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책 읽기 1. 새로운 혁명의 징후들 새 생산력이 헌 생산관계를 지양한다. 마르크스의 해석이다. 민심이 천심이 되어 패왕을 죽인다. 맹자의 해석이다. 정보기술이 경제 정치 문화를 혁명한다. 오늘 지구촌의 현실이다. 당신은 어디까지 왔는가? 3권의 책에서 당신의 징후를 해석해 보시라. <<개혁의 확산>> 사람들이 더 좋은 것, 곧 개혁을 받아들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
숨 쉬는 탈역사의 기억들 톨스토이조차 찬탄을 금치 못한 자연 묘사력, 그러나 부닌 자신은 거부한다. 자연은 이미 자신을 포함하는 일체였기 때문이다. 혁명을 거부한 망명 작가는 러시아 소지주의 순환적 세계관 속에서 살아남은 기억의 존재를 찾아낸다. <<부닌 단편집>>은 러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반 부닌(Иван А. Бунин, 사진)의 단편 가운데 <형제들>, <엘라긴 기병 소위 사건>, …
영웅의 길 신화학자 캠벨은 영웅을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자들”이라고 했다. 그 길이 99%의 염원에 닿았을 때 그들은 신화가 되었고, 전설로 남았다. 영웅을 만나보자. 淸代 俠義愛情小說 第一作品 작가가 文康으로 알려진 이 책은 호방한 여성 영웅과 부드러운 남성 영웅을 결합해 이상 세계를 건설한다. 주제는 天理人情. 박학한 지식인의 정련된 문체와 이야기꾼의 통속적인 어조가 …
<<냉동어>>가 친일 문학이라고? 채만식은 1940년 <<冷凍魚>>를 발표한다. 작품 머리에 “…바다를 향수(鄕愁)하고, 딸의 이름 징상(澄祥)을 얻다”라고 쓴다. 언 물고기가 고향 바다를 그리다 딸 이름을 얻었다는 말이다. 무슨 소리인가? 말이 안 된다면 작가는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알레고리를 통해서. 채만식이 쓰고 최유찬이 골라 해설한 <<냉동어(冷凍魚)>>는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한국 근현대소설 초판본 100종’ 가운데 …
1930년대 조선의 현실, 그리고 부정 백신애는 강렬했다. 조선의 빈궁을 부정했고 봉건과 근대를 부정했고 운명과 관습을 부정했다. 식민지에서 부정은 유일한 이성이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한국 근현대소설 초판본 100선’의 <<백신애 단편집>>은 우리 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여성 작가의 강렬함을 전달한다. 냉정한 관찰과 침착한 사유는 이 작가에게 거칠고 싱싱한 언어를 허락한듯하다. 당대의 현실이 격렬하게 재현되는 그의 …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드디어 한국에 등장 <노수부의 노래>, <크리스타벨>, <쿠블라 칸>… 영국 낭만주의 시단에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우리에겐 낯선 이름. 왜 그랬을까? 어렵다. 윤준은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가 출간한 ≪콜리지 시 전집(Coleridge: Poetical Works)≫(1967)을 저본으로 삼고, 프린스턴대학교 출판부가 출간한 ≪콜리지 전집(The Collected Works of Samuel Taylor Coleridge)≫ 중 제16권인 ≪시 전집(Poetical …
당신은 자유요, 사촌 수전노 펠릭스 그랑데의 딸이고 자본가 샤를 그랑데의 사촌이었던 여인, <<외제니 그랑데>>는 세상의 한가운데 살면서 세상에 속하지 않았던 한 인간을 소개한다. 무엇으로부터 자유였을까?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의 명성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명작, <<외제니 그랑데(Eugénie Grandet)>>를 조명원이 50% 발췌로 소개한다. 처음과 끝 부분은 전문을 옮겨 작가의 스타일을 …
벌레가 인간을 논한다 습지 벌레, 기가 변화한 벌레, 탈바꿈하는 날개 달린 작은 벌레, 갑각류, 인가의 벌레, 마을의 벌레, 들의 벌레, 하천의 벌레, 산의 벌레, 바다의 벌레 등 일체의 벌레들이 무리 지어 모여서 회의하며 인간세계에 대해 논평한다. 박문현과 강용자는 고본 «자연진영도» 중에서 제24권인 <法世物語>를 완역하고 상세한 주석과 친절한 해석을 붙여 <<법세 …
세상 모든 이야기가 한 마디로 정리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3단계로 압축된다. 1. 목표의 설정 2. 행동과 위기 3. 절정과 해결 10초 뉴스부터 3시간 블록버스터까지. 3막의 비밀을 벗어나는 이야기는 없다. 권승태는 유학 시절, 놀라고 만다. 모든 할리우드 영화가 3막 구조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뒤 영화를 만들면서 다시 한 번 …
제일기획 노하우 제일기획 사장 김낙회의 말이다. “광고학 책은 많다. 홍보학 책도 많다. 실무 출신이 쓴 책도 많다. 그러나 광고에서 홍보까지 전문가의 경험을 담은 책은 없다.” <<광고홍보 실무 특강>>은 3쇄째다. 이 책의 저자는 조용석·오창일·이상훈·김규철·김혜성·최환진·박정래·이현우·이화자·하봉준·조삼섭·김찬석·김한주·연 일·손상만이다. 모두 제일기획에서 일했고 교수가 되어 광고와 홍보를 가르친다.
노자와 장자의 소통 방법 세상은 말이 없으나 인간은 말로 살아간다. 유가의 정명론(正名論)과 불가의 무명론(無名論) 그리고 노장의 비명론(非名論)은 세상과 말과 인간의 관계론이다. 김정탁은 노장의 말에서 우언(寓言)·중언(重言)·치언(巵言)의 은유법을 발견한다. 하버마스가 한국에 왔을 때 사람들이 길을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명륜당(明倫堂)과 해인사(海印寺)에 이미 모든 답들이 있는데 굳이 내 철학을 통해 한국 사회를 연구하려고 드느냐?” …
헝가리, 그러나 유머 그의 작품은 어둡다. 사람들은 가난하고 세상은 이상하다. 그런데 끝에는 희망과 사랑이 있고 행복과 유머가 넘친다. 우리에게 처음 소개되는 10편의 헝가리 단편소설이 그렇다. 모리츠 지그몬드(Moŕicz Zsigmond)는 20세기 헝가리 문학을 대표한다. 가슴 저미는 현실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찾아내는 작가의 진정성이 현대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 놓았다.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몰라? 그럼, 사회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조지프 콘래드는 “차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기 때문이다. ≪서구인의 눈으로(Under Wetern Eyes)≫는 러시아 사회 현상에 대한 작가의 정치적 관념이 잘 담겨 있는 소설이다. 전제정치와 혁명주의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양심의 가책, 개인의 욕망에 시달리다가 결국 파멸하는 주인공 라주모프의 이야기다.
역사가 사실인가? 역사는 네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은유 환유 제유 아이러니. 역사가의 문체는 그의 철학이고 시학이다. 시가 아닌 역사는 없다. 헤이든 화이트(Hayden White, 1928~)의 ≪메타 역사: 19세기 유럽의 역사적 상상력(The Historical Imagination in Nineteenth-Century Europe≫, 미슐레, 랑케 등의 역사가들과 헤겔, 마르크스, 니체 등의 역사철학자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19세기 유럽의 주된 역사의식의 …
치명적인 사랑 사랑처럼 지랄 맞은 게 또 있을까. 사랑에 웃고 사랑에 울고,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고. 동서와 고금이 따로 없다. 중국 좀 음탕하면 어때! 청나라의 대표 소설가 이어의 현존하는 가장 완전무결한 작품. 열두 편의 이야기 중 특히 남녀의 애정사를 다룬 세 편을 엮었다. 대사가 음탕하며 저속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독특한 풍치와 …
스탈린도 열다섯 번 본 연극 불가코프는 이 작품으로 우뚝 섰다. 그는 보았다. 역사는 전쟁의 계단을 밟아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되지만 인간은 나고 드는 집에서 영원한 세계의 시공간을 창조한다는 사실을. 개체의 삶과 죽음은? 가족이라는 경험을 통해서만 실존한다. 20세기 도스토옙스키. 미하일 불가코프의 <백위군>을 희곡으로 만난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은 검열을 의식하지 않은, 작가의 의도가 가장 정확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