확실한 안식처를 그의 마음 속에서 찾는다. 어두움을 밝혀 주는 빛, 곧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으므로 그곳에 천국을 세우고 안식을 …
프랑스 희곡, 순수비극, 코르네유 신간 <<로도귄Rodogune>> 불행의 공식 주인공 클레오파트르는 권력을 좋아한다. 그것을 추구한다. 여기까지 문제는 없다. 문제는 정념에서 시작된다.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힘든 생각, 불꽃처럼 일어난다. 권력을 얻는데 실패한다면 스스로를 멸망시켜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 공식이므로 예외는 없다. 로도귄이 누구인가? 파르티아 공주다. 클레오파트르의 남편 데메트리우스와 결혼했다가 그가 …
근대적 주체, 전자 미디어, 미디어이론 신간 <<전자미디어, 신체·타자·권력>> 나의 권력 탄생기 내가 나일 뿐이라면, 그래서 나도 없고 너도 없다면, 그래서 고민도 없고 갈등도 없다면, 그래서 생각할 필요도 없고 미워할 필요도 없고 사랑할 필요도 없다면,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나와 너 사이에 있고 나를 네게 보내고 너를 내게 끌어와 내가 되고 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