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담수(談藪)≫는 북제(北齊) 때 양개송(陽玠松)이 지은 지인류(志人類) 필기 문헌 가운데 하나다.
≪담수≫에 대한 사지(史志)와 서지(書志)의 저록을 살펴보면 서명과 권수와 작자가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 한편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자부소설가류>에는 “≪해이≫ 2권, 양송분 찬(≪解頤≫二卷, 陽松玢撰)”이라 하여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담수≫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태평광기(太平廣記)≫ 권173에 인용된 ≪담수≫의 <양개(陽玠)> 조에서는 ‘개(玠)’라는 이름을 가지고 문자 유희를 즐기는 고사가 실려 있는데, 아마도 같은 사람인 것으로 보이지만 거기에는 ‘송(松)’ 자가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청(淸) 요진종(姚振宗)은 ≪수서경적지고증(隋書經籍志考證)≫에서, ≪담수≫의 작자명을 ≪사통≫과 ≪직재서록해제≫에 근거하여 ‘양개송’으로 정하고 아울러 ≪담수≫가 ≪해이≫의 다른 명칭이라고 주장했다. ≪수서≫ <경적지>에 저록되어 있는 ≪해이≫의 권수와 ≪직재서록해제≫와 ≪송사≫ <예문지>에 저록되어 있는 ≪담수≫의 권수가 일치하고 두 책의 작자명도 비슷한 것으로 보아 그럴 수도 있겠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므로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해이≫의 유문(遺文)이 한 조도 남아 있지 않아서 내용상 서로 대조해 볼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책은 왕소영(汪紹楹) 점교본(點校本) ≪태평광기(太平廣記)≫(北京: 中華書局, 1961)에 수록된 ≪담수(談藪)≫ 88조를 기본으로 하고, ≪감주집(紺珠集)≫(≪사고전서≫본)과 ≪유설(類說)≫(≪사고전서≫본)에 수록된 ≪담수≫ 3조를 합하여, 총 91조의 고사 전체를 우리말로 옮기고 간략한 주를 단 것이다. 전체 고사는 남조·북조·수나라·당나라 순으로 배열했으며, 고사의 제목은 대부분 ≪태평광기≫의 표제를 따랐다.
200자평
북제(北齊) 때 양개송(陽玠松)이 지은 지인(志人) 소설이다. 북조를 포함한 8대 문사들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다. 북조의 인물들에 관한 고사가 대량으로 실려 있어서 남조의 인물에 편중되어 있던 위진남북조 지인 소설의 영역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문인 명사들의 일화를 중점적으로 수록하고 있으며, 다양한 묘사 수법을 구사한다. ≪담수≫는 그 내용과 묘사 특성 등에서 ≪세설신어≫가 이룩한 지인 소설 관념을 비교적 충실히 구현한 작품이라 하겠다. 전대의 전적에서 채록한 것과는 새로운 고사를 읽어 볼 기회를 마련했다.
지은이
양개송에 관한 기록이 사서에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자세한 생애를 알 길이 없다. 다만 ≪직재서록해제(直齋書錄解題)≫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북제(北齊)에서 비서성정자(秘書省正字) 벼슬을 지냈고 북평[北平: 지금의 허베이 성(河北省) 루룽 현(盧龍縣)] 사람이며 수(隋)나라 초까지도 생존했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옮긴이
김장환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世說新語硏究>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 미국 Harvard-Yenching Institute의 Visiting Scholar(2004~2005), 같은 대학교 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의 Visiting Scholar(2011~2012)를 지냈다. 전공분야는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중국문학의 벼리≫, ≪중국문학의 갈래≫, ≪중국문학의 숨결≫, ≪中國文言短篇小說選≫, ≪劉義慶과 世說新語≫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中國演劇史≫, ≪中國類書槪說≫, ≪中國歷代筆記≫, ≪세상의 참신한 이야기―世說新語≫(전3권), ≪世說新語補≫(전4권), ≪世說新語姓彙韻分≫(전3권), ≪太平廣記≫(전21권), ≪太平廣記詳節≫(전8권), ≪封神演義≫(전9권), ≪列仙傳≫, ≪西京雜記≫, ≪高士傳≫, ≪笑林≫, ≪語林≫, ≪郭子≫, ≪俗說≫, ≪談藪≫, ≪小說≫, ≪啓顔錄≫, ≪神仙傳≫, ≪玉壺氷≫, ≪列異傳≫, ≪齊諧記․續齊諧記≫, ≪宣驗記≫, ≪唐摭言≫(전2권), ≪述異記≫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소설과 필기문헌에 관한 여러 편의 연구논문이 있다.
차례
장창(張暢)
왕현모(王玄謨)
심경지(沈慶之)
범백년(范百年)
왕현(王絢)
사장(謝莊)
서문백(徐文伯)
양현보(羊玄保)
하승천(何承天)
송 유제(宋幼帝)
원하(袁嘏)
장융(張融) 1
장융張融) 2
제 태조(齊太祖)
제 명제(齊明帝)
유선(庾詵)
소예명(蕭叡明)
해숙겸(解叔謙)
종원경(宗元卿)
광흔(匡昕)
증강조(曾康祖)
견빈(甄彬)
유고지(庾杲之)
왕검(王儉)
주옹(周顒)
왕융(王融)
소요흔(蕭遙欣)
공치규(孔稚珪)
왕승건(王僧虔)
손백예(孫伯翳)
유회(劉繪)
서효사(徐孝嗣) 1
서효사(徐孝嗣) 2
심문계(沈文季)
심소략(沈昭略)
호해지(胡諧之)
유상(劉祥)
이응(李膺)
상갱(商鏗)
소침(蕭琛)
사조(謝眺)
심약(沈約) 1
심약(沈約) 2
도홍경(陶弘景)
소특(蕭特)
상동왕 역(湘東王繹)
양 무제(梁武帝)
서리(徐摛)
서릉(徐陵)
주사(周捨)
승중공(僧重公)
고상(高爽)
진 고조(陳高祖)
고윤(高允)
장손도생(長孫道生)
주엄(朱淹)
최광(崔光)
육수(陸琇)
양대안(楊大眼)
유헌지(劉獻之)
노경유(盧景裕)
목자객(穆子客)
곡사풍락(斛斯豊樂)
진원강(陳元康)
고양(高洋)
이해(李諧) 1
이해(李諧) 2
노사도(盧思道) 1
노사도(盧思道) 2
왕원경(王元景) 1
왕원경(王元景) 2
고앙(高昂)
이원성(李元誠)
위언연(魏彦淵)
육예(陸乂)
형자재(邢子才)
왕희(王晞)
이도도(李騊駼)
서지재(徐之才)
북제 후주(北齊後主)
이숭(李崇)
소실달(蕭悉達)
노개(盧愷)
사마소난(司馬消難)
양개(陽玠)
설도형(薛道衡) 1
설도형(薛道衡) 2
육조(陸操)
왕발(王勃)
나직인(羅織人)
왕영연(王泠然)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수나라 이부시랑 설도형이 한번은 종산의 개선사에 유람을 갔다가 동자승에게 물었다.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왜 눈을 부라리고 있고, 보살은 왜 부드러운 표정으로 눈썹을 낮게 드리우고 있습니까?
동자승이 대답했다.
“금강역사가 눈을 부라리고 있는 것은 사방의 귀신들을 굴복시키기 위함이고, 보살이 부드러운 표정으로 눈썹을 낮게 드리우고 있는 것은 육도의 중생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함이지요.”