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섭이 옮긴 이어(李漁)의 <<무성희(無聲戱)>> 17세기 중국의 소리 없는 연극 이어는 소설을 소리 없는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당대 중국 최고 대중 작가의 탄생이 여기서 비롯된다. 양식과 인물의 스트레오타입을 박살 내면서 통속의 미학을 완성시켜 놓았다. “어머니 말씀은 옳지 않아요. 저는 남편이 있는 몸으로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거라 했는데 어찌 재가할 수가 …
최정민이 옮기고 마크 커즌스(Mark Cousins)와 케빈 맥도널드(Kevin Macdonald)가 엮은 <<현실을 상상하다: 다큐멘터리의 철학과 작업(Imagining Reality)>> 다큐멘터리가 살아났다 텔레비전의 엷음, 상업영화의 공식에 지친 관객의 기대가 현실로 눈을 돌렸다. 존재와 현실의 무게감을 새로운 기법과 발상이 진실로 부활시킨다. 이제 스마트폰 다큐의 폭발을 기대할 때다. <<현실을 상상하다>>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책인가? 다큐멘터리 100년 역사에서 꼽을 …
이충환의 <<저널리즘에서 사실성>> 사실이 저널리즘을 구원하리라 의제와 관점이 난무하는 유사 저널리즘의 시대에 이충환이 치켜든 횃불의 이름은 사실성이다. 무엇이 저널리즘을 죽였는가? 가치지향성이다. 무엇이 저널리즘을 살리는가? 진실을 향한 사실의 확인이다. 저널리즘에서 사실성이란 무엇인가? 가장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개념이다. 윌리엄 스티븐슨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뛰어넘어 분별과 응집력, 감성과 의미가 더해진 그 어떤 …
김정환이 뽑아 옮긴 리비우 레브레아누(Liviu Rebreanu)의 ≪교수된 자들의 숲(Pădurea spânzuraţilor≫ 어두운 그림자 정말 가치 있는 것은 국가도 규칙도 아니다. 인간이다. 이제 깨달았다. 그래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앎은 삶이 아니다. 어둠의 그림자가 여기 있다. 아포스톨 볼로가는 죄수의 얼굴에 조심스럽게 시선이 닿자 붉게 달아올랐다. 망치질하듯 고동치는 심장 소릴 들었고, 작은 것을 억지로 …
장병희가 옮긴 콜린 호스킨스(Colin Hoskins)·스튜어트 맥패디언(Stuart McFadyen)·아담 핀(Adam Finn)의 <<미디어 경제학: 뉴미디어와 전통 미디어에 대한 경제학 적용(Media Economics: Applying Economics to New and Traditional Media)>> 미디어가 만드는 상품의 이름은 무엇인가? 경제학은 그것의 이름을 콘텐츠라고 말한다. 수요 공급과 한계 효용이 시장을 일탈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비자 취향 때문이다. 미디어와 경제학의 교차점이 이곳에 …
윤도중이 옮긴 고트홀트 레싱(Gotthold E. Lessing)의 ≪미나 폰 바른헬름, 또는 군인의 행운(Minna von Barnhelm, oder das Soldatenglück)≫ 똑똑하고 통 큰 웃음 희극의 주인공은 멍청하다. 저런 바보가 또 있을까? 웃기는군. 여기까지가 작가의 일이다. 가만, 저게 나와 다르지 않네. 정말 웃기네. 여기부터가 우리의 일이다. 텔하임: 제가 아가씨 고향의 관할지에서 전쟁세를 가차 없이 …
김상호가 옮긴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Herbert Marshall McLuhan)의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 너는 누구의 세계에 사는가? 인간을 만드는 것은 음식이다. 인간을 결정하는 것은 책이다. 인간이 보는 것, 듣는 것, 닿는 것, 생각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디어다. 누구도 대상과 직접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지금 …
정방규가 옮긴 외르케니 이슈트반(Örkény István)의 ≪토트 씨네(Tóték)≫ 미친 자를 미치게 하는 미친 짓 미친 것, 미친 사람이 광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하나뿐이다. 거꾸로 가는 것이다. 슬픈 것은 기쁘게, 무거운 것은 가볍게, 많은 것은 적게, 깊은 것은 얕게. 이러다 보면 웃음이 난다. 정신이 돌아온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쳐다만 볼 뿐이었다. 한마디도 말하지 …
김영석·강내원·박현구가 옮긴 에버렛 엠 로저스(Everett M. Rogers)의 <<개혁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s)>>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 것일까?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 옆에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왜 누구는 바뀌고 누구는 바뀌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한 사람의 변화가 모든 사람의 변화를 이끄는 것일까? 바뀌는 것에 대한 바뀌지 않는 원리는 무엇일까? 이 책은 학생들에게 …
김춘옥이 옮긴 클리퍼드 크리스천스(Clifford G. Christians) 외 공저 <<78개 최신 사례로 보는 미디어 윤리(Media Ethics: cases and moral reasoning)>> 저널리즘은 기술과 열정인가? 미국 미디어가 직원 책용 때 언론학 전공자에게 점수를 더 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언론이 무엇인지, 무엇을 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알고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학과 윤리다. …
이을상이 뽑아 옮긴 아르놀트 겔렌(Arnold Gehlen)의 ≪인간, 그 본성과 세계에서의 위치(Der Mensch, seine Natur und seine Stellung in der Welt)≫ 인간은 왜 동물이 아닌가? 인간은 무능한 동물이다. 빠르지 못하고 강하지 못하며 높이 날 수 없고 깊이 헤엄칠 수 없다.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이 그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 선택한 길은 보편 기능과 …
강정규가 짓고 오태호가 해설한 ≪강정규 동화선집≫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이야기를 잃고 광고 카피를 얻었다. 노래를 잃고 광기를 얻었다. 마을을 잃고 지하철을 얻었다. 할머니를 잃고 스마트폰을 얻었다. 똥을 잃고 비데를 얻었다. 나는 대체 뭔가? 어떻든 그해 겨울은 몹시 추웠지만, 그것이 나를 조금도 기쁘게 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걱정이었습니다. “가난한 …
이광재와 이인희가 옮긴 미첼 스티븐스(Mitchell Stephens)의 <<뉴스의 역사(A History of News)>> 뉴스에 대한 인류 욕망의 증거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밖으로부터 얻는다. 밖을 모르면 살 수 없다. 뉴스는 밖의 정보다. 삶의 원천이고 조건이며 결과다. 이 책은 뉴스에 대한 인류 욕망의 역사를 설명한다. 이런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우리 삶에서 …
장현숙이 해설한 ≪초판본 김용성 작품집≫ 똥파리 자살하다 군대는 메커니즘이 지배하고 그곳에서 출세하려면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김수진 대령. 전도를 막는 불순분자를 향한 총구는 자신의 심장을 쏜다. 메커니즘의 지배자는 메커니즘이 아니라는 통찰일까? “멍텅구리야, 산간 지대에서는 사단과 대대, 대대와 중대 사이의 교신이 잘 안 되니까 중계 역할을 하란 말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